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닥터 바이든
보스톤코리아  2021-03-01, 12:43:19 
지난 달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취임식에 관한 기사를 읽고 있었다. 눈에 띄는 기사가 발견됐다. 퍼스트레이디인 질바이든여사를 닥터바이든이라 칭한 거다. 

기사가 덧붙여 나왔다. 누구는 닥터바이든이란 호칭이 마뜩치 않다고 했다던가. 월스트릿저널 오피니언 란에 실렸다고 했다. 몇구절만 번역해서 옮긴다. ‘한때 박사라는 호칭은 상당한 권위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엔 그런 위엄성이 상당히 느슨해 졌고, 한껏 보편화 되었다. 따라서 의사나 과학박사를 제외하곤 닥터라는 칭호를 붙여서는 안된다.’

한국에서 이다. 칠십년대 초반까지도 박사학위를 받으면 신문에 났다. 토막기사다만, 누가 어느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는 걸 기사화 했던거다. 하긴 오랜전엔 키신저박사도 역시 닥터라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박사라 불리우는 걸 선호했단다. 두분은 모두 자연과학으로 학위를 받은 건 아니다. 

당사자가 그렇게 불리우길 원한다면, 그닥 트집 잡을 일은 아니지 싶다. 호칭 문제가 대단한 일은 아닌데, 괜히 벌집 쑤셔 놓은 격이 되었다. 학위는 영예에 앞서, 책임감과 더불어 연구면허증과 같을 테니 말이다. 

쉽게 받을 만한 박사학위는 이 세상엔 없다. 가짜나 엉터리가 아닌바엔 모두 힘들이고, 땀을 흘려야 한다. 심지어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지지 않는다. 장석주 시인이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대추 한알 중에서)

내 직장 후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박사학위는 운전면허증과 같다. 남의 도움 없이도 목적지까지 혼자 운전해 갈 수있다는 자격증이라고 말이다. 그렇다고 운전면허증을 받으면 곧 혼자 연구하고 성과물을 낼 수있는건 아니다. 운전연습이 필요하듯 더 많은 공부와 훈련을 요구한다. 면허증은 끝이 아닌 시작인게다. 지도地圖 역시 필요하다. 

한국에선 논문표절 문제가 계속해서 터지는 모양이다. 남이 땀흘려 연구하고 써놓은 걸 날로 먹으려 했던 거다.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석박사 호칭이 필요했을 텐데, 뒷감당하며 책임질 수 있겠나? 
대추도 붉게 익기전에 따 먹으면 떫다. 

책임이 심히 중하여 (민수기 11:1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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