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시안 역사는 MA학교에서 거의 가르치지 않나?
아시안 영웅, 불공정과 대적, 대의명문 혁명가로 묘사 안해
다른 사람만 배우고 우리는 배우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
보스톤코리아  2021-07-15, 18:35:34 
시카고에서는 아시아 역사 교육이 법안으로 통과됐지만 매사추세츠주는 여전히 냉담하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시민협회 주최로 개최된 조세핀 김 교수의 아시안의 차별의 역사 강연의 한 장면
시카고에서는 아시아 역사 교육이 법안으로 통과됐지만 매사추세츠주는 여전히 냉담하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시민협회 주최로 개최된 조세핀 김 교수의 아시안의 차별의 역사 강연의 한 장면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보스톤 라틴에 재학중인 중국계 티파니 루오스(17)는 지금껏 아시안어메리칸 역사에 대해서는 단 두번만 다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는 일본인 감금과 1882년 중국인 배제법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었다. 

그 외에 아시안역사는 학교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올해 12학년이 되는 그는 “사실상 아시안 역사교육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전부 다른 사람에 대해서 배울 뿐 결코 우리에 대해서 배우지 못한다”고 밝혔다. 

보스톤글로브는 6월 16일 아시안어메리칸과 미국 역사에의 공헌, 아시안 문화에 대한 내용은 미국내 사회학 커리큘럼이나 교과서에서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보도했다. 매사추세츠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학교에서 다루게 되는 경우 아시안어메리칸은 때로 국외자, 적대적 외계인, 또는 종족주의적 인종차별 등으로 간주된다. 대나 팬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인터넷판 헤드라인으로 오래 유지됐지만 결코 인기기사 리스트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이 기사마저도 관심을 끌지 못한 셈이다. 

아시안은 미국 역사에서 영웅이나 체계적 불공정과 싸우거나 인권운동 대의명분을 증진시키는 혁명가로 그려지지 않는다. 아시안 학생들은 자신들이 지워진 채 유럽중심의 세계사를 반복해서 교육받게 되고 심리적 영향은 심화된다. 

조지아주의 케니소주립대 사회학교육과 안소현 교수는 “(아시안역사가 빠진 교육이 주는) 메시지는 아시안은 외국인이거나, 위험한 위협이거나 아니면 수동적인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아시안아메리칸역사가 미국내 학교에서 교육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학교에서 아시안 역사교육의 부재는 팬데믹 이후 왜 아시안 혐오 폭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새로운 아시안혐오중단 운동은 학생들에게 아시안으로서의 경험을 좀더 철저하게 이야기하도록 하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균등한아시안역사교육법(Teaching Equitable Asian American Community History Act)을 최근 통과시켜 공립학교에서 최초로 아시안어메리칸역사를 의무적으로 가르치는 첫번째 주가 됐다. 이와 더불어 뉴욕, 커네티컷 그리고 위스콘신 주도 이와 유시한 법안을 심의 중이다.  

매사추세츠에서는 니댐에서 학부모그룹이 매사추세츠 초중등교육부에 청원을 넣어 학교 커리큘럼에 아시안 역사를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의회도 교육부에게 소수민족학, 인종 정의, 균등한 역사, 레이시즘 청산 등을 가르치도록 협력할 수 있는 위원회의 설립을 규정한 법안을 고려중이다. 

안 교수는 “우리는 커리큘럼을 바꿔 백인들만 이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인격성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내 교육에서 아시안어메리칸 역사 교육은 일본인 감금과 중국인배척법이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주제다. 일본인 감금은 25개 주에서 가르치며, 중국인배제법은 14개주에서 가르친다. 다른 아시안 인물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거나 간헐적이며 인권운동 등에서는 언급이 전혀 없다. 

뉴욕은 가장 활발하게 아시안역사를 가르친다. 역사인물들 중 아시안에 대한 언급이 14번으로 가장 많다. 미네소타, 하와이, 오레곤 등은 8번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테네시 등은 7번 언급했다. 로드아일랜드 그리고 메인을 비롯한 18개 주는 아시안역사에 대한 언급이 한 번도 없다. 

매사추세츠의 사회과학커리큘럼은 아시안 역사를 산발적으로 다룬다. 아시안들의 서부와 동북부의 이동, 일본인 감금, 미 산업화에서 아시안들의 역할 등을 다룬다. 주 교육부는 보스톤글로브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장 매사추세츠 교육 커리큘럼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말하고 교실에서 사용되는 교육자료는 각 지역학교에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케이티 유섬리 보스톤공립학교 소수민족교육코디네이터는 각 교사에게 아시안역사교육을 하도록 책임을 지우지만 교사들은 시험점수에 더 많은 중점을 두며 주 평가시험 MCAS에 등장하지 않는 주제에 시간을 보낼 여유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리 씨는 “학교 교실에서 자신(아시안)을 볼 수 없고, 커리큘럼에서 자신을 볼 수 없으며, 사회에서 볼 수도 없다……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듣게 되고 거기에 대해 따지면 닥치고 너일이나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쳐 거의 자신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워버리게 된다”고 밝혔다. 

미질병통제센터가 보스톤 중학생을 상대로 한 정신건강 설문에 따르면 아시안 학생의 14%가 자살충동을 느꼈다. 백인학생은 4%, 흑인학생은 10%, 히스패닉 학생은 12%였다. 중학생의 82%은 정신건강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안뿐만 아니라 미국사회 전반에서 아시안 역사 교육의 부재가 미치는 영향은 크다. 미국인들 중 42%는 유명한 아시안을 모르겠다고 답했을 정도다. 

차이나타운에서 자란 루오는 퀸지 초등학교에 다녔다. 대부분은 아시안이었고 선생님도 모두 아시안 문화를 따랐다. 그러나 보스톤라틴스쿨에 다니면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 점심 음식을 갖고 놀리는가 하면 남학생들은 순종적인 아시안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학교 과정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을 느꼈다”고 루오는 밝혔다. 

hsb@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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