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4세 풍월주風月主 호림공虎林公(2)
보스톤코리아  2020-04-20, 10:37:12 
또한 김호림은 동부이복의 누이가 있었다. 그가 후일 진평왕의 왕비가 되는 복힐구이다. 복힐구는 김복승의 적녀嫡女인데 어머니에 대한 기록은 없다. 아마도 일찍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마야부인의 초명은 복힐구였는데 진평왕의 왕비가 되면서 자동으로 ‘마야부인’이 되었다. 당시 진흥왕은 신라에서도 싯다르타(석가모니)의 탄생을 염원하면서 567년에 태어난294)  장손의 이름은 백정으로 싯다르타의 아버지 이름과 같게 짓고, 동생들은 백반과 국반으로 싯다르타의 숙부들과 같은 이름으로 지었다. 그러니 후일 백정과 결혼한 복힐구는 당연히 마야부인이 되었다. 그들이 결혼한 해의 기록은 없다. 다만 백정이 579년에 진평왕으로 즉위했으니 그가 12세 무렵이었다. 어쨌든 신라에서는 석가모니가 태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딸만 둘(셋, 또는 넷)을 낳았다. 물론 576년에 사망한 진흥왕은 장손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대가 끊어지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진평왕은 성골로 왕위를 이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사촌들인 진지왕의 아들 용수와 용춘을 자신의 딸 선덕과 혼인 시켜 아들을 얻으려고 노력하였다. 모두가 허사였다. 마침내 그는 재위 53년을 마치고 632년에 사망하였다. 그리고 제27대 왕으로 진평왕의 장녀 덕만공주가 왕위에 올랐다(삼국사기에는 장녀로, 삼국유사에는 자매의 서열없이 진평왕의 딸로, 화랑세기에는 천명공주가 장녀로 기록되어 있다). 그가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이다. 선덕여왕은 왕위에 있으면서도 삼서지제三壻之制까지 도입하여 세명의 정식 남편을 맞아 후사를 이으려고 노력하였지만 허사였다. 결국 성골의 남자가 없자 진평왕의 동생 국반의 딸 승만勝曼을 제28대 진덕왕으로 왕위에 올렸지만 그녀 역시 후손이 없었다. 그렇게 성골은 씨가 말랐고, 차기 왕위는 진지왕의 손자인 김춘추가 이엇다. 삼국사기에는 춘추가 진골의 첫 왕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김호림의 동부동복 누이 호린은 수종과 혼인하여 아들 사린을 낳았다. 수종은 진흥왕의 아들이다. 진흥왕은 미실과 딸 반야般若공주와 난야蘭若공주 그리고 수종전군壽宗殿君을 낳았다. 

호림은 신기의 격검술을 보유한 8세 풍월주 문노를 흠애하고 공경하였기에 문노의 비기를 모두 전수 받을 수 있었다. 용맹한 수제자의 실력과 바르게 도야된 인품에 흡족한 문노는 딸 현강과 혼인시켜 김호림을 사위로 삼았다. 문노는 마흔이 넘어서 윤궁(거칠부의 딸)과 결혼하여 3남(대강, 충강, 금강) 3녀(윤강, 현강, 신강)를 낳았다. 현강은 불행하게도 결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었다. 그리고 김호림은 유모낭주와 결혼하였다. 유모의 부모는 하종과 미모낭주이다. 하종의 부모는 6세 풍월주 세종과 미실이다. 세종의 부모는 태종(이사부)과 지소태후이다. 호림공과 유모낭주는 아들 선종善宗을 낳았다. 이 선종이 바로 신라의 불교문화를 융성시킨 자장율사慈藏律師이다. 기록에 보면 자장이 590년에 태어나서 658년에 입적한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화랑세기에는 자장의 생몰년 기록은 없지만 그의 아버지 김호림의 출생년이 전한다. “호림은 기해년에 태어났고 계해년에 풍월주가 되었다, 虎林 己亥生 癸亥主” 라고 기록된 것이 화랑세기 ‘14세 풍월주 호림공’의 첫 문장이다. 기해년은 579년이고 계해년은 603년이다. 김호림이 11세에 자장을 낳았다는 계산이다. 가능할까? 조금 의문이 가는 부분이다. 또한 화랑세기의 기록에 의하면 자장의 어머니 유모낭주는 호림의 첫 부인이 아니었다. 450년에서 600여년이 흘러서 고려인들이 기록한 자장의 출생연도보다는 100여년이 흘러서 신라인이 기록한 김호림의 출생연도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300년이 더 흐른 지금 몇년을 크게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자장율사는 646년에 통도사를 창건하였다. 이에 앞서 그는 부처가 입던 가사와 진신사리를 가지고 643년 당나라에서 유학한지 7년만에 귀국하였다. 자장은 사리를 셋으로 나누어 황룡사와 태화사 탑에 봉안하고, 나머지 사리와 가사는 통도사를 창건한 후 계단을 쌓아 봉안하였다(금강계단). 사찰의 이름 통도通度는 ‘승려가 되려는 이들은 모두 금강계단을 통해 계를 받아야 한다(위승자 통이도지爲僧者通而度之)’는 뜻이 라고 한다(이 외 다른 뜻도 있다). 자장은 분황사와 황룡사에 머무르면서 대국통大國統(승단 최고위직)에 올랐다. 황룡사에 9층목탑을 세울 것(선덕여왕)과 당의 연호와 복식 도입(진덕여왕)을 왕에게 건의하였다. 자장율사는 만년에 강릉지방에 수다사를 세우고 주석하다가 태백산 정암사에서 입적하였다. 입적하던 날의 전하는 이야기, 어느날 죽은 강아지를 담은 삼태기를 든 노인이 찾아왔다. 자장은 늙은이를 만나주지 않았다. 노인은 “아상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알아 보겠는가?” 라며 사라졌는데, 이 말을 들은 자장이 황급히 뒤를 쫓아 고개에 올랐으나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 노인은 문수보살이었다. 자장은 그 자리에서 몸을 던져 입적했다(삼국유사 자장정률조). 

294) 진평왕의 출생연도의 기록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에는 없는데 화랑세기에는 567년에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진흥왕 사망시 9세 정도였으니까 아마도 혼인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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