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저의 아들은 트랜스젠더입니다"
보스톤코리아  2018-10-29, 06:36:53 
지난 일요일 저녁,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한 달 전 스물세 살 생일을 보낸 아들이 화가 나 있다. “이게 말이 되요? 나의 존재를 없애려는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려는 게?”  아들은 그날 아침 트럼프 정부가 ‘젠더’의 법적 정의를 크게 제한할 계획이라고 전한 뉴욕 타임즈의 보도를 읽고 몹시 분노한 것이었다.  뉴욕 타임즈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개인의 성별을 출생 시 성기에 따라 정하고 이를 평생 바꿀 수 없도록 제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젠더에 대한 이같은 정의는 ‘트랜스젠더’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부가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규정하는 사람은 최소 140만 명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내가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고 정말 자랑스러워하는 우리 아들은 그 140만 명의 트랜스젠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우리 아들은 2010년 고등학교 9학년 때 커밍아웃을 했고, 벌써 6년 넘게 남자로 살고 있다. 결코 쉽고 간단하지 않은 여러 절차를 밟아 남자로 성별을 바꾼 후 이제는 어엿한 청년으로 잘 성장한 우리 아들.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과 연애에 대한 고민을 하며, 빨리 집에서 독립해 친구들과 살고 싶어하는 평범한 미주 한인 2세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시행되면, 우리 아들은 지금 남성으로 살고 있음에도 태생적으로 여성이었다는 이유 때문에 여자 화장실을 써야 하는 등 사회에서 평등한 대접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우리 아들뿐만 아니라, 단지 소수자이고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은 심화될 것이고, 결국 이들은 힘든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도 처음 우리 아들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알게 된 후 많이 혼란스러웠고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아들을 통해 성소수자 분들에 대해 더 알게 되면서, 이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누릴 권리가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런 뜻하지 않은 기사에 화가 나 있는 아들을 보며 기성 세대 부모로서 정말 부끄럽고 미안했다. 기운이 빠지면서 화가 났다. 실은 나도 같은 기사를 아침에 봤지만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하루 종일 생각 하지 않으려고 했다. 본인은 오죽할까?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아들을 위해, 그리고 다른 트랜스젠더들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용기와 각오를 다지려고 한다.

그 동안 메사추세츠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보호해 왔던 차별 금지법이 이번 11월 주민 선거의 안건으로 올랐다. 유권자들은 이 차별 금지법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투표하게 된다. 지난 2016년 메사추세츠에서 통과된 차별 금지법은 트랜스젠더 성소수자들에게 식당, 상점 및 병원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차별 받지 않고 본인의 안전, 사생활 및 존엄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어느 누구나 누려야 하는 똑같은 권리인 것이다. 그런데 이 법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여자들과 아이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다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는 반대자들로 인해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고 한다. 법이 발효된 이래 성소수자들이 법을 남용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은 한번도 없었다. 차별 금지법은 보스턴 이외의 많은 도시에서도 통과되어 10년 넘게 문제 없이 유지되어오고 있다.

나는 10월 27일 토요일에 성소수자 자녀를 둔 여러 동양계 부모님들과 보스턴에 가서, 동양인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 안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한 워크샵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요일에는 보스턴 차이나 타운의 유권자들을 한집, 한집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거리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로 인해 메사추세츠에서 차별 금지법이 폐기된다면 이를 계기로 다른 주에서도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을 핍박하는 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많기에, 여러 주에서 오신 동양계 그리고 한인 부모들과도 힘을 모아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당당히 말할 것이다. “사랑하는 저의 아들은 트랜스젠더입니다. 우리 아이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평등한 사회에서 살 권리가 있습니다. 매사추세츠의 차별 금지법을 보호하기 위하여 선거 날 3번에 꼭 찬성표를 던져 주십시오. 우리아이의 존재를 부정하지 말아 주십시오. 부탁합니다.”


Family Acceptance 워크샵 스케쥴

Dorchester
Saturday, October 27, 2018
10:00am-12 noon
Asian American Resource Workshop at VietAID in Dorchester
42 Charles St, Boston, MA 02122

Chinatown
Saturday, October 27, 2018
3:00 to 5:00 pm
Metropolitan Community Room at ACDC in Chinatown
38 Oak Street, Boston, MA 02111

This workshop is orgnaized by the National Queer Asian Pacific Islander Alliance (NQAPIA), Asian American Resource Workshop, Queer Asian and Pacific Islander Alliance, Chinese Progressive Association (CPA), and Freedom for All Massachusetts.


클라라 윤
클라라 윤은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아들의 어머니이다. 2012년, 뉴욕시 성소수자 부모모임 (PFLAG NYC)의 아시안 무지개 부모모임을 창립하여 아시아계 성소수자들과 가족들에게 문화적 맥락에 적절한 정보와 서포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뉴욕시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계 성소수자의 부모, 가족, 그리고 지지자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인 미주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 (KARP)을 공동창립하였다. 그 외에도 미국 내 각지와 일본, 한국에서 성소수자 용인과 평등권에 관련한 다양한 강연과 이벤트를 펼쳐 왔다. 이러한 공로로 2017 뉴욕시의회 프라이드 기념식에서 공로상을 받았으며 2015년 미주 아시아 태평양계 성소수자 연맹에서 수여하는 지역사회 리더상 (Community Catalyst Award) 을 수상했다. 또한 KoreanAmericanStory.org와 뉴욕시립대 티비 Asian American Life 등의 프로그램의 인터뷰를 통해 성소수자, 특히 한인/아시안계 성소수자들을 옹호하는 메세지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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