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협상, 오바마에게 해가 될 수도
보스톤코리아  2011-08-05, 17:59:32 
지난 7월 공화당 의원들과 백악관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부채 상한 증액 협상 회의를 오바마 대통령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공화당 의원들과 백악관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부채 상한 증액 협상 회의를 오바마 대통령이 진행하고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정부 부채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재앙 직전에서 구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화당 측에 적지 않은 양보를 함으로써 상당한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AP가 분석했다.

뉴햄프셔 대학의 단테 스칼라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았다”며 “부채 협상을 통해 미국의 사상 첫 디폴트라는 재앙을 막았지만, 이 전투에서 그는 패배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분석의 가장 큰 이유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에게 항복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의 지지층이 등을 돌리게 했다는 것.

진보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말까지 부채 상한을 늘리고 사회보장 제도와 메디케어 예산을 지켜냈음에도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포기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자존심도 없이 타협하는 사람’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엠마뉴엘 클리버 민주당 하원 의원은 부채 협상을 두고 “사탕발림을 한 악마의 샌드위치”라고 표현했다.

이번 협상안은 정부 지출의 대폭 삭감을 주장했던 보수 성향의 의원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몇몇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협상안에 반대하고 나서 대선 캠페인 기간에 핵심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채 협상 과정에서 국정 장악력에도 타격을 받았다고 AP는 지적했다.

워싱턴 대학의 피터 카스터 교수는 “의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법률이 제정되도록 하는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이번 협상을 “미국인들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정작 승리의 퍼포먼스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상 이전까지만 해도 지금과는 정반대 이미지였다.

취임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8천억 달러가 넘는 경기 부양 조치를 취했고, 건강보험 개혁을 단행했으며 금융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 개혁을 밀어붙였다.

작년 초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당시 때도 오바마 대통령은 “강하고, 위축되지 않고, 겁이 없고, 권위 있으며 결단력이 강한 협상자”의 이미지였다고 카스터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공화당이 중간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고, 증세에 반대하는 티파티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는 흔들리게 된다.

이와 맞물려 오바마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지난 6월 초 50%에서 최근 40%까지 떨어졌다.

카스터 교수는 “지금부터 1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어떤 이미지가 자리를 잡느냐가 문제”라며 “이번 위기가 앞으로 대선까지 오바마 대통령에게 얼마나 해가 될지는 분명치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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