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에서 시작된 발해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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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코리아  2021-08-09, 11:26:41 
일본 나라 평성궁에서 발해 사신의 목각이 발견되었다
일본 나라 평성궁에서 발해 사신의 목각이 발견되었다
발해 2대 무왕은 일본 성무천황에게 보낸 국서에서 발해는 고려(고구려)의 옛땅을 회복하고 부여의 습속을 계승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발해의 고구려를 향한 경의심은 한번으로 끝나버리는 일회성 발언이 아니었고 대를 이어가며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58년 발해 문왕 때 양승경을 대표로 한 사신단을 일본에 보냈는데 이때 보낸 국서는 발해 국왕의 이름이 아닌 고려국왕의 이름으로 보냈고 일본왕의 답서 또한 문왕을 고려왕으로 호칭하였다.
이어서 763년에 발해 사신 왕신복 일행이 일본 동대사를 방문했을 때 발해 사신의 공식 호칭을 "고려 객인"으로 불러 주기를 원하였다.
고구려가 멸망 당하고 100여년이 되었지만 고구려에 대한 발해인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시대가 또다시 변해 고구려 멸망 150년후인 6대 강왕 때 일본에 보낸 국서에서 "고구려의 발자취를 따르겠다"고 말해 발해의 고구려에 대한 연민의 정이 지극한 것을 알게 된다.
발해는 고구려 유민들이 중심이 되어 세워진 나라였다. 발해의 문화, 전통, 풍습과 역사의 배경은 고구려를 답습한 것이었다. 물론 당나라의 문화도 받아들였고 말갈의 문화도 자연스럽게 섞이게 되면서 독자적인 발해 문화를 발전시켜 자렁스런 해동성국의 위업을 달성하게 되지만 발해 문화의 진수는 고구려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발해는 고구려의 축성술을 모방하였다
발해는 수도를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주변에 여러개의 성을 축조하여 유사시에는 이웃 성들이 서로 도움을 받도록 하였다.
돈화의 오동성 주변에 성산자 산성을 쌓았고, 상경성 주변에 성장습자 산성을 쌓았다. 이처럼 주변에 여러개 성을 쌓는 위성성 제도는 이미 고구려 때부터 있었던 제도였다. 고구려 평양성 주변에 세운 황룡 산성이 이를 말해준다. 발해의 위성성 제도는 고구려 방식을 계승한 것이었다.
고구려의 축성 기술은 세계 모든 나라를 통틀어 세계 최고라고 말한다. 성벽 아래로부터 마치 계단처럼 돌을 쌓아 성벽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평양성을 쌓는데는 네귀를 맞혀 성을 쌓는 것이 아니라 여섯개의 돌이 쌓이도록하여 주변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돌을 꼼꼼하게 끼워 여섯 모서리를 마름모 꼴로 여러 겹으로 쌓아 견고함을 자랑하였다. 성벽을 기어오르는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치(稚)라는 돌벽을 만들어 적군을 세방향에서 공격할 수 있게 하였고 성문을 그림에서 보듯 반원형 성벽으로 감싸안아 적의 공격이 어렵도록 하였다. 고구려의 평양성은 한번도 외부의 힘에 의해 열린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는데 내부의 적이 평양성문을 열어 고구려가 멸망 당했다. 고구려 성에는 "옹성"이 있는데 이것은 성문 보호용으로 적군이 성문으로 접근하는 것을 한쪽 방향으로 접근하도록 하여 적을 섬멸하도록 하는 것이다.
발해성 중에는 연해주 크라스키노 성에서 옹성과 치의 흔적을 감지하게 된다.

손끝무늬 기와
최근 길림성 집안(集安)의 고구려 왕릉을 답사한 한규철 경성대 교수는 고구려의 대표적 왕릉인 천추묘(千秋墓)와 서대묘(西大墓)에서 발해 특유의 기와인 "손끝무늬 기와"가 출토된 것을 확인하였다. 손의 가장자리 다섯 손가락 자국을 낸 기와를 "손끝무늬 기와"라고 칭했는데 이 기와는 지금까지는 발해 유적에서만 출토되었고 이번에는 고구려의 대표적 왕릉인 천추묘와 서대묘에서 발견되었다.
