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74
화랑세기花郞世紀, 11세 풍월주風月主 하종夏宗(15)
보스톤코리아  2019-05-13, 10:25:54 
588년 어느날, 신라의 왕성 경주에서 대대적인 낭도대회가 열렸다. 7세 풍월주 설원랑 때부터 나타나던 화랑도 조직의 파벌은 8세 풍월주 문노가 위位를 내려놓고 9세 풍월주 비보랑이 이어지면서 파벌간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더욱 뚜렸하게 나타났다. 통합원류파로 임종, 대세, 수일 등이 중심이 된 문노의 수제자 정예들이 있었고, 대원신통의 어머니들을 둔 미실일파는 하종, 구륜 등이 핵심 낭도들이었다. 진골정통파로 문노의 제자들이며 지소태후의 명을 따르는 낭도들로 보리랑, 숙리부 등이 중심 인물이었다. 또 한 파는 정숙태자를 중심으로 원광을 부제로 삼으려 했던 문노정파와 통합파 중에서 혼합된 낭도들로 이화류라 했다. 마지막으로는 천주공을 풍월주로 세우고 김서현을 부제로 삼으로했던 가야파들이 있었다. 이들 파벌은 진흥왕의 재위(540 ~576년) 당시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 후 사도와 미실은 진지왕을 폐할때(579년) 화랑들의 협조는 물론 불복과 반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당시 가장 큰 세력을 이끌고 있던 문노를 끌어드려 거사를 성공하였다. 이어서 진평왕이 왕위에 등극하고 나서도 화랑도의 각 파벌은 더욱 세력 확장과 반목을 거듭하였다. 그래서 태상태후로 왕실에서 가장 어른이었던 사도는 칙명을 내려 낭도대회를 개최하여 상선上仙(전임 풍월주)으로 있던 이화공과 세종공으로 하여금 연회를 베풀고 화합을 시키도록 하였다. 그리고 화랑들의 화합과 단결을 위하여 심지어 지도부에 불만이 많았던 낭도들마저도 다수 등용하였다. 특히 당시 가야파는 많은 소외를 당했었는데, 그 낭도대회를 통하여 세력의 지분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때 등장하는 인물이 김서현이었다. 그는 낭도대회를 통하여 화랑도에서 풍월주와 부제 다음 자리인 전방화랑에 임명되었다. 김서현은 김유신의 아버지로 대원신통이었지만 부계가 가야파라서 미실의 대원신통과는 많이 달랐다. 진흥왕과 사도왕후 박씨 사이에는 3남4녀가 있었는데 차녀 아양阿陽공주가 김무력(김유신의 조부)에게 시집을 가서 김서현을 낳았다. 그래서 김서현은 어머니의 골을 이어 대원신통이 되었다. 그런데 김유신은 아버지와 달리 진골정통의 골을 가지고 있었다. 김유신의 어머니는 만명부인인데 만호태후의 딸이며, 만호의 어머니는 지소태후이다. 이렇게 모계로 이어져온 인맥姻脈의 골骨은 부자간에도 다를 수 있었다.
인맥姻脈이 다소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신라의 골품은 그렇게 근친혼을 통하여 이어져 내려왔다. 만명부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인맥을 보면 다음과 같다. 만명의 부모는 숙흘종과 만호공주이다. 숙흘종은 입종과 금진낭주의 아들이다. 그리고 만호는 입종과 지소 사이에서 태어났다. 즉 숙흘종과 만호는 동부이복 남매였다 (만호는 진흥왕의 동부동복 누이이고, 숙흘종은 동부이복 동생이다). 만호는 일찍이 진흥왕의 장자인 동륜태자와 혼인을 하여 아들 셋(진평왕, 백반 진정갈문왕, 국반 진안갈문왕) 을 낳은 후 동륜태자가 갑자기 ‘개 죽음’을 당하자 숙흘종과 혼인하였다. 그리고 통례적으로 진골정통은 같은 골과 대원신통 역시 같은 골과 혼인을 하는데, 대원신통인 김서현이 진골정통인 만명부인과 부부가 되는 ‘이변’이 나타났다. 그들은 부모의 허락도 없이 야합을 하였기에 가능하였고 멀리 만노군으로 도망하여 부부가 되었다.165)   
다섯 파로 나누어져서 대립하는 화랑도들을 화합시키기 위한 낭도대회의 기록이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하종공은 이에 위를 그만 두고 도에 전념하고자 했다. 낭도들은 이화공이 스스로 풍월주가 될 계략으로써 공을 혼란시켰다고 생각했다. 미실궁주가 걱정했다. 이에 사도태후의 조칙으로 낭도대회를 열고 이화공과 세종공으로 하여금 연회를 베풀어 화합시키도록 했고, 불복하는 사람들을 많이 등용하여 진정시켰다. 이로써 가야파가 점차 다시 세력을 가지게 되어, 서현랑을 전방화랑으로 삼았는데, 그 또한 대원신통이었다. 이것은 이화二花, 미실美室, 가야加耶 3파가 단결한 것이다.]

165) 삼국사기에 전하는 김서현과 만명부인의 야합 이야기와 김유신의 탄생설화, 김서현은 길에서 처음 만명공주를 보았다. 미모에 마음이 동하여 눈짓으로 꾀었다. 만명도 김서현의 장부다움에 설레는 가슴을 자제할 수 없었고, 그들은 그만 야합野合을 하였다. 얼마 후 김서현은 만노군 태수로 임직을 명 받아 떠나게 되었다. 그러자 만명은 연인을 따라 함께 나섰다. 비로소 아버지 숙흘종은 딸 만명이 김서현과 야합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결합을 반대하였다. 그리고 별채에 가두었다. 물론 수하들에게 단단히 지키라는 명령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벼락이 내리치더니 별채의 문짝이 나가 떨어졌다. 보초들이 놀라 혼비백산하는 틈을 타서 만명은 도망하여 김서현과 함께 만노군으로 향했다.
그리고 어느날 밤 한 어린 아이가 황금 갑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이에 만명부인은 임신을 하였고 20개월만에 낳은 아이가 김유신이다. 그 때가 595년이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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