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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 36대 혜공왕은 과연 누구에게 피살되었을까? 혜공왕은 758년 출생하였다. 765년에 즉위하여 780년 4월에 피살되었다. 780년2월 김지정이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상대등이던 김양상이 이찬 김경신과 4월에 난을 진압하면서 혜공왕이 피살되었는데,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삼국사기에는 김지정이 이끄는 반란군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암시되어 있지만 삼국유사에는 김양상이 죽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혜공왕은 765년에 만 7세에 즉위하였기에 778년까지 어머니인 경수왕후/태후(만월부인, 경덕왕비)가 섭정을 하였고, 죽기(피살되기)전 2년 정도 친정을 하였다. 혜공왕에 대한 것과 재위시 특이한 몇가지를 보면, 먼저 삼국유사(기이제2) 에 실린 그의 탄생설화, 제35대 경덕왕은 딸만 있고 아들이 없어서 후계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벗으로 지내는 승려 표훈대덕에게 “짐이 복이 없어 아들을 두지 못했으니, 원컨데 대덕께서 상제께 청하여 아들을 두게 해주시오” 라고 하였다. 하늘님上帝과 통한다고 알려진 표훈은 천제에게 다녀와서 “상제께서 말씀하시기를, 딸은 가능하나 아들은 합당하지 못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니, 왕이 말하기를 “원컨데 딸을 바꿔 아들로 해주시오” 하였다. 표훈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 청하니, 상제가 말하기를 “될 수는 있지만 아들이 되면 나라가 위태로울 것이다” 라고 하였다. 표훈이 내려오려 할때 상제가 다시 불러 말하기를, “하늘과 사람 사이를 어지럽게 할 수는 없는데, 지금 스님은 마치 이웃 마을처럼 왕래하면서 천기를 누설했으니, 이후로는 다시 다니지 말라” 고 하였다. 표훈은 돌아와 천제의 말로써 왕을 깨우쳤으나, 왕은 “나라는 비록 위태로울지라도 아들을 얻어서 뒤를 잇는다면 족하겠소” 라고 하였다. 곧 만월왕후가 아들을 낳았고, 이에 경덕왕은 아들의 이름을 ‘건운乾運’ 이라고 지어 주었다.

다음은 혜공왕의 탄생설화를 이어서 기록된 그의 성적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아주 ‘재미’ 있는 내용도 있다.

“어린 왕은 이미 여자로서 남자가 되었으므로 돌날부터 왕위에 오를 때까지 언제나 여자들이 하는 장난을 하고, 비단주머니 차기를 좋아하며, 도류道流와 어울려 희롱하였다. 그러므로 나라에 큰 난리가 있어 마침내 왕은 선덕왕 김양상에게 살해되었다”

또한 혜공왕의 탄생설화 바로 앞에는 아버지인 경덕왕의 옥경玉莖 길이가 나온다. 이는 분명 신라시대에는 남성성기 숭배사상이 있었음을 입증한다. 즉 음경의 길이는 곧 권력의 상징이었다. 경덕왕의 음경 길이가 8치(약 25cm, 우리 역사서에서 음경의 길이가 가장 긴 사람은 지증왕으로 무려 1척5촌이나 되었다. 척은 한 자이기에30cm가 조금 넘고, 촌은 척과 같은 길이로 3.03cm 이다. 그러니 지증왕의 음경 길이는 45cm가 넘는다) 로 컸는데 왕비가 아들을 낳지 못하니까 폐비를 하고, 후비로 혜공왕의 어머니인 만월부인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승려 표훈을 통하여 상제의 기운을 받아 딸을 아들로 바꾸어 낳으니 그가 혜공왕이다.

이렇게 성性을 바꾸어 남자로 태어났으니 왕위에 오르는 만7세 까지는 늘 여자들이 하는 놀이만 했다. 그리고 성을 깨우치는 나이가 지나서는 도류(도사道士) 들과 희롱했다. 즉 남자들과 동성애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히 동성애자 였으며, 여자가 바뀌어 남자가 되었다는 것은 생물학적 성별과 혜공왕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의 불일치로 그가 트랜스젠더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반적으로 암군으로 평가되는 혜공왕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여성스러운 언행과 함께 정치적으로 무력하다 보니 재위 내내 귀족들의 반란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결국 만 22세에 신하들에게 살해되고 마는 비참한 일생을 마감하였다. 후손이 없었으니 후계는 김지정의 난을 진압한 상대등 김양상이 즉위하였다. 그가 선덕왕이다.

신라의 제37대 선덕왕 김양상은 상당히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물론 전왕인 혜공왕을 살해하고(삼국유사에 의하면) 왕위에 올랐기에, 또는 780년 김지정이 일으킨 난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혜공왕이 (반란군이거나 누구에 의해) 피살되었기에 당시 상대등으로 실권을 잡고 있던 김양상이 왕위에 오른건 받아드릴 수 있는데, 그의 선대가 불분명하다. 특히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만 보면 그의 조부 선대는 등장하지 않는다. 내물왕의 10세손이라고는 하나 신빙성이 전혀 없다. 그리고 원성왕 김경신과 형제뻘이라는 기록도 있지만 불분명하고, 김경신이 제38대 왕으로 즉위 직후 전왕 김양상이 세운 개성왕(김양상의 아버지, 추증왕)과 제33대 성덕왕(김양상의 외조부) 의 사당을 헐어버렸다. 이는 김경신과 김양상이 형제뻘이 아니라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신라 김씨 족보에는 사다함이 증조부라고 하는데 이건 불가능하다. 사다함(5세 풍월주) 은 선덕왕보다 200년 이상 앞서 산 인물이다. 그리고 화랑세기에 의하면 사다함은 후손을 남기지 않고 562~3년경에 죽었다.

상대등과 이찬의 벼슬로 혜공왕 밑에서 형제처럼 지내며 실권을 잡았던 김양상과 김경신, 김경신은 왜 왕위에 오르자 말자 김양상의 아버지 개성왕과 외조부 성덕왕의 사당을 헐었을까?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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