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5세 풍월주風月主 유신공庾信公(10)
보스톤코리아  2020-07-09, 16:38:10 
가야 질지왕의 왕비가 된 미사흔과 청아의 딸 통리, 그녀는 왕위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래서 질녀姪女인 백흔공의 딸 하희를 후궁으로 데려왔지만 하희도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러다가 얼마 후 드디어 왕비 통리가 아들을 출산하였다. 그가 선통善通이다. 선통은 궁술과 마술에 뛰어났는데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선통은 말 타기와 활쏘기를 좋아했는데 들에서 사냥을 하다가 비를 만나 사간沙干 김상金相의 집에 들어갔다. 김상은 좌지왕坐知王의 외손이었다. 김상의 딸 방원은 교태에 능하고 아름다웠는데, 선통을 유혹하여 상통을 했다. 1년 남짓하여 딸을 낳았다. 통리가 듣고 거두어 태자비로 삼았다. 얼마 안 있어 통리와 선통이 모두 죽었다. 질지가 이에 방원을 왕후로 삼았다. 이에 앞서 방원은 질지와 밀통을 했는데 이에 이르러 아들 겸지鉗知를 낳았다. 그러므로 질지는 크게 기뻐하여 왕후로 삼은 것이다. 방원은 … 좋아했다. 질지는 늙어 정치를 다스리지 않았다. 신라 조정에서는 사신을 보내어 책망했다.]

겸지의 다섯 형제들은 모두 신라의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했다. 겸지 역시 신라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지만 어머니 방원이 허락하지 않았다. 방원은 신라(아마도 신라의 조정이나 사신)를 좋아하지 않았다. 시아버지였던 질지의 왕비가 되어 왕을 잘 보필하였지만 늙어가는 질지왕은 정사를 소홀히 하였다. 그러자 신라 조정에서는 사신을 보내어 책망을 하게 되었고 이에 방원은 신라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울러 아들 겸지가 신라의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하고자 했지만 방원은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겸지는 늘 신라 여인을 아내로 원했다. 심지어 왕이 된 후에도 어머니 방원의 극심한 반대로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501년, 방원이 죽었다. 492년에 즉위한 겸지가 왕위에 오른지 10여년이 지난 때였다. 그제야 겸지는 조카 납수納水를 신라로 보내어 청혼하였고, 각간 숙출충淑出忠의 딸을 맞이하여 왕비로 삼았다. 그리고 그들은 아들 구충을 낳았다. 이 구충이 바로 김유신의 증조부이다. 

한편 눌지왕은 볼모로 가 있던 자신의 동생들인 복호를 고구려에서 구하고, 또 미사흔을 왜에서 구한 후 그곳에서 불귀의 객이 된 박제상의 넋을 기리고 부인 치술공주를 위로하고자 그녀를 후궁으로 삼았다. 그들 사이에서 황아가 태어났는데, 황아는 아버지 눌지왕의 명(미사흔의 간청)으로 미사흔의 아들 보신과 결혼하였다. 당시 보신은 어린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황아는 왕의 총신과 사통하여 아들 벌지와 덕지를 낳았다. 덕지의 딸 계황은 당대의 으뜸가는 미인이었는데 가야 질지왕의 손자인 납수와 혼인하였다. 납수와 계황 사이에는 딸 계화桂花가 있었는데 겸지왕과 신라인 왕비 숙씨가 낳은 구충왕과 혼인하여 왕비가 되었다. 그들은 아들 무력武力과 무득武得을 낳았다. 이 김무력이 김유신의 할아버지이다.  삼국사기(권4, 법흥왕19년)에 보면, 금관국의 임금 김구해金仇亥가 왕비 및 세 아들인 장남 노종奴宗, 중남 무덕武德, 계남 무력武力과 함께 국고의 보물을 가지고 신라에 항복했다는 기록이 있다(532년). 그리고 삼국유사(권2, 기이, 가락국기) 김구해가 세종世宗, 무도茂刀, 무득茂得 을 낳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화랑세기에는 구충(구해)왕의 아들이 무력과 무득인데 반해 삼국사기에는 노종이, 삼국유사에는 세종이 장자로 등장한다. 그래서 세종과 노종(노리부)를 동일인으로 보는데,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세종은 지소태후(진흥왕의 생모로 입종과 혼인하여 진흥왕을 낳았고, 입종은 일찍 죽었다. 지소는 법흥왕의 딸이고, 입종은 법흥왕의 동생이다)와 태종(이사부)의 아들이다. 그리고 노리부는 사도왕후(진흥왕의 왕비로 부모는 박영실과 옥진이다)의 오라비로 등장하는데 같은 부모인지는 불분명하다. 화랑세기의 기록을 인용한다,

[이 때문에 방원은 우리나라를 원망하여 겸지가 우리나라에서 아내를 맞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겸지10년에 방원이 죽었다. 겸지왕이 이에 납수공을 보내어 청혼을 했다. 조정에서는 출충出忠 각간의 딸 숙씨를 허락하여 보냈다. 겸지는 그 아름다움을 좋아하여 왕후로 삼아 구충仇衝을 낳았다. 구충은 계황의 딸인 계화를 아내로 맞아 왕후로 삼아 무력과 무득을 낳았다. 모두 우리나라에 왔는데 조정에서 예로써 대접했다. 무력은 진흥제의 딸 아양阿陽을 아내로 맞아 서현을 낳았다. 서현은 만호태후의 딸 만명을 아내로 맞아 유신공을 낳았다. 그러므로 공은 실로 진골眞骨, 대원大元, 가야加耶 3파의 자손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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