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보기위해 눈을 감다
보스톤코리아  2022-01-10, 11:14:52 
오감五感이라 한다. 다섯가지 감각을 말한다. 시각과 청각이요, 후각과 미각이며, 촉각도 빠질 수없다.  눈은 보는 것이고, 귀로는 듣는다. 코는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보는 거다.  촉觸은 우리말로 번역이 어렵다만 만지는 행위일게다. 닿는다는 걸까. 

말하나 마나 오감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맛을 느낄 수없다면, 맛있는 음식도 그림의 떡인바. 하긴 입은 맛보기 뿐아니라 말할적에도 쓴다. 침묵을 금으로 여기지 않는 바엔, 말하지 않고 살수는 없다. 

들풀이라는 시가 있다. 침묵으로 노래하라는데 마지막 절이 인상적이다.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류시화 들풀 중에서)

소통에서 소리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0여% 정도라 던가. 한편 목소리의 높낮이도 소통에 중요하다고 했다. 게다가 표정과 눈빛과 몸짓을 포함해 보디랭귀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단다. 하긴 손짓 발짓이란 말도 있다. 눈짓도 있고, 눈치도 빠질 수없다. 눈짓이나 눈치는 눈을 감고는 행할 수없긴 하다. 

어릴 적이다. 학급에선 이따끔 분실사고가 있었다. 그럴적 마다 담임선생님은 요구했다. ‘모두 책상에 올라가 앉아라. 그리고 눈을 감고 가져간 아이는 조용히 손을 들어라,’  나역시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으나 조마조마해서 오줌을 지릴뻔했다. 식은땀이 돋아 났는데 무서운 징벌이었고 단체 얼차려였던 거다. 눈을 감고 볼수 없으니  더 초조했던 거다. 

짧은 글귀가 떠올랐다. 보기 위해 눈을 감으라. 선문답 같은데 내 대답일 수있다. 보이긴 뭐가 보여 깜깜하지? 역시 귀를 닫고 있으면 들리는 소리는 없을 게다. 분명 위~잉 헛바람소리에 이명현상만 일어 날터. 합하여 불不시청각인데, 볼수 없고 들을 수없으니 과연 침묵할 수밖에 없다. 

대충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는 것도 있다. 아내의 바가지이다. 듣기는 듣는다만 입이 닫혀 말대꾸 역시 할 수는 없는 거다. 

새해가 밝았다. 부디 올해는 볼것만 보고 들을 것만 들을 수있기를 소망한다. 

쳐다보며 이르되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마가 8:2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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