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내 아시안 인종차별, 대놓고 묻다
시민협회 주최 YLS서 인종차별문제 한인사회 공론화
BLM은 흑백만의 갈등, 즉 남의 일이 아닌 아시안 문제
이민초기 아시안 차별은 현재 흑인 등 차별과 닮은 꼴
보스톤코리아  2020-11-26, 14:32:19 
과거 미국사회에서 아시안 인종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포스터, 중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아시안에 대한 혐오를 담은 포스터다. 조세핀 김 하버드 교수가 14일 YLS에서 발표한 자료의 한 장면이다
과거 미국사회에서 아시안 인종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포스터, 중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아시안에 대한 혐오를 담은 포스터다. 조세핀 김 하버드 교수가 14일 YLS에서 발표한 자료의 한 장면이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의도적, 비의도적으로 인종차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왔던 한인사회가 본격적으로 아시안 인종차별과 흑인차별문제를 함께 거론해 주목받고 있다.  

시민협회가 14일 주최한 영리더십심포지움(YLS)에서 하버드대 조세핀 김 교육대학원 교수는 “아시안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인종차별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안은 소위 ‘모델 마이너리티’라는 꼬리표에 인종차별을 흑백갈등의 이중구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미국사회가 차별을 정당화하는 데도 남의 일인 것인 마냥 회색지대에 앉아 있었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김 교수는 BLM(흑인생명소중 운동)에 한인과 아시안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인종차별 개선의 혜택을 같이 나눌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아시안어메리칸 차별의 역사를 1850년 골드러시 때 남중국에서 모집해 온 이주 노동자들로부터 시작해 켜켜히 쌓인 아시안 인종차별의 역사를 들춰내며 현재의 흑인들과 남미인들 차별과 닮은 꼴임을 설명했다. 

미국인들은 금을 캐기 위해 저렴한 중국의 노동력을 사용했지만 같은 인간이 아닌 하등 인간으로서 아시안들을 대했다. 1954년 중국인들이 법정에서 백인에 반하는 증언을 금지시켰고, 중국인과 섞이는 게 싫은 학교에서는 중국인들만의 분리된 학교를 1857년에 만들었다. 1862년에는 중국인들에게 개인당 $2.4의 ‘경찰세’를 부과했다. 

1820년에 캘리포니아 노동력의 20%를 중국인들이 차지하자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며 중국인들의 압박했다. 의회에서는 페이지법안(Page law)을 제정해 중국, 일본, 윤락녀, 범죄자, 계약노동자의 입국을 금지시켰다. 김교수는 최근에 많이 듣던 이 말이 이미 1800년대에도 그대로 사용됐던 말이었다고 상기시켰다. 

이외에도 아시안들의 시내 경계선 안 거주를 금지하는가 하면 백인들과 결혼을 금지했다. 급기야는 중국인배제법(Chinese Exclusion Act, 1882)를 제정해 60년간 시민권 발급을 금지하고 이민을 제한했으며 “Chinese must go”란 정서를 폭발시켰다.

조세핀 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조세핀 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김 교수에 따르면 아시안의 차별은 현재의 흑인 및 남미인 차별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아시안들도 똑 같은 차별을 받고 있다. 김교수는 흑인생명소중(BLM)운동을 너무 방관하고 있다며 “아시안들은 이들과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웰대 김병국 교수는 “인종차별은 4-50년간 많이 개선되어 온 것이 아닌가. 비록 인종차별은 존재하지만 과연 없는 나라가 있는가”고 지적하고 “시민권 운동은 동등한 투표권이란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BLM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드러나 있지 않다. 이를 명확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작가이자 교육가인 스테파니 한 박사는 이 같은 지적에 “이를 너무 피상적 현상만 보고 있는 것이다. 아시안이 정말 노예가 되었거나 궁극적인 차별의 중심에 놓이지 않아서 BLM의 전체적 역사적 맥락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지 ‘경찰의 잔혹성에 반발’보다 훨씬 큰 미국 삶의 맥락 즉 서사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박사는 “많은 나라가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독일의 경우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교과과정과 교육구조를 바꾸는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역사와 사회운동은 거의 교육이 안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핀 김 교수는 “BLM에 공감 또는 감정이입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일제 36년 식민통치로 인해 지금도 커다란 한과 분노를 간직하고 있다. 흑인들은 400년 동안 노예, 비인간적 대우, 18대 동안 학교교육 금지 등 차별을 받았다. 40년의 10배에 해당하는 한과 분노란 점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새뮤얼현 시민협회 사무총장은 “경찰이 탄생한 것은 흑인들의 인권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남부에서는 노예 제도에 대해 전혀 교육시키지 않고 있다. “고 지적했다. 현 사무총장은 “비록 차별에 참여하지 않지만 흑인차별반대 운동에 거리를 두는 것은 결국은 우리 자신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이민자로서 이 같은 차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테파니 한 박사는 “우리 모두가 새로운 시작을 추구한 이민자들의 후예로서 미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이러한 서사적 맥락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누가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I’m from here, same as you”라고 말하고 “가족의 서사와 미국을 연결하고 사랑과 존경 그리고 친절함으로 살아갈 때 진정한 코리안 어메리칸 드림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 컨텐츠 인플루언서이면서 대학생이자 Z세대 영김씨는 “모델 마이노로티란 나쁜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우리가 남이 설정한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고 이를 기탄없이 표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협회가 주최한 영리더십시포지움(YLS)은 건강 문제로 퇴임한 이경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양미아 신임회장이 출범, 처음 실시된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현우 부총영사, 장진섭 옥타경제인협회장, 한미예술협회회장 김병국 교수, 노동완 과기협회장 , 김정선 서울대동창회장, 이강원 URI 교수 등은 물론 많은 2세들이 참여해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11월 14일 온라인으로 열린 시민협회 YLS 행사
11월 14일 온라인으로 열린 시민협회 YLS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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