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고전 문학
보스톤코리아  2014-06-16, 11:54:58 
호메로스의 "오디세이(The Oddessey)", 셰익스피어의 "맥베스(Macbeth)",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 모두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고전들이다. 그리고 미국의 수많은 고등학교 영어 수업에서 거의 교과서처럼 사용되는 책들이기도 하다. 

올해 US News가 발표한 매사추세츠 주 고등학교 순위에서 탑을 차지한 Boston Latin School의 영어 커리큘럼 소개에는 학생들을 ‘analytical reader, creative writer, attentive listener, articulate speaker, discriminating researcher, critical thinker’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BLS가 여름방학 동안 해야 할 숙제로 학생들에게 내주는 것이 학년별로 선정된 고전 문학 5권씩을 읽고 읽은 내용에 대한 에세이를 쓸 준비를 해오는 것이다. 선정된 작품 리스트에는 셰익스피어나 와일드는 물론, 도스토예프스키, 알베르 카뮈, 잭 케루악,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등 시대와 배경을 아우르는 이름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이름들은 BLS뿐만 아니라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라면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다. 

BLS 말고도 우리 근처에서 여름방학 숙제로 고전 문학 읽기를 내주는 학교는 꽤 있다. Belmont 고등학교: 골딩의 "Lord of the Flies(파리 대왕)", 피츠제럴드 번역의 "Oedipus Rex(오이디푸스 왕)" 등, Noble & Greenough: 마텔의 "Life of Pi(파이 이야기)", 헤밍웨이의 "A Movable Feast(이동축제일)" 등, BU Academy: 호손의 "Young Goodman Brown(젊은 굿맨 브라운)", 보네거트의 "Slaughterhouse-Five(제 5도살장)" 등,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책 제목들이다. 그런데 왜 학생들, 특히 영어가 어려운 유학생들은 이들 대문호의 대표작을 듣자마자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다며 인상부터 쓰게 되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인쇄된 혹은 가장 많이 팔린 책을 찾아보면 성경(Bible)과 코란(Quran)이 리스트의 가장 위에 있다. 하지만 종교적, 정치적 성향의 책(성경, "모택동 주석 어록" 등)을 제외하고 단일 서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찰스 디킨스의 "A Tale of Two Cities(두 도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계 도서관(The World Library)"이 선정한 '최고의 책 100권'에도 디킨스의 "Great Expectation(위대한 유산)"을 포함해 기원전 28세기 경의 "Epic of Gilgamesh(길가메쉬 서사기)"부터 1995년 작인 사라마고의 "Blindness(맹목, 원제: Ensaio Sobre a Cegueira)"까지 국경, 사회, 문화, 시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리스트가 있다. 그리고 리스트의 반 이상이 20세기에 쓰여졌음에도 모두 본질적인 삶의 지혜, 인간 경험과 상상의 진수, 통찰력과 풍요가 담겨 있기 때문에 '고전 문학'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다.

사실 이러한 고전 문학들의 구성(plot)만 놓고 보자면 어린 학생들이 좋아하는 해리 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등의 판타지 소설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모든 소설은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작고 큰 역경을 마주하게 되고, 여러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며 성장하는 스토리일 뿐이다. 그 주인공이 덴마크의 햄릿 왕자든 소혹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든 궁전에서의 생활이 너무 지루해 거지와 자리를 바꾼 영국의 에드워드 왕자든 말이다. 모두 심리적 갈등을 겪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한 판단과 결정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대학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자기성찰을 이야기하라는 대학 지원 에세이와 꼭 닮아 있다. 이렇듯 위대한 고전 문학 작품 속에는 대리 경험을 통해 삶의 방향을 알려주고, 시대 배경을 초월해 재미, 감동,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편견과 차별, 그 문제점에 대해 알고 싶다면 "To Kill a Mockingbird(앵무새 죽이기)"를,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깨닫고 싶다면 "Grapes of Wrath(분노의 포도)"를 읽으면 되는 식이다.

귀중한 방학 동안 캠프도 가야 하고, SAT 공부도 해야 하고, 각종 운동이나 예술 활동은 물론, 인턴십이라도 잡히면 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가와 대화하며,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이 사랑 받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대변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오래 전에 쓰였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단순히 줄거리나 캐릭터를 넘어서서 한 인간이 살아가고 그 이면에 있는 사회에 대한 묘사는 언제 다시 읽어도 또 다른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책을 집중해서 읽으며 저절로 익히게 되는 세련된 표현 방식이나 멋스러운 어휘는 말할 것도 없고. 


오승준 (Albert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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