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세계화"에 한 걸음 나아가다.. 무용과 국악 축제
<공연 후기> 하트포드대학 하주용 교수
보스톤코리아  2019-10-03, 20:48:18 
보스톤에서 국악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9월 28일 일요일 오후 3시 NEC 조던홀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무용과 국악 축제” 란 주제로 전통국악과 첼로연주 그리고 발레가 만나 세계화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무대였다. 

한국 전통 민속음악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태백 명인(아쟁/목원대 교수)을 포함해 전통은 물론 현대음악을 함께 아우르는 이지영 명인 (가야금/서울대 교수), 임현빈(판소리), 원완철(대금/태평소), 김태영(장구)이 참여했다. 즉흥음악의 달인인 첼리스트 카리 유셀라(Kari Juusela) 그리고 보스톤 발레의 주역을 맡고 있는 한국인 발레리나 한서혜와 캐나다출신인 발레리노 존람(John Lam) 등 다양한 공연예술장르를 한 무대에서 감상 할 수 있었던 연주였다.

‘호적(태평소)과 사물놀이’ 연주로 막을 올린 이날 공연은 마치 호적이 팡파르의 울림을 연상시키듯 웅장하고 우아한 연주 무대를 암시했다. 이어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 임현빈의 공력 있는 소리와 김태영의 다양 무쌍한 고수장단, 그리고 카리 유셀라씨의 첼로연주와 만나 전통판소리에서 듣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목격하게 했다. 특히 유셀라씨는 첼로를 매개로 즉흥연주를 통해 ‘사운드 엠비언스’를 관객에게 선사함으로써 전통 판소리의 이야기의 묘사를 첼로의 특유한 음색과 연주기법을 사용해 음악적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수마이크를 이용하지 못했던 이유로 간혹 첼로소리가 판소리의 단어를 흐리게 했던 것이 옥의 티였다. 

이태백 명인의 ‘박종선류 아쟁산조’ 연주 또한 일품으로 꼽을 수 있었다. 산조(scattered melody)란 음악적 장르의 묘미는 즉흥성과 연주자 개개인의 독특한 음악적 표현성에 그 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연주되고 있는 산조는 이미 1960-70년대를 거친 옛 명인들에 의해 ‘정형화’된, 혹은 ‘보존’해야만 하는 음악으로 변했다. 이태백 명인은 이런 정형성을 넘어선 연주자임에 틀림없다. 박종선 류 가락을 올곧이 보존하는 동시에 연주 때마다 달라지는 이태백 명인만이 지닌 즉흥성이 돋보인다. 이 날 연주 또한 새로운 가락을 선보임으로써 박종선류를 이태백류로 탈 바꿈 시킨 새로운 경이로움을 엿보게 했다. 뒤이어 계속된 삼고무는 박찬희씨의 지도하에 통일된 연주를 보였으며 외국인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였다.  

2부는 민속 기악합주 시나위로 시작되어 각 악기의 고유의 멋을 즐길 수 있었으며 이어서 원완철씨의 대금 연주 ‘청성곡’이 원숙한 프레이즈와 꾸밈음의 처리로 이어졌다.
발레와 이지영의 가야금이 만난 작품이 당연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평가한다. 한서혜와 죤람의 듀엣 (Pas de deux)은 전통발레를 넘어 현대적 요소가 가미된 현대무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두 연주자는 이날 공연에서 고 황병기 명인의 대표작인 ‘침향무’를 음악으로 선택했다. 음악 자체에서 암시된 ‘무’를 염두한 안무로 동양적 침향의 향기를 연상하게 하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라 말할 수 있었다. 연주회는 남도잡가와 진도아리랑 등으로 끝맺었다. 

이날 공연은 국악이 더 이상 이민자의 애환을 달래주던 옛 음악이 아님을 강조한 연주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국악계는 ‘국제화’란 슬로건을 내걸고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전통을 주체로 담보한 긍정적 변화를 실행하고 있으며, 새로움을 찾는 오늘의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 또한 이러한 새로운 경향에 걸맞은 공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국악의 세계화에 한걸음 더 나아간 중요한 공연이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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