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탐방 118 : “아프리카를 흰 도복으로 물들였다” 조형구 사범
보스톤코리아  2011-11-14, 13:28:35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30여년 전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흰 도복으로 물들인 태권인이 있다. 대댐에 위치한 조 올림픽 태권도(Olympic Taekwondo)장의 조형구 사범이 바로 그 주인공.

도장에 들어서면 당시 펄펄 날던 그의 젊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양쪽 벽면에 걸려 있다. 78년부터 80년까지 국기원 시범단으로 발탁되어 활동하던 모습이다. 간만에 고수를 본 느낌이다.

13세 청소년 시절 태권도에 입문한 그는 왕성한 운동 기질이 넘치는 탓에 복싱도 시작, 선수권 대회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권도에 마음을 굳히고 체대를 졸업, 충암 중고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국기원 대표시범단에 발탁되었고 각종 국제 행사나 각국 방한 인사 앞에서 태권도를 선보였다. 88년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조 사범을 비롯한 국기원 대표시범단의 숨은 공로는 컸다.

어느날, 조 사범은 아프리카 니제르 로부터 태권도 사범을 초청하는 연락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자격시험에 응시, 합격해 82년 니제르로 떠났다. 이후 10년 간 니제리에 근무하며 대통령 경호실, 국립 경찰 학교, 사관학교에서 태권도를 가르쳤다. 당시 가라대와 주도 등이 이미 그들 사이에 교육되고 있었으나 조 사범의 태권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조 사범은 1년 간 심한 훈련을 강행했다. 니제르는 불어권 국가. 불어라고는 한 글자도 접해보지 않았던 조 사범은 손바닥에 필요한 단어를 적어 그것을 보며 훈련을 시켰다. 그러나 땀에 번져 지워져 버리기 일쑤. 종이에 적어 허리춤에 넣고 꺼내 보며 하기도 했으나 그 역시도 땀에 번져 버리는 난감함을 겪었다. 하지만 앞만 바라보고 간 그다. 해병대 출신의 기질을 발휘하며 시킨 훈련. 어느날 내무부 장관이 찾아와 너무 심한 과정은 자제해 주길 부탁했을 정도였다고.

니제르에 간 지 2년째 되는 날 그는 국가 경축일을 수개월 앞두고 태권도 시범단을 선발, 시범을 보이겠다고 제안해 허가를 받았다. 25명을 선발, 새벽 출근 전과 저녁 출근 후 그들을 훈련시켰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려면 고된 훈련이 필요했다. 또한 그들에게 시범을 보여야 했다.

행사일을 일주일 앞둔 어느날, 공중 회전 송판 격파술을 시범하던 중 송판을 들고 있던 훈련생의 실수로 착지에 실패한 조 사범. 무릎의 연골이 파괴돼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서도 밀고 나갔다. 행사 당일, 대통령 및 국가 각료들이 지켜보는 중에 25명의 니제리 시범단이 흰 도복에 태극기를 달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허락 받은 공연 시간은 15분이었지만 관중들의 열광 속에55분으로 연장됐다고.

그후 장차관급 각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된 그는85년 아프리카 재난 때 기금 모금 태권도 시범 공연을 개최했고 이후 매해 고아나 불구자들을 위해 모금행사를 통해 2만 여불 씩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당시 니제르에는 조 사범과 한국의 태권도가 인기가도를 달렸다는 것.

이후 국가 대표팀을 선발해 88올림픽에 출전, 4강까지 진출시켰던 그다. 조 사범은 “당시 니제르 선수들을 인솔해 서울에 온 것이 6년만이다. 가뜩이나 곱슬머리인 나를 택시 기사가 흑인 선수들과 구분을 못하더라”며 웃었다.

93년 도미, 미국인 성인들을 주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치던 그는 몇년 전, 자신이 니제르에 있을 당시 참모총장이 대통령에 취임해 자신을 초청했다며 흐믓함을 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 가면 아프리카에 태권도를 전파, 한국의 위상을 높인 경험담을 강연했다는 그. “태권도를 사랑하고 태권도로 인해, 태권도를 위해 산다”고 힘주어 말했다.

뒤로 벗어 넘긴 희끗한 머리에 흰 도복 차림에서 느껴지는 깔끔함. 각 띠별 태권도 커리큘럼을 갖고 있으며, 이곳에서 블랙벨트를 받게 되면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게 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올림픽 TKD(조형구)
130 Bridge st. Dedham Ma02026
781-326-9009

hc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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