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0세 풍월주風月主 예원공禮元公(6)
보스톤코리아  2021-04-26, 11:44:58 
김예원은 진평왕의 사위로서 왕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풍월주에 올라 낭정을 공정하게 수행하며 인사도 파벌이나 대상에 지우치지 않고 균등하게 등용하였기에 뭇 낭도들로 부터 많은 신망을 얻었다. 어언 3년간 화랑도의 조직을 이끌고 있던 중 진평왕은 그를 예부와 조부의 중책을 맡끼며 임용하였다. 진평왕을 이어 즉위한 선덕여왕도 그를 내성사신內省私臣333) 으로 발탁하였다. 

진평왕이 예원을 예부의 고위관리로 임명하자, 예원은 풍월주의 위를 부제였던 김선품에게 물려주었다. 그들은 서로 인통姻統은 달랐지만 추구하는 의도意道와 취향이 같아서 형제같이 지냈다. 2살 위인 예원이 선품을 아우로 삼아 주야로 동고동락하였다. 실제로 선품은 예원의 누이 보룡을 아내로 맞이하여 그들은 처남매제간이었다.

예원의 부인 우야공주는 진평왕과 난야궁주의 딸이다. 난야의 부모는 진흥왕과 미실이다. 한편 김선품은 진평왕의 외손자이다. 선품의 어머니 보화공주는 진평왕과 미실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즉 난야와 보화는 어머니가 같고 보화와 우야는 아버지가 같다. 하지만 모계를 따라서 인통이 이어졌기에 예원과 선품은 파派를 달리하고 있었다. 예원의 어머니 만룡은 만호태후의 딸이고, 만호는 지소의 딸이기에 예원은 진골정통파이다. 반면에 선품은 어머니 보화공주가 미실의 딸이고, 미실의 어머니는 묘도이고, 묘도는 옥진의 딸이기에 선품은 대원신통파이다. 이렇듯 모계에 의해 정해지는 인통은 부자간에도 서로 다를 수도 있다. 한편 예원이 20세 풍월주를 물러날 당시 화랑의 조직에는 차기 풍월주의 위를 계승할 뛰어난 인물이 있었다. 그는 인품과 통솔력이 탁월하였으며 소년시절 부터 화랑도에서 수신도야한 비범한 장년의 인물 김진주金眞珠였다. 그는 9세 풍월주를 역임한 비보랑의 5남이었다. 그는 당시 좌방대화랑으로 예원을 도와 화랑도를 이끌고 있었다. 뭇 낭도들, 특히 가야파 낭도들이 그를 따르며 풍월주의 위에 오르길 원했지만 차기 풍월주는 선품에게로 이어졌다. 가야파의 풍월주 꿈은 또 한번 무산되었다. 좌방대화랑 김진주는 비보랑의 5남인데, 비보랑의 부모는 비대전군과 실보이다. 비대전군은 법흥왕의 외아들로 법흥왕이 왕위를 물려주려고 했었는데 후궁 옥진궁주의 소생이라며 주위에서 반대하여 결국 어린 진흥왕에게로 이어졌다. 9세 풍월주 비보랑은 노리부의 딸 세진낭주와 결혼하여 2남1녀의 자녀를 두고나서 부인 세진과 사별하였다. 세진이 죽고 나서 그는 덕명공주(부모는 진흥왕과 가야의 공주 월화이다)를 맞아 5남3녀를 두었다. 그래서 김진주는 법흥왕의 증손자이지만 인통이 가야파이다. 아마도 가야파라는 인통으로 인하여 풍월주에 오르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다. 이는 8세 풍월주 문노를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는 사항이다.334)  결국 김진주는 ‘불혹不惑’ 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화랑도의 수장이 되지 못했고, 후배 선품이 21세 풍월주에 오르면서 그는 화랑도에서 물러 나와 병부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예원공까지 20명의 풍월주가 있었는데 그들의 인통姻統/파맥派脈을 보면 1세 풍월주 위화랑은 어머니가 벽아이다. 벽아는 날이군(현 경북 영주) 파로의 부인이었는데 비처왕이 벽아의 딸 벽화와 함께 499~500년 후궁으로 데려왔다. 곧 섬신공과 혼인시켰고 그들 사이에서 위화랑이 태어났다. 그래서 위화랑은 무파無派이다. 2세 미진부는 어머니가 삼엽궁주로, 삼엽의 어머니는 벽화이다. 미진부 역시 무파이다. 3세 모랑의 어머니는 백제 동성왕의 딸 보과공주이기에 또한 무파이다. 4세 이화랑의 어머니는 준실이고, 준실의 어머니는 준명이다. 준명 자비왕의 딸로 어머니는 미사흔의 딸이라는 기록만 있는데, 대원신통의 기원인 보미가 미사흔의 딸(왜국녀)이라는 일설이 있다. 그렇다면 이화랑은 대원신통이다. 5세 사다함은 어머니가 금진낭주이기에 대원신통이다. 6세 세종은 어머니가 지소태후이기에 진골정통이다. 7세 설원랑의 어머니는 금진낭주이기에 대원신통이다. 8세 문노의 어머니는 가야의 문화공주로 가야파이다. 9세 비보랑의 어머니는 실보인데, 실보는 삽엽궁주의 딸이고, 삽엽은 벽화의 딸이기에 무파이다. 10세 미생은 어머니가 묘도부인으로 대원신통이다. 11세 하종은 어머니가 미실로 역시 대원신통이다. 12세 보리는 어머니가 숙명공주로 진골정통이다. 13세 김용춘의 어머니는 지도부인으로 대원신통이다. 14세 김호림은 어머니가 송화공주로 진골정통이다. 15세 김유신의 어머니는 만명으로 진골정통이다. 16세 보종의 어머니는 미실이니 대원신통이다. 17세 김염장의 어머니는 지도부인으로 역시 대원신통이다. 18세 김춘추의 어머니는 천명공주로 진골정통이다. 19세 김흠순의 어머니는 만명으로 진골정통이다. 20세 예원공의 어머니는 만룡낭주로 역시 진골정통이다. 당시까지 가야파는 오직 8세 풍월주 문노가 유일했다.   

333) 내성사신은 왕궁인 대궁, 사량궁, 양궁의 3궁을 관장하던 내성의 장관이다. 진평왕 7년 3궁에 각각 사신을 두었는데 동왕 44년1명의 사신이 3궁을 관장하도록 하였다.  
334) 신라에서 가장 무예가 걸출하여 신기神技를 받았다고 칭송받으며 뭇 낭도들을 거느렸던 문노는 가야파였기에 골품도 없었으며, 마흔의 나이에도 풍월주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가, 거칠부의 딸 윤궁과 결혼하여 골품을 얻었다. 그리고 진지왕 폐위과정에서 문노가 이끄는 무리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그를 풍월주의 위에 올려서 끌어안았다.
신라에는 왕후를 배출하는 혼인계통으로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이 있었는데 여계(모계)로 이어졌다. 남자들은 모계에 의해서 그 통統이 정해졌고, 한 대에 한하여 그러한 계통이 주어졌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의 인통이 다른 경우가 간혹있었다. 진골정통의 기원은 옥모玉帽(세신/골정갈문왕의 부인, 세신世神은 제9대 벌휴왕의 아들이며, 제11대 조분왕과 제12대 첨해왕의 아버지이다) 이며, 지소태후(제24대 진흥왕의 어머니) 가 종宗이다. 대원신통의 기원은 보미寶美이고 종宗은 사도왕후(진흥왕의 왕비) 이다. 
그리고 가야국 공주들이 후궁으로 와서 태어난 낭도들로 이룬 무리들이 가야파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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