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하버드 동상 주위로 세워져 있는 하버드 점령 시위대의 텐트들

하버드 야드 점령 시위 찬반 논란 가열

하버드 야드 폐쇄로 주민, 학생들 불만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하버드 점령 시위대가 하버드 야드에 텐트를 세운지 2주째가 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대결이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버드 점령 시위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편에서는 시위대가 하버드 야드를 떠나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하버드 야드를 폐쇄한 상태다. 하버드 야드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버드 대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는 학생증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하버드 야드를 관통해서 다니던 많은 캠브리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 하버드 대학생들도 하버드 야드를 지날 때마다 학생증을 꺼내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21일 저녁까지 하버드 점령 시위대를 지지하는 진정서는 644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 중에는 하버드 대학의 교수진도 60명 이상이 포함되어 있다.

하버드 점령 시위대가 하버드 야드를 떠나야 한다는 진정서에는 21일 저녁까지 717명이 서명했다. 하버드 점령 시위대가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하버드 대학생들과 캠브리지 주민들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신입생인 존 로는 프리 하버드(Free Harvard)라는 단체를 만들어 하버드 야드를 비워줄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로는 “우리는 하버드 점령 시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 목적을 인정하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 다만 시위가 이루어지는 방법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다”라며 텐트를 다른 곳으로 옮겨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버드 점령 시위대를 지지하면서 하버드 야드에 대한 통행 제한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교수들도 있다. 최소한 2명 이상의 하버드 교수가 하버드 총장에게 이와 관련한 서한을 보냈다고 보스톤 글로브가 보도했다.

하버드 법학 대학의 던칸 케네디 교수는 하버드 총장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국토안보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것인가”라며 “이미 안전은 충분히 보장 되어 있다. 하버드 야드를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버드 신학 대학의 프란시스 클루니 교수도 “사실 하버드 야드에 누구나 텐트를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이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안전이 문제라면 하버드 야드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다시 하버드 야드의 게이트를 열어주길 바란다”는 서한을 하버드 총장에게 보냈다.

하버드 대학교의 케빈 갤빈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하버드 대학교는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동시에 하버드 야드에서의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하버드 야드는 근본적으로 거주 지역이다. 일반인에게 열려 있는 공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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