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는 뭔가를 버리고 오는 사람들”
연극 엔들링스의 작가 송하영씨와의 인터뷰
보스톤코리아  2019-02-21, 20:14:40 
작가 셀린 송(송하영)씨
작가 셀린 송(송하영)씨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2월 27일부터 케임브리지 어메리칸레퍼토리시어터(American Repertory Theater)에서 연극 <엔들링스>가 공연된다. ‘엔들링’은 마지막 남은 개체를 이르는 말이다. 

만재도 해녀들의 삶이 미국의 연극 무대에 올려지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마지막 남은 해녀일 수 있는 그들이 너무도 멀리 떨어진 이민자들과 공유하는 뭔가를 이야기 한다는 것에서 연극에 대한 궁금증이 솟아난다. 갑자기 연극이 보고 싶어졌다. 

작가 셀린 송(송하영)씨와 21일 전화통화를 통해 연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송씨는 “이민자들은 뭔가를 버리고 오는 사람들”로서 작가 자신을 비롯 모든 이민자들이 마지막 남은 <엔들링스>란다.  

12살 때 캐나다로 이민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한국말이 유창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한국 영화 <넘버3>를 연출했던 송능한 감독의 딸이란 사실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입답이다. 

▶만재도 라는 섬과 해녀를 왜 이야기 하게 됐는지?
만재도는 6시간을 배를 타고 가야 도착하는 섬이다. 온디맨드코리아를 통해 엄마랑 403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알게 됐다. 문득 한국에서 자란 12살까지 해녀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이민 온 후로는 해녀를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다큐멘터리를 보던 당시 뉴욕에 살고 있었는데 해녀들이 너무 멀게 느껴졌다. 저 자신은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 사람들과 다른 이민자다. 캐나다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캐나다인도 아니다. 뉴욕에서 7년 살다 LA에 살고 있는데, 미국에서 극작가로서 산지 8년이 됐고 미국 사람이라고 느끼지만 미국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 해녀들을 보고 이보다 더 한국적일 수는 없다고 느꼈다. 해녀도 한국사람이고 저도, 저의 할머니도 한국 사람이란 것으로 우리는 같다. 한 섬에서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들이다. 나는 이사를 너무 자주하고 12살과 23살에 나라를 두번이나 바꿨다. 그게 너무 다르다. 이것(같음과 다름)에 대해 생각하다 이 연극본을 쓰게 됐다. 

▶ 제목이 왜 엔들링스 즉 마지막 개체인가. 작가 자신 또는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은 어떻게 연관이 되는가? 
이민자로서 저의 신랑은 백인이다. (앞으로) 애를 낳으면 반은 한국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엔들링스라고 느낀다. 스마트폰, 유튜브, 넷플릭스 이런 (디지털) 시대에 연극은 사라져가는 분야다. 이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오래된 예술 직업이지만 사라져 가고 있다. 해녀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 

(해녀)할머니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삶을 진행해야 한다 할 수는 없다. (해녀들에게) ‘아 좋으시잖아요’ 하는 등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즉 해녀들의 인생은 우리가 왈가왈부 할 수 없다. 그게 연극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해녀들의 말을 아름답게 표현하거나, 물질하는 것을 사랑한다고 한다는 등의 거짓말을 안하려고 했다. 

이민자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이민자들은 세상을 살면서 뭔가를 버리고 오는 것이다. 이민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어떤 부분을 버리고 오기 때문에 이민자들은 엔들링스를 이해한다. 모든 사람들로 넓히면 우리 모두가 세상의 마지막 제너레이션이라고 모두가 느낀다. 이런 저런 10가지 등의 이유로 제목을 <엔들링스>라고 정했다. 

▶왜 연극작가가 됐는지 그리고 연극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
저의 아버지가 넘버 3라는 영화를 만든 송능한 감독이었다. 영화를 두편 만들고 이민을 왔다. 한국 영화감독이란 것은 텃세가 있는데, 영화감독이 드디어 됐는데…… 그것을 다 버리고 이민을 왔다. 엄마는 일러스트레이터이셨다. 동화책 그림을 정말 많이 그렸다. 부모님이 둘다 아티스트여서 항상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술가가 되는 것은 힘든 일인 것을 아니까 뭔가 다른 것을 해보려 해보려 했다. 심리학자가 되려고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연극과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다. 엄마한테 “나 글쟁이가 되려나 봐”했더니 엄마나 “그럴 줄 알았어”라고 답하셨다. 엄마는 마흔이 될 때까지 아무 것도 안하고 뒹굴어도 된다는 분이셨다. 대학원 결정시 USC 영화 또는 콜롬비아 연극 대학원 중에서 결국 뉴욕을 선택했다. 

▶<엔들링스> 어떤 것을 주목하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가 
그전부터 조금씩 쓰기 시작했지만 (엔들링스 연극본을) 제대로 쓰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연극의 1막을 거의 3년이란 시간 동안 오랫동안 썼다. 2막은 유레카! 단 하룻밤에 썼다. 단숨에 썼다. 그 차이를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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