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보다는 이해 (1)
보스톤코리아  2014-06-23, 11:55:19 
올해 3월, SAT 및 AP 시험 등을 주관하는 CollegeBoard에서 새로운 형식의 SAT를 발표했다. (3월 7일자 칼럼 "SAT: 또 확~ 바뀐다" 참조) 새로운 SAT는 2016년 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즉, 이번에 10학년으로 진학하는 학생들 중 일부와 방학이 끝나고 새로 고등학생이 되는 학생들이 모두 새로 바뀌는 SAT를 봐야 한다. 처음 새로운 SAT가 발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시험의 전체적인 난이도가 쉬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던 난해한 어휘를 외울 필요가 없어지고, 오답에 대한 감점도 없어지는 등 학생들에게 더 편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CollegeBoard에서 공개한 개편된 시험의 예시 문항을 살펴보니 분석보다는 암기에 능한 한국 유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ollegeBoard에 의하면 이번 SAT 개편에서는 크게 여덟 가지의 변화를 주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소개해 보자면 1) Relevant Words in Context: 단순한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아닌, 글의 맥락, 작가의 의도 등 쓰임새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어휘의 실질적 해석을 시험하게 된다. 2) Command of Evidence: 인문학, 과학, 역사, 사회학 등 폭넓은 주제로 이루어진 지문에서 주요 개념 및 작가의 논리, 문체에 따른 어조 등을 파악하게 된다. 3) Essay Analyzing a Source: 찬성과 반대 논리를 펼쳐야 했던 기존의 25분짜리 에세이가 아닌, 주어진 지문을 분석하고 저자의 논리 및 표현에 대한 평을 50분 안에 해야 한다. 4) Focus on Math that Matters Most: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고, 추상적일 수도 있는 문제를 해석하여, algebra부터 trigonometry까지 고등학교 수학 과정에서 배우는 공식을 사용해 문제풀이를 하게 된다. 5) Problems Grounded in Real-World Contexts: 기존처럼 문학과 논픽션뿐만 아니라 과학, 사회학, 역사 등 대학에서의 전공 공부 및 그 이후까지의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6) Analysis in Science and in History/Social Science: 최신 발명 및 발견, 정치 경향, 건강 및 환경 문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시나리오가 독해, 에세이, 수학의 모든 섹션에서 지문은 물론 그래프와 차트 등으로 등장하게 되고, 학생들은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고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7) Founding Documents and Great Global Conversation: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권의 기초가 된 독립 선언문, 권리 장전 등의 미국 건국 문서와 자유와 정의, 인간 존엄성의 가치에 대한 의미를 전달한 에드먼드 버크, 마하트마 간디 등의 글을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8) No Penalty for Wrong Answers: 문제 풀이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권장하기 위해 오답에 대한 감점이 없어진다. 

CollegeBoard 홈페이지에서 새로 바뀌는 SAT에 대한 소개를 원문으로 읽어봐도 위에서 필자가 번역한 글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Context(문맥)", "Analysis(분석)"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단순한 독해를 넘어서 글의 배경, 작가의 의도, 쓰여진 어휘와 문체에 대한 분석 등 글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야 한다. 예시 문제를 보면 SAT 개편의 의도가 더욱 확실히 보인다. "What is the mostly likely reason [the author] draws a distinction between two types of 'parties'? (저자가 두 '집단' 간의 구별을 짓는 이유는 무엇인가?)" "Which [quote] provides the best evidence for the answer to the previous question? (지문 속에서 전 문제의 답에 대한 증명으로 알맞은 글은 무엇인가?)" 글에서 드러난 주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주요 개념을 이해했다는 것을 입증까지 해야 하는 식이다. 오답에 대한 감점이 없어졌지만, 문제에서 시험하는 글의 이해도가 깊어졌기 때문에 주어진 지문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개편 의도에 맞게 문제 유형도 바뀌었다. 글의 주장이나 분위기를 더 우선적으로 시험하던 기존 문제에 비해 설득을 위해 사용된 작가의 논리와 증명, 독자를 향한 표현 방식 등 디테일을 중시하는 문제가 많아졌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한국 수능 시험의 외국어(영어) 영역 시험 문제와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 문맥에 적절한 접속사를 고른다거나, 전체의 흐름과 관계 없는 문장을 골라내는 등의 수능 영어 또한 단순한 독해보다는 논리와 문맥을 파악해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음 칼럼에 계속)


오승준 (Albert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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