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4세 풍월주風月主 호림공虎林公(3)
보스톤코리아  2020-04-27, 10:38:49 
화랑세기에는 김호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호림은 기해년 생이고 계해년에 풍월주가 되었다. 14세 호림공은 복승공福勝公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송화공주松花公主인데 곧 지소태후의 딸이다. 혹 말하기를 “공주의 사자私子이기 때문에 그 아버지는 알 수 없다” 하고, 혹은 비보랑秘寶郞의 아들이라고 한다. 공은 용력이 많고 격검을 좋아하여 일찍 문노의 문하에 들어갔다. 검소하게 지냈으며 골품으로 뽐내지 않았다. 공의 적형嫡兄 마야부인은 그 때 진평왕의 황후로 총애를 받았으므로, 용춘공이 부제로 발탁했다. 이에 이르러 호림공은 14세 풍월주가 되었으니 곧 진골정통이다.]

김호림이 태어난 기해년은 579년이고, 화랑도의 수장인 풍월주의 위에 오른 계해년은 603년이다. 그의 아버지 복승공의 부친은 산종이고, 산종은 소지왕의 유일한 아들로 후궁 벽화의 소생이다. 한편 호림의 부친이 복승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송화공주가 사통을 하여 낳았다거나, 9세 풍월주인 비보랑의 아들이라는 풍문을 기록해 놓았다. 어쨌든 호림은 송화의 아들이기에 진골정통이었다. 화랑세기의 진골정통은 삼국사기의 골품과는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화랑세기에 따르면 왕실과 혼인할 수 있는 두 인맥姻脈이 있었는데, 그들이 대원신통大元神統과 진골정통眞骨正統이다. 이 인통姻統은 모계를 따라 이어져 내려왔으며 아들의 신분도 어머니에 의해 결정되었다. 즉 호림의 어머니 송화공주가 진골정통인 지소태후의 딸이기에 호림도 진골정통이다. 김복승은 송화와 혼인하기 전에 이미 부인이 있었다. 그런데 그에 관한 기록은 없다. 다만 딸 복힐구를 낳았고, 그녀는 후일 제26대 진평왕의 왕후(마야부인)가 되었다. 

이어지는 화랑세기, [호림공은 마음가짐이 청렴하고 곧았으며 재물을 풀어 무리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때 사람들이 탈의지장脫衣地藏이라고 했다. 공은 낭도들에게 일러 말하기를 “선불仙佛은 하나의 도道이다. 화랑 또한 불佛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미륵선화彌勒仙花와 보리사문菩利沙門 같은 분은 모두 우리의 스승이다” 했다. 공은 곧 보리공에게 나아가 계를 받았다. 이로서 선불仙佛이 점차 서로 융화했다.]

김호림은 바르고 검소하게 살면서 모든 재물을 휘하의 낭도들에게 나누어 주었기에 따르던 낭도들이 그를 육도六道의 중생을 구하는 지장보살처럼 공경하면서 그를 ‘탈의지장’이라고 불렀다. 화랑도들은 화랑세기의 서문 첫 문장에 나오는 것처럼 스스로 선도仙徒라고 했고 또한 선도仙道를 추구했다(花郞者 仙徒也). 그러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교와 유교의 정신도 함께 융화되었다. 화랑세기를 통해서 보면 12세 풍월주를 역임한 보리공이 형 원광법사를 돕기위해 불가에 귀의 하였다.295)  김호림 또한 풍월주의 위를 마치고 보리공으로 부터 계를 받고 불가에 귀의하여 스스로 무림거사라고 칭하였다. 그리고 삼국사기에 인용된 최치원의 ‘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 에도 “우리나라에는 묘한 도가 있다. 이를 풍류라고 하는데 이 도를 설치한 근원은 선사仙史에 자세히 실여 있거니와 실로 이는 삼교를 포함한 것으로 모든 민중과 접촉하여 이를 교화시켰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용문에서 삼교는 도교, 유교, 불교이다. 

295) “보리는 3년간 풍월주의 위位에 있다가, 부제인 김용춘에게 전하여 주었다. 위는 비록 상선上仙이었으나 몸은 불문에 바쳐 백씨伯氏를 도왔다. 만룡과 후단 모두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되어 공의 뜻을 받들었다. 만룡은 늘 같은 날 성불할 것을 기도했는데, 과연 그 말과 같이 되었다. 공의 만년의 일은 고승전高僧傳에 나온다(12세 보리공조).”

상선은 전임 풍월주의 위이며 백씨는 원광법사를 가르킨다. 만룡은 보리의 정처이고 후단은 첩이다. 낭도들은 만룡을 미륵선화로 칭했는데 이 역시 불佛과 선仙이 합쳐진 칭호이다. 성불은 죽어서 부처가 된다는 뜻이지만 일반적으로 죽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고승전은 김대문이 지은 책인데 현존하지 않는다. 삼국사기(권46)에는 김대문에 대하여 본래 신라의 귀문 자제이고 성덕왕3년(704년)에 한산주 도독이 되었고, 전기 약간 권을 지었다고 나온다. 그의 고승전高僧傳, 화랑세기花郞世紀, 악본樂本, 한산기漢山記는 아직 남아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삼국사기를 편찬할 당시까지도 고승전, 화랑세기 등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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