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시험: 꼭 봐야 하나
보스톤코리아  2014-03-03, 11:55:55 
고등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수업인 AP (Advanced Placement) 시험이 2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학생들이 시험 준비와 응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 중에선 스스로 AP 시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고득점을 받을 자신이 없는 학생들도 있다. 어차피 대학에 진학해 같은 수업을 다시 이수할 계획이라도 반드시 AP 시험을 쳐야 할까?

작년 6월, 한 학년이 끝나며 올해 듣고 있는 수업을 등록할 때까지만 해도 AP 수업과 시험이 이렇게 심리적으로 크게 압박이 될 줄은 아마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분명 선배들, 상담 선생님, 다른 친구들은 어렵지만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매일 감당해야 하는 산더미 같은 과제, 한 번에 몰리는 시험들, 심지어 작년에 들었던 Honors class 와는 비교도 안 되게 짜게 매겨지는 점수를 보며 힘든 길을 선택한 자신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필자 또한 11학년 때 AP 5과목, 12학년 때 4과목을 들으며 매일 부족한 잠에 힘겨워 했었으니까. 이렇게 힘들었던 1년 동안의 공부를 단 3시간 동안 치러지는 시험으로 검사 맡는다고 생각하면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만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P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해당 과목의 시험을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처음에 그 어려운 AP 수업을 이수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다시 돌이켜보자. 내신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자신의 학습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많이 쓰고 싶어서? 그렇다면 수업만 듣고 시험을 응시하지 않는 학생이 어떻게 평가될지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Advanced Placement 는 이름 그대로 높은 학업 능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수업이다. 대학교 신입생 수준의 수업을 고등학교에서 이수하는 것으로 모든 대학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종합 내신 (Academic Record and Rigor) 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 학업 능력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시험을 포기한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대학 입시 방식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고등학교들이 AP 수업 등록 시 AP 시험 필수 응시 동의서를 제출하게 한다. 즉, AP 수업을 이수할 경우, 해당 과목의 AP 시험을 반드시 봐야 한다는 약속을 교칙 차원에서 요구한다. 결국 수업을 듣고도 AP 시험에 응시하지 않거나 시험 결과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은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 솔직히 말하면 AP 시험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느낌이다. AP 수업을 이수하며 받는 높은 내신이 AP 시험의 결과보다는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당장 GPA (내신 평균 점수) 를 올려주기도 하지만 어려운 수업을 이수할 때 받는 가산점 덕분에 Weighted GPA 는 더욱 크게 상승 할 테니까. 

물론 AP 시험 결과까지 좋다면 금상첨화다. 기본적으로 AP 의 합격 기준인 3점 이상을 받으면 많은 대학이 해당 수업에 대한 학점을 인정해준다. 즉, 대학교 1학년 때 이수해야 하는 기초 수업이나 교양 과목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인정받고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AP 학점 인정 기준은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인정 기준이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MIT 의 경우 Biology 와 Chemistry 를 모두 5점으로 통과해도 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Physics 는 C Mechanics 그리고 C Electricity & Magnetism 을 둘 다 5점을 받아야 겨우 한 학기 학점으로 인정해 준다. MIT 에서 첫 학기 기초 과목을 건너뛰는 방법은 학교가 제공하는 배치 고사 (Advanced Standing Examination)를 통과하는 수밖에 없다.)

여러 AP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는 경우 유리한 평가는 더욱 커진다. AP 시험을 주관하는 CollegeBoard 가 정한 장학생 (AP Scholar) 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 개의 AP 시험을 몇 점으로 합격했느냐에 따라서 Honor, Distinction, State, National 등의 등급이 매겨진다. 국가적으로 행해지는 AP 시험에서 장학생으로 인정받는 것만큼 스스로의 학업 능력을 증명하기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오승준 (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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