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인종차별의 진실…아프리카 유엔 대표단에 원숭이들이라 불러
주지사 시절 닉슨과의 전화통화 내용 공개돼
보스톤코리아  2019-08-01, 20:33:03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오랜 기간 감춰져 있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대화가 드러났다.

지난 2007~201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도서관박물관 관장직을 맡은 팀 나프탈리는 지난 30일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The Atlantic)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 유엔 대표단을 "원숭이"라고 불렀던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화 통화 테이프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레이건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있던 1971년 닉슨 당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아프리카 대표단을 "원숭이들"이라고 칭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면서 이들을 모욕하는 언사를 했다.

당시 유엔은 미국의 동맹국인 대만을 밀어내고 중국을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인정하는 표결을 했다. 해당 안이 통과되자 중국을 지지했던 탄자니아 대표단은 총회장에서 승리의 춤을 추며 이를 축하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 모습에 대해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원숭이들을 보는 건, 빌어먹을. 그들은 여전히 신발 신는 것을 불편해한다"고 비난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나프탈리에 따르면 보수의 아이콘이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열성 지지자였고, 유엔을 경멸해 미국이 당장 국제기구를 탈퇴하길 바랐었다.

또 다른 테이프에서 닉슨 전 대통령은 윌리엄 로저스 당시 국무장관에게 레이건 전 대통령과 했던 대화를 언급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레이건이 어제 나한테 전화를 했다. 오늘 아침까지 그와 얘기하진 않았는데, 그는 매우 격분해 있다"며 "그는 나한테 '저 식인종들(cannibals)이 펄쩍펄쩍 뛰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확실히 그건 꽤 기괴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로저스 전 장관은 "분명히 끔찍한 장면이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나프탈리는 두 전 대통령의 대화 테이프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해당 부분이 삭제된 채 2000년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2004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엔 이를 고수해야할 문제가 사라졌고 나프탈리는 지난해 테이프 전면 공개를 요청했다.

외신들은 특히 이 소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데 주목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가정 출신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 4명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발언했으며, 민주당 소속 흑인 중진의원 일라이자 커밍스(메릴랜드) 하원의원을 "잔인한 불량배"라고 부르는 등 유색 인종 의원들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인 볼티모어에 대해선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곳'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나프탈리는 테이프 공개 시기는 단순히 우연이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건 레이건 전 대통령만의 인종차별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종차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상기 시켜 준다. 그리고 잠재된 인종차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나프탈리는 닉슨 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였고 그의 인종에 관한 견해가 미국의 국내외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또 레이건 전 대통령은 테이프 이후 인종차별적 태도를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1970년대 인종 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펼쳤던 로디지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옹호했던 그의 행동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고 말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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