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얼떠리우스의 어리바리 (실패한) 꿀벌 이야기(5) - 뉴햄프셔에서
보스톤코리아  2020-03-30, 11:06:02 
환기구 혹은 통풍구로 나오는 벌과 바깥온도
환기구 혹은 통풍구로 나오는 벌과 바깥온도
2. 벌들과 사랑에 빠지다.
1) 벌들은 겨울을 어떻게 나나?
  앞에 쓴 것처럼 첫 해 겨울에는 벌들을 다 죽였다. 추위도 아니고, 먹이가 없어서도 아니고, 병충해로 죽은 것도 아니고, 습해서 죽은 것도 아니다. 설탕물 때문에 죽은 것으로 생각한다. 설탕물을 겨울에 먹으면 배탈이 나서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왜 죽었는지 몰랐다. 그 해 겨울이 유난히 추웠고, 많은 벌들이 죽은 것으로 통계가 나왔다. 그래서 추워서 죽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곤 공부를 한 후에 잘못을 알게 되었다. 하여튼 죽은 벌들을 보고 얼마나 미안하고 낙망이 되던지.

  하여튼 2017년 겨울에 벌들을 모두 죽인 저로서는 2018년 겨울이 다가오는 것은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아주 큰 압박이었다. 왜냐하면 벌써 벌들과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문제도 있지만 재정적인 문제 그 이상이었다. 그나마 한 가지 위로는 두 무리였던 벌들이 네 무리가 되었다는 것이 유일한 위로였다. 그래서 네 무리 중에 두 무리만 살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네 무리로 늘어난 것은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설명하겠습니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약한 무리는 겨울을 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였다. 세 무리는 모든 것이 다 넉넉했다. 벌의 수와 먹을 양식 등등. 그러나 한 무리는 너무 약했다. 그래서 꿀도 많이 넣어주었다. 네 무리가 될 때, 마지막에 만들어진 네 번째 무리는 아들이 땅에 있는 여왕벌을 발견하고 그 여왕벌을 위해서 벌통과 벌집을 만들고, 벌들을 옮겨서 만들었다. 땅에 떨어져 있던 여왕벌이라서 뭔가 문제가 있겠거니 했더니 역시 계속 빌빌 거렸다. 아들과 상의를 하였다. 내가 공부하고 알아본 바로는 약한 무리는 죽는다고 말했더니 약한 무리를 없애자고 한다. 즉 약한 무리를 강한 무리와 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여왕벌을 없애야 한다. 그 여왕벌이 너무 불쌍했다. 몸이 약한 여왕벌. 자신의 무리를 위하여 헌신한 여왕벌을 없앤다는 것이 못내 못마땅했다. 결정을 못하여 시간을 보내다 겨울이 다가왔다. 아들은 결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는 약한 무리를 살리기로 하였다. 온갖 지극 정성을 다하여 돌봐줬다. 결론은 다 죽었다. 벌통 밑에 따듯하게 하는 발열 팩도 붙이고, 수시로 필요한 것이 없는지 벌통을 열어봤다. 내 생각에는 벌통만 열어보지 않았으면 아마 벌들이 살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미안하다 벌들아. 아들 말만 들었어도, 여왕벌 하나만 죽고 나머지는 다 살았을 텐데.

  벌들은 동면하는 온도와 활동하는 온도가 있다. 다음은 벌들이 온도에 따라 하는 일을 적었다.
  ① ~ 44F(7C) ~ ② ~ 55F(14C) ~ ③ ~ 93F(33C) ~ ④
  ① 동면하는 온도. 모든 활동을 멈춘다. 이 때 밖으로 나오면 날면서도 몸이 굳어서 결국 죽는다.
  ② 벌통 안에서만 활동하는 온도. 이때도 밖에 나오면 얼어 죽는다.
  ③ 벌통 밖으로 나와서 꽃 꿀을 채취하고 꽃들의 수분을 돕는 온도.
  ④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애쓰기 시작하는 온도
  여왕벌은 온도 ±93F(33C)의 환경에서 산다.

  ① 겨울에는 새로 태어난 아기 벌들이 여왕벌 주변에 있고, 나이순으로 바깥에 있다. 바깥으로 밀릴수록 춥다. 여왕벌이 생존하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벌들은 몸을 떤다. 마치 우리가 추울 때 손을 비비듯이 벌들은 배를 비벼 온도를 낸다고 한다. 기진해서 죽을 때까지 몸을 떨어서 온도를 높이고 자신은 죽어간다. 먹는 것도 별로 없다. 평상시 먹는 양의 1/10 정도만 먹는다. 이들의 모양은 내가 관측한 바로는, 비행접시(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비행물체)처럼 생겼다. 가운데는 공처럼 동그랗게 두툼하고 그 속에 여왕벌이 있으며, 바깥쪽은 얇은 접시 모양이다. 
  ② 벌통 안에 있으면서 봄, 겨울철 준비를 한다.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50F(10C)에도 벌들이 나온다.
  ③ 벌들이 수확하고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때이다. 가장 활발한 시기이다.
  ④ 온도를 낮추지 못하면 바깥에 나와 있거나, 집을 따로 만들어서 도망가기도 한다.

  겨울을 나기 위하여 벌들에게 먹이도 준다, 화분 떡과 설탕반죽을 준다. 자신들이 비축한 꿀과 화분이 모자라면 이것을 먹고 겨울을 난다. 꿀과 화분이 충분하면 벌들은 인간이 준 것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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