천추묘는 광개토 대왕의 부왕 고국양왕(재위 384-391)의 무덤이고 서대묘는 미천왕(재위 300-331)의 무덤이다.
발해 유적에서만 발견되는 손끝무늬기와가 고구려 왕릉에서 발견된 것은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학자들은 동북공정을 추진하면서 발해를 한국사의 영역에 넣지 않고 당나라에 속한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제가 다스렸던 발해를 지방정권으로 폄하했던 중국 역사학자들의 양식에 아연할 따름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발해 외교문서의 번역관이었던 이태백은 그의 시문집에서 발해를 당나라의 지방정권이 아닌 "외국인"으로 불렀다는 증거가 있고 발해사를 기록한 구당서에는 발해 대조영은 고구려 종족으로 확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려와 조선 시기에 발해사를 한국사로 인식하지 못했다. 조선 후기에 유득공이 발해고(渤海考)를 저술하여 당시의 역사를 남북국 시대로 보고 민족 사학자들이 발해사를 한국사로 복원하게 된 것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손끝무늬기와"가 고구려, 발해에서 발견된 것은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다는 물증을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의 동북공정은 역사적 근거가 없다는 억지 주장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온돌 유적
오늘날 만주 헤이룽장성 닝안은 발해의 수도 상경성이 있었던 곳인데 발해에서 온돌터가 발견되어 알려진 곳이다.
그런데 연해주의 크라스키노 성터에서 더 큰 규모의 온돌 유적을 발견하였다. 러시아 과학원 극동지부 역사 고고학 조사팀은 한국의 고구려 연구 재단과 협동해서 완벽한 형태로 남아있던 온돌 유적을 찾아내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러시아 극동대학의 에브케니 겔만 교수는 크라스키노 성의 온돌이 발해와 고구려의 계승 관계를 분명하게 증명한다며 앞으로의 발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유적 발굴의 의미를 펑가하였다.
동아시아 국가 중 중국, 일본, 거란, 말갈 등 주변국 가운데 온돌을 사용한 민족은 일절 없었고 북만주에서는 부여, 고구려, 발해가 온돌을 사용하였다. 발해가 망했을때는 여진족이 잠시 온돌을 사용했고 일본으로 이주한 한반도 도래인이 잠시 온돌을 사용했었다.
현재 온돌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한민족들이고 예전에 로마에서는 목욕을 하기 위해 온돌을 사용했고 현재는 아랍인들이 목욕하기 위해 온돌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송기호 교수에 의하면 온돌의 역사는 2천 5백년에서 3천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온돌이라는 말의 뜻은 "데운 돌"이라는 뜻이고 구들장의 구들은 "구운 돌"이라는 뜻이다.
이병헌 동원대 교수는 상경성 제 4궁전 등 황제가 거처하는 발해 궁성에 온돌을 이용해 난방을 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동북아 국가중 궁궐에 온돌을 사용한 나라는 발해가 유일했다고 한다. 주거 유적을 살피게 되면 발해 사람들이 고구려 사람보다 더 온돌을 사랑했고, 난방에 높은 온도를 유지했음을 알게 된다. 고구려 온돌은 불이 들어가는 고래가 하나뿐인 외고래나 두고래인 것에 비해 발해 온돌은 두고래나 세고래로 되어 있고 고래 면적을 넓혀 난방의 효율을 넓혔다.
고구려, 발해의 주거 생활에서 서민들은 좌식 문화로 생활하였고 지배층은 좌식보다는 탁자식과 침대생활을 선호하였다.
온돌 초기에는 방바닥 전체를 덥히는 전면 구들이 아니고 쪽구들(일부만 구들 난방)이었다. 전면 구들이 일반화된 것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의 일이다.
구당서 고구려전에 기록이 있다. "그 풍속에 가난한 사람이 많은데 겨울에 기다란 구덩이를 만들고 그 아래에 불을 때서 따뜻하게 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고구려의 온돌은 주로 평민의 주거지나 산성의 군사 시설에서 발견된다. 서울 근교에 있는 아차산 보루에서 온돌 유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은한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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