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의 이념과 학풍 (1)
보스톤코리아  2013-06-24, 14:55:21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은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다. 영국의 최고 명문대로 불리는 옥스브리지(Oxbridge: 영국의 2대 대학교인 Cambridge University와 Oxford University를 함께 일컫는 말)는 전통적인 교풍은 물론 합리적인 교육 방식으로 정평이 나있다. 천문학적인 연구비와 최신 시설을 갖춘 MIT와 Stanford University는 과학과 공학의 최첨단을 달린다. 모든 재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보장해 주는 Cooper Union, 공연 예술의 최고봉인 Julliard는 아마추어, 프로를 막론하고 전문가에게 인정받는 교육 기관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사람들은 명문대에 열광하고, 그만큼 명문대 입학률은 점점 낮아진다. 

하지만 명문대라고 해서 모두 같지도 않고, 같을 수도 없다. 설립된 시기가 다르고 설립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 분위기, 혹은 추구하는 교육 이념이 다르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성적이 좋으니까, SAT 점수가 높으니까 무작정 자신이 최고로 치는 대학에 지원한다면 입시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학교마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상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학생이 지원해도 어느 학교에는 합격하고 어느 학교에는 떨어진다. 또, 비슷한 이미지의 학생일지라도 학교마다 확실히 선호하는 학생이 있다. 미국에서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교들의 학풍을 더 자세히 보면 그 학교마다의 지원 전략도 가늠해볼 수 있다.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는 아이비리그 대학 중 가장 젊다.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유일하게 1800년 이후에 설립되어 역사가 아직 200년이 안 되고, 유일하게 종교나 종파에 속하지 않은 교육 기관으로 설립되었다. 그만큼 유연한 교육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고, 이는 1872년 여학생의 입학을 허가하여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남녀공학 대학교가 된 역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재도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과 다르게 학부에서도 농업•생명과학, 건축•예술•설계, 문리, 공학, 호텔 경영, 인간 생태, 산업•노동 관련의 폭넓은 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또한 뉴욕주 이타카의 주 캠퍼스 외에 2004년 카타르 도하(Doha, Qatar)에 웨일 코넬 의학 대학원을 설립, 미국 대학으론 처음으로 미국 국외에서 의학 교육을 받고 미국 의학박사(M.D.)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했다. 

코넬 대학교는 학교의 설립자 에즈라 코넬(Ezra Cornell)의 이름을 따서 학교 이름을 지었으며, 코넬 대학교의 교훈인 "I would found an institution where any person can find instruction in any study: 나는 모든 사람들이 모든 학문 분야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세울 것이다"라는 말에 따라 설립 시기부터 여러 학생에게 평등한 교육을 최대한 지원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50개 주마다 한 학생을 골라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다른 아이비리그나 듀크, 스탠포드 대학교와 코넬에 함께 입학 허가를 받았을 경우 다른 대학교가 지원해주는 만큼의 보조금을 약속해 준다. 또한, 2008년부터 새로운 학자금 보조 정책을 시행하면서 총 1천 4백만 불을 들여 그 전까지의 학자금 대출을 저소득 가정을 위한 무상 장학금으로 전면 교체하였다. (물론, 이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에게만 해당된다.)

코넬 대학교에 올해 입학한 신입생의 합격률은 15% 정도로 지원한 40,006명 중 6,062명이 입학 허가를 받았다. 코넬 대학 역사상 올해의 지원자 수가 가장 높았고,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그래도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는 가장 높은 합격률이었다. 이들 합격생의 평균 SAT 점수는 영어(Verbal)가 720 점, 수학이 750 점이었다. 특이하게 코넬 대학교는 이미 많은 대학교에서 시행하는 Score Choice(학생이 원하는 점수만 대학 측에 제출할 수 있는 정책)를 채택하지 않고 여전히 지원 학생의 모든 SAT 점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 칼럼에 계속)


오승준 (Albert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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