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28
보스톤코리아  2013-04-15, 14:21:18 
‘MFA걸작의 방문’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 미술관으로부터 온 폴 세잔의 ‘대수욕도’(The Large Bathers, 1900–1906)와 MFA가 소장한 고갱의 작품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나란히 전시되어있다.
‘MFA걸작의 방문’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 미술관으로부터 온 폴 세잔의 ‘대수욕도’(The Large Bathers, 1900–1906)와 MFA가 소장한 고갱의 작품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나란히 전시되어있다.
두 거장의 만남: 폴 세잔과 폴 고갱
Museum of Fine Arts, Boston
February 2, 2013 - May 12, 2013 Gallery 255



고갱 (Gauguin)
고갱은 세잔과 마찬가지로 후기인상주의파로 분류되는 19세기 프랑스 화가이다. 세잔이 사과나 그의 고향 엑상 프로방스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영원하고 변치 않는 사물의 형태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고갱은 공업화로 급속히 변화하는 세속적 도시를 떠나 문명과 동떨어진 원시적 삶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고갱의 보헤미안적 성향은 어느정도 부모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는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자이자 저널리스트였고, 어머니는 사회주의 운동의 한 분파에서 선구자격으로 활동하던 부모님밑에서 자란 강한 여성이었다. 고갱의 가족은 18개월이었던 고갱을 데리고 페루로 망명을 결심하였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사망을 하지만 고갱은 남은 가족과 함께 4년간 리마에서 유아기를 보냈다. 모험심이 강하고 방랑자적 기질을 지닌 청년시절의 고갱은 항해에 대한 로망으로 프랑스 해군에 입대하여 2년간 군복무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갖기 위해 파리에서 주식중개인으로서 취업을 하고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다. 취업을 한 이듬해에는 덴마크인 여인과 결혼을 하고 남 부럽지 않게 안정적인 파리 중상층의 생활을 꾸릴 수 있었다. 이 시기 고갱은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이로써 그의 평범하고 안정적이었던 삶의 균형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고갱의 그림에 대한 열망을 결정적으로 부채질한 사건은 1874년에 그가 관람한 인상주의전이었다. 전시에서 깊은 감동을 받은 그는 거금을 들여 마네, 모네, 피사로, 르느와르등의 작품을 사 모았다. 인상주의 화가들 사이에서 명망 높은 원로 화가였던 피사로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고갱에게 그림에 대한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피사로는 또한 고약한 성격의 세잔을 묵묵히 지켜봐 주며 미술선생님의 역할을 해주었던 화가이기도 하다. 이 시기 고갱은 피사로의 소개로 세잔과 그의 작품을 만나게 되는데 이때 고갱은 세잔의 작품에서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 후 두 사람 사이에 교제가 계속된 것은 아니지만, 고갱 쪽에서는 예술가로서의 세잔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세잔의 그림을 몇 점 사 가지고 있던 고갱은 말년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생하면서도, 세잔의 정물화만은 팔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1976년 그는 마침내 인상주의 화가들과 함께 첫 전시를 하며 작가로서 입문하고 1983년에는 주식중개일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활동할 것을 선언하며 가족과의 관계가 점차 멀어지게 된다.

그는 문명의 손길이 닫지 않는 원시적 오지에서 작업하며 다른 화가들과는 구분되는 그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야심이 있었다. 고갱은 안락했던 삶과 가족을 뒤로하고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지상낙원이라 믿었던 타이티로 향했다. 밀림 속 깊숙히 들어가 오두막에 거처를 정한 고갱은 토착민들을 모델로 하여 신비스럽고 꿈 같은 느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상상을 그림속에 함께 반영시키는 것이 미술의 진정한 나아갈 방향이라 믿었다. 토착민들의 공예품의 영향으로 인체의 비례는 과장되거나 단순화되었고, 디자인적 요소와 과감한 색채를 사용했다. 디테일을 생략한 넓은 색면은 강렬한 색채들로 가득 채워졌다. 견고한 대상의 입체감, 윤곽선 등에서는 세잔의 영향도 어렴풋히 느낄 수가 있다. 독특한 그의 작품형태는 프리미티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훗날 마티스, 피카소등 많은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야수주의 큐비즘등 다양한 미술사조의 탄생에 씨앗이 된다.
<두 거장의 이야기는 다음주에 이어집니다.>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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