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천천히 평온하게
보스톤코리아  2021-02-08, 13:16:45 
많은 말들이 새로 생겼다. 짝퉁 이란 말도 그중 하나이다. 내게는 새로운 말이고, 낳선 단어였다. 내 젊은 시절엔 없던 말이었던 거다. 네이버에 의하면 가짜나 모조품을 속되게 이르는 말 이란다. 짝퉁은 점잖은 말은 아닌듯 하다. 

절품絶品 모나리자도 모방작이 있단다. 진품 모나리자는 루부르에 있다만, 모방작은 스페인에 있다던가. 진품과 모조작품은 고친 부분까지 똑같다고 했다. 전후 사정은 이렇단다. 모조품은 다빈치의 제자의 것인데, 다빈치가 작업하는 중에 옆에서 따라 그렸다는 거다. 작품을 손질하며 고칠적에도 같이 고쳤단다. 사진으로 볼적엔 그게 그거처럼 보였다. 그러나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는 없는 듯 하다. 그림엔 문외한인 내눈에도 그러하다. 이런 것도 짝퉁이라 하는가. 

어디 회화작품 뿐이랴. 시에도 있다. 저명한 시 꽃을 패러디 한 시작詩作이다. 제목도 아예 꽃의 패러디라 했다. 오규원 시인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
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내가 부른 이름대로 모습을 바꾸었다.
(꽃의 패러디, 오규원)

보스톤 한인교회 이영길 목사의 설교중 이었다. 낯선 이름이 들렸는데 도무지 생소했다. 서서평徐舒平 간호 선교사. 그는 젊은 나이에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되었다. 오랫동안 헌신하다가 영양실조와 지병으로 이른 나이에 돌아갔다고도 했다. 그는 엄마같은 선교사였다고도 했다. 

그의 일대기가 영화로 만들어 졌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주연배우의 모습에서 놀랐다. 선교사의 모습과 빼어 닮았기 때문이다. 같은 독일 출신이라 했는데, 어찌 그렇게 닮을 수가 있을 것인가. 문득 모나리자를 떠올렸다면 너무 나간 건가. 엷게 웃는 모습이 환상적인게다. 여배우가 짝퉁이란 말은 아니다. 

영화 제목이 인상적이다. 천천히 평온하게. 그의 한국이름에서 끌어 냈는데, 그의 삶이 그러했다. 
다시 들여다 보는 선교사의 사진속 엷은 미소는 과연 평온해 보인다. 

봄은 가까웠다만 아직 봄은 아니다. 가짜 봄일테니 짝퉁이며 사춘似春이라 해야겠다. 올봄은 천천히 오려나?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시편 131: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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