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급망 대란, 빅테크 실적도 갈랐다
오프라인 의존 애플·아마존, 노동력·반도체 등 부족에 '기대 이하
온라인 중심 MS·구글은 '깜짝 실적'
보스톤코리아  2021-10-29, 17:13:54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미국 등 세계를 강타한 '공급망 대란'에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로 대표되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 사이에서도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물리적 상품 판매에 의존하는 애플·아마존은 공급망 차질의 직격탄을 맞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은 데 비해 온라인 비중이 절대적인 MS와 구글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 등 외신이 진단했다.

28일(현지시간) WSJ 등에 따르면 애플의 3분기 매출액은 834억달러(약 97조5천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인 850억달러에는 미달했다.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부족 등에 따른 아이폰 생산 차질이었다. 아이폰 매출액은 388억7천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415억1천만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공급 차질은 산업계 전반의 칩 부족, 그리고 코로나19와 관련한 동남아시아의 생산 차질 때문이었다"며 공급 문제에 따른 잠재적 매출액 손실분을 약 60억달러(약 7조원)로 추정했다.

같은 날 아마존도 3분기에 1천108억1천만달러(약 129조4천억원)의 매출액과 32억달러(약 3조7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5% 늘었지만, 순이익은 작년(63억달러)의 약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인 매출액 1천116억달러, 순이익 46억달러달러에 각각 못 미쳤다.

아마존은 3분기에 인력 부족에 따른 추가 급여와 공급망 관련 제약 때문에 2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한 해 최대 대목인 연말·연초 쇼핑 시즌에는 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4분기에는 "인력 공급 부족과 임금 비용의 인상, 글로벌 공급망 이슈, 화물·물류 비용의 증가 등에 대처해 나가며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 수십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앞서 지난 26일 구글은 3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한 651억2천만달러(약 76조원), 순이익은 거의 2배로 늘어난 210억3천만달러(약 24조6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월가 기대치를 뛰어넘은 가운데 매출액은 1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글과 같은 날 MS도 3분기에 22% 증가한 매출액과 순이익이 453억달러(약 53조원), 205억달러(약 24조원)로 작년보다 22%, 48%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집계 월가 컨센서스인 매출액 440억달러, 순이익 157억달러를 훌쩍 상회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발표 결과에 대해 WSJ은 구글과 MS는 사업 대부분이 소프트웨어·클라우드·온라인 광고인 데 비해 애플과 아마존은 주로 물리적인 상품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애플 연간 매출액의 약 81%가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에서 창출되며, 아마존은 매출액의 약 4분의 3이 온·오프라인 상품 판매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과 아마존은 노동력 및 각종 생산 필요 요소 부족에 더해 세계적 물류 대란의 압박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태 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도 MS·구글의 양호한 실적에 대해 "소프트웨어·인터넷 중심의 사업모델로 인해 공급망 대란이라는 장애물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애플과 아마존은 생산 병목 현상과 원자재·인력 부족에 취약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를 인용, 애플의 세계 협력업체 공장 14% 이상이 내년 초까지 중국 전력난으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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