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캔(Cannes)에서 시댁가족 모임을...
신영의 세상 스케치 709회
보스톤코리아  2019-09-02, 10:29:51 
프랑스에는 누나(시누이)가 살고 있다. 프랑스에서 1시간 남짓 비행을 하면 캔(Cannes)에 도착한다. 프랑스에서도 30여 년이 다되도록 살았지만, 캔의 별장은 거의 20년 정도 되었다는 생각이다. 우리 집 세 아이들이 어려서 여름방학이면 프랑스의 고모 별장에 놀러갔다가 아주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몇 번 했었기에 기억을 한다. 프랑스 여행은 오래 전 다녀왔고, 산티아고 여행을 하며 지나쳤던 기억 그리고 이번 여행은 아주 오랜만의 여행이었다. 남편의 경우는 나와는 달랐다. 비지니스를 한다는 핑계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 가족모임에도 함께하지 못했었다.

이렇듯 시댁가족 모임이 프랑스 누나 집에서 몇 차례 있었지만, 남편은 참석하지 못했었다. 이번 여행이 처음으로 참석한 여행이 되었다. 한국에 가서 10여 년이 넘도록 살고계시는 시부모님이 한국에서 오시고 와싱턴 메릴랜드에서 목회를 하고 계시는 시아주버님과 형님 그리고 조카와 조카며느리가 함께 왔다. 또한, 공군 소령을 앞둔 조카도 휴가를 얻어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왔다. 그리고 프랑스에 사는 누나의 조카 둘이 모이는 12명이 되었다. 우리 집 세 아이가 일이 바빠 참석하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족이 모이니 행복했다.

남편은 일주일 일정의 여행이었고, 나는 2주 일정의 여행계획으로 왔다. 아이들이 어려서 고모의 별장에 다녀오면 참으로 넓고 아름답고 좋다고만 했었는데, 내가 직접 와보니 정말 크기도 하고 너른 정원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도착하자 마자 정원 여기저기를 돌며 모바일 폰으로 사진을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누나는 올케가 둘이나 있는데도 손수 시장을 봐다가 맛난 음식을 만들어주었다. 맏동서와 나는 시누이의 그 따뜻하고 정스런 마음을 알기에 더욱 서로에게 좋은 친구로 있는 것이다. 삼 남매와 며느리들을 보시며 시부모님은 행복해하신다.

여느 가정의 자녀들보다 우리 시댁의 삼 남매는 서로를 챙기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서로 자주 연락을 하며 안부를 묻고 서로의 걱정거리를 의논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부모의 형제.자매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챙겨주는 것을 보며 자란 우리 집 아이들과 사촌들과는 가깝게 지내는 편이다. 일년에 한두번을 서로 만나기도 하지만,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낸다. 무엇보다도 가족이라는 의미를 가까운 곳에서 찾고 삶에서 또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참 의미를 말이다.

프랑스 남부의 캔 지역에서 1시간 여 운전을 하면 모나코와 이태리 롬을 다 만날 수 있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프랑스 니스라고 하지 않던가. 참으로 항구를 사이에 두고 겹겹이 둘러쌓인 숲과 산을 넘고 또 넘는 빨간 지붕의 아름다운 풍경은 가슴을 출렁이게 한다. 끝없이 늘어진 해변가를 따라 가면 지중해의 햇살이 가득한 해변과 찬란한 빛의 출렁임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파도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이곳에 있으면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 푸른 하늘에 두둥실 흰구름 너울대고 따가운 햇살아래 간간히 흐르는 바람은 참으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누나의 별장은 산의 젤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항구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캔의 구시가지의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는 것이다. 두 번을 캔의 구시가지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하루는 가족들과 함께 움직였고 또 하루는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골목과 곡목들 사이의 매혹적인 거리를 돌아보았다. 빛이 들듯 말듯한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매력적인 작은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보았다. 좁은 거리의 사이에는 빛에 반짝이는 테이블 위의 세팅된 와이잔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작고 좁아서 더욱 서로의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하루는 샤갈이 사랑한 마을 Saint Paul de Vence(생폴드방스)를 돌아보게 되었다. 조카 셋과 조카며느리와 함께 움직이게 되었는데 우선 도착해 먼저 점심을 먹게되었다. 음식의 맛은 둘째이고 오랜 플라타나스 나무아래서의 식사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감동이었다. 시간을 절약하느라 점심 후 각자 움직이기로 했다. 작은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었으며 구경하기에도 시간이 바빴다. 예술가들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졌다. 샤갈은 97세로 생을 마감하였는데, 말년 20년을 이곳에서 지냈으며 이곳 공동묘지에 잠들었다고 한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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