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249회
보스톤코리아  2010-05-24, 13:38:51 
한평생을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 하지만, 삶이란 생각처럼 그리 만만하지도 않을뿐더러 현실은 더욱 자신의 생각과는 멀리 달아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가끔 생각을 한다. 이제 열일곱, 열여덟 된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놓고 고민을 하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이 바로 대학 입학을 앞둔 12학년의 아이들이다. 이 어리고 여린 아이들의 생각 속에서 저 먼 인생의 길을 놓고 무엇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때로는 이 생각 앞에서 참으로 싱거운 웃음을 흘려본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진정한 삶이 무엇인가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사는 삶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현실에 처한 상황을 무시 할 수도 없고 무작정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수도 없는 노릇이 아니던가. 그러다가 훌쩍 아이들은 자라 제 갈 길을 찾아가고 남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면 무엇인가 허전하고 섭섭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나마 그때라도 자신을 돌이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 사람의 남은 인생은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영글어진 삶을 약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낭비하지 않는 삶, 누리는 삶의 시작인 까닭이다.

지난주에는 한 일주일 LA에서 신학대학교 졸업식이 있어 다녀왔다. 그 졸업식에는 대학부, 대학원, 박사원으로 졸업식과 함께 학위수여식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박사학위를 받는 두 분 중에 한 분이 여자분이었는데 연세가 60을 훌쩍 넘어 70을 바라보는 어른이었다. 참으로 곱고 고요한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자제분들이 모두 명문대를 졸업하였고 그분의 남편 역시도 의사라는 얘기를 곁에 계신 분이 덧붙여 말씀해 주신다. 자식들을 모두 훌륭하게 키워놓고 자신의 길에서 늦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여 박사학위까지 받은 것이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보면서 잠시 눈을 감고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간절한 기도를 하였다. 세상의 욕심으로부터가 아닌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고 시작하는 공부라면 더욱 귀하고 값진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오래전부터 치유예술(Healing Art's)쪽에 관심이 많은 까닭에 상담심리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도하면서 나 자신에게 진정 맞는 공부인가 하고 오랜 질문을 했었다. 이번 졸업식을 다녀오며 연세 드신 어른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이번 9월부터 신학대학원(목회상담학) 공부를 계속하기로 다짐하였다.
LA에 일주일 가 있는 동안에 '기쁜 소식'을 들었다. 큰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누나가 '브랜다이즈 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어요." 하고 말이다.
딸아이가 2학년을 마치며 한 두 학교에다 편입학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 대학이 Brandeis University였다. 브랜다이즈 대학은 집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학교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업스텟인 뉴욕의 '시라큐스 대학'은 집에서 6시간 30분을 가야한다. 또한, Syracuse University보다 Brandeis University가 미국 내 대학의 랭킹 순위가 위에 올라 있다. 딸아이가 처음부터 가고 싶어했던 'Cornell University'에 들어가지 못했던 마음이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이렇게 2학년을 마치며 자신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며 도전하는 딸아이가 대견스럽고 고맙기만 하다. 딸아이가 어제 집에 도착했다. 남동생이 집에서 6시간을 운전하고 누나가 있는 Syracuse University에 다녀왔다. 가고 온 시간을 합치면 13시간을 운전하고 왔으니 큰 녀석도 대견스럽기 그지없었다. 딸아이가 이렇게 대학 편입을 결정하고 나니 이제는 9월이면 Syracuse University에 입학을 하는 막내 녀석이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누나가 '시라큐스 대학'에 있어 멀리 보내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이렇듯 자신의 길에서 꿈을 꾸며 그 꿈을 향하여 노력하는 모습이 곱기만 하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며 도전하는 딸아이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또한, 늦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아내에게 따뜻한 마음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넉넉한 후원자 남편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다. 세 아이도 열심히 공부하는 엄마가 자랑스럽다며 곁에서 엄마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니 더욱 고마울 뿐이다. 인생 여정에서 진정한 자신의 길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고 도전하는 삶은 참으로 아름답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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