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마지막 한인 식품점 '은혜식품' 문 닫아
보스톤코리아  2015-05-07, 21:56:28 
뉴햄프셔 샐럼 소재 은혜식품이 점포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현재 고객을 상대로 10%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세일이 마감되는 20일 은혜식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뉴햄프셔 샐럼 소재 은혜식품이 점포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현재 고객을 상대로 10%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세일이 마감되는 20일 은혜식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유다인 기자 =  뉴햄프셔의 마지막 남은 한인 식품점인 ‘은혜식품’이 오는 20일 문을 닫는다. 지난 2010년 폐업한 서울식품에 이어 11년간 자리를 지켜온 은혜식품이 폐업을 결정함에 따라 뉴햄프셔에서는 더 이상 한인 식품점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은혜식품의 최재경 사장은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꾸준히 상황이 어려웠다. 폐업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는데 막상 마음을 내려놓으니 감사하게 문을 닫을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

폐업을 결정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 아픈 사연은 비단 은혜식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0년 서울식품이 문을 닫으며 은혜식품을 뉴햄프셔의 마지막 한인 식품점으로 남겨놓았으며 이어 2013년 매사추세츠의 아시나요, 진미식품, 우리식품 등이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끝내 폐업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소규모 한인 식품점이 줄지어 문을 닫는 데에는 H마트 등의 대형 업체의 영향이 크다. 대형 식품점이 들어서면서 외곽에 사는 한인들은 굳이 작은 식품점에서 장을 볼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 최 사장이 말이다. 

최 사장은 “(H마트가 들어서기) 전부터 늘 힘들긴 했지만 대형 식품업체가 들어서고 나서 타격이 커진 건 사실”이라며 “예전에는 최소한 명절 때에는 굉장히 바빴는데 이제는 오히려 더 슬로우(slow)해졌다”고 전했다. “사실 나같아도 큰 식품점을 찾을 것 같다”며 애써 웃는 최 씨였다. 

“은혜식품 뿐 아니라 다른 작은 사업체들이 다 힘들다”라며 어렵사리 말문을 뗀 최 사장은 “성실하게 일하는 작은 가게들의 고생이 느껴진다”며 이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최 사장은 마지막으로 “은혜식품을 사랑해준 단골 손님들이 있어 지금까지 가게를 꾸려올 수 있었다”며 “작은 가게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폐업 소식을 전해들은 한 뉴햄프셔 거주 한인은 “은혜식품에 와서 장도 보고 신문도 픽업하는 낙으로 살았는데, 이제는 (다른 식품점에 가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운전해서 가야 한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박선우 뉴햄프셔 한인회장은 “씁쓸함을 넘어 상당히 안타깝다”며 “2006년 홍수로 (은혜식품이) 침수 피해를 입었을 때 한인회가 도움을 줬던 것을 계기로 때마다 한인회 행사에 도움을 주시곤 했다. 나름 각별한 인연이 있었는데 힘들게 문을 닫게 되어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dyoo9146@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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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1]
kandoo
2015.05.08, 10:01:55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많이 이용하지 못하는것에 죄송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문을 닫는다니
마음이 아프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 좋은일만 있으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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