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병렬과 직렬
보스톤코리아  2019-10-03, 19:17:09 
중학교적일 게다. 물상시간이었다. 선생님은 몇개 건전지와 전선과 꼬마전구를 들고 교탁에 섰다. 시각실험이었다. 병렬과 직렬 연결이 내눈앞에 나타났고, 불빛 밝기는 확연히 달랐다. 자연과학의 생생한 실험결과였던 거다. 까까머리 중학생들 앞에 펼쳐진 실험은 학습효과 만점이었다.

몇주전이다. 우리교회 장로님과 전화로 말씀을 나누는 중이었다. 졸문을 읽으신 모양이었다. 임진왜란중 명량대첩을 말씀하셨다.‘이순신함대가 전선 13척만으로 왜적을 물리친건 아니다.’ 맞는 말씀이었고, 옳은 지적이셨다. 함대를 뒷받침 하는 선단이 있었다. 크고 작은 어선들이 후방 보급선 역할을 했다는 거다. 

자전거 여행. 졸문에서 언젠가 소개했고 몇구절 인용했던 책제목이다. 김훈이 썼고 책중 한 대목이다. 명량해전을 묘사했는데, 신문기사처럼 읽힌다. 

‘1597년 10월 26일 해남 앞바다는 상오 7시께 큰 사리의 만조를 이루었다. 마다시 함대는 이 만조의 앞자락을 타고 해남에서 발진했다. 마다시 함대는 오전 11시께 명량으로 진입했는데, 이때 해협은 최강유속을 이루었다. 우수영에서 발진한 이순신 함대 13척은 적의 진로를 정면으로 막아섰다. 이 좁은 해협에서는 피아간에 우회로가 없다. 물살은 이순신에게는 역류였고, 마디시에게는 순류였다. … 명량은 적에게나 아군에게나 사지死地였다.’

종縱이 직렬이라면 횡橫은 병렬일 수도 있겠디. 막아선 이순신 함대는 분명 일자진이며 횡렬진이고, 병렬형으로 선단을 배치했을터. 좁은 해협을 통과하려는 적을 막기에는 그보다 좋은 방책은 없었을 것이다. 

김훈의 글이 계속한다.‘이순신의 문하는 제자가 아니라 지휘복종의 관계에 있는 부하들이었다. 그들은 무인이었으므로 현실을 설명하기보다는 현실을 주물러서 개조하려 했다.’ 

한국에선 직렬과 병렬을 합친 십자포화 폭발음이 진동한다. 검찰과 피의자를 향한 융단폭격이고 포위망을 좁혀가는 모양새다. 언론과 여론을 포함한 두어 세력이 뒤엉켜있다. 격랑이 일며 물보라 치고 칼바람이 부는가 한다. 칼바람이라 했으니, 한국검찰은 무武에 가까울 수도 있다. 검찰은 현실을 설명하거나 개조할 수는 없지만 기소起訴할 수는 있을 게다.

뜬금없이 가수 이름들도 떠올랐다. 하사와 병장, 뚜아에 무아, 논두렁 밭두렁, 수와진. 모두 듀엣이다. 혹시 직렬과 병렬은 없었던가?  아니 가로와 세로라 해도 괜찮겠다. 가로가 횡이고 세로는 종이다. 가로와 세로가 자주 헷갈린다. 직렬병렬은 구분할 수있다. 

바람이 거스르므로 물결로 말미암아 고난을 당하더라 (마태 14:2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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