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기고 > 그리스를 다녀와서
보스톤코리아  2012-02-27, 14:05:19 
고대 그리스는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나라이다. 올림픽의 나라, 민주주의를 처음으로 실천한 나라, 희랍신화의 나라다.

크게는 서양 문명의 근간을 이루고 있어서 3,000 년 전부터 1.000년 동안 이루어 놓은 그들의 업적은 지금까지도 수 많은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훌륭한 건축가, 조각가, 철학자, 역사가, 문학가를 배출해 내었다. 한 예로 피타고라스는 직각삼각형의 원리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있다. 피타고라스는 그당시에 벌써 서양 음악의 기본인 칠음계를 발전시켰다.

서양 음악이 "도레미파솔라시"의 칠음계를 기초로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아프리카와 같이 "궁상각치우"의 오음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서 칠음계는 피아노의 흰 건반에 해당하고 오음계는 다섯개의 검은 건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민요인 "아리랑" 이나 흑인영가인 "Amazing Grace" 같은 곡들은 검은 건반 만으로도 칠 수가 있다.

그리스는 오랜동안 터키에 복종되었었고 현재는 부채가 많아져 허덕이고 있지만 고대 그리스는 문명 될만큼 문명되었고 찬란한 문화를 로마에 계승하여 현재까지 이어 왔기에 죽기 전에 한번은 꼭 찾아 보아야 하겠다고 벼르던 나라이다.

파르테논 신전
고금 동서를 통해 건축물의 정수로 알려저 있는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에서 두번째로 높은 언덕 아크로폴리스에 자리잡고 있다. 동정녀 아테나 (Partenos Athena) 여신을 모시기 위해 2,400 여년 전에 대리석으로 축조되었다. 신전 안에는 상아와 금으로 장식한 높이가 12m 되는 아테나 여신 조각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다.

신전의 정면은 폭과 높이가 황금비례로 되어 있다. 황금비례는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비례라고 하는데 요지음에 나오는 TV의 폭과 높이와의 비례와 비슷하다. 그래서 신전의 정면을 사진으로 찍어 TV로 보면 신전이 TV 화면의 위, 아래, 옆으로 꽉 찬다. 신전의 바닥은 앞에서 보나 옆에서 보나 직선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운데가 조금 높은 곡선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긴 직선을 보면 곡선으로 보인다는 시차를 없애려는 뜻도 있었겠고 비가오면 고이지 말고 밖으로 흘러 가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처음에는 여신을 모시는 신전으로, 또 나라 돈을 저장하던 금고로 쓰이다가 로마 통치 하에서는 가톨릭 성당으로, 터키 통치하에서는 이슬람교의 모스크로 쓰였는데, 전시에 탄약고로 남용되던 중 폭탄을 맞아 아깝게도 거의 파괴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터키 주재 영국 대사인 엘긴 백작이 터키 정부의 허락을 받고 그나마 신전에 붙어 있던 대리석 조각품을 많이 뜯어내어 본국으로 가지고 갔다. 그래서 지금은 기둥만 남아 있는데 비록 옛날의 위용을 들어내고는 있지만 애석하기가 끝이 없다.

엘긴 백작이 가지고 간 조각들은 건물의 장식용이라기 보다는 그 자체가 불후의 조각품들로서 엘긴대리석(Elgin Marbles)이라고 불리우는데 현재 영국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오래 전부터 그리스 정부는 이 조각품들을 돌려 달라고 했지만 영국박물관에서는 다섯 가지 이유로 돌려 주지 않고 있다. 첫째, 법적으로 소유권이 우리에게 있다. 둘째, 산성비와 오염공기로 손상되었을 것을 우리가 잘 보존해 왔다. 셋째, 이것은 그리스 만의 유산이 아니라 세계 인류의 유산이다. 넷째, 누구나 무료로 관람하고 있다. 다섯째, 그리스에는 보관할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그리스에서는 최신형의 박물관을 몇년 전에 개관하였지만 그 조각품들의 석고 모형만 전시하는 형편이다.

요지음에는 외국에 나가있던 문화재들이 종종 본국으로 돌아오곤 한다. 3세기경에 터키에서 발굴된 헤라클레스의 대리석 전신상이 한 예이다. 두 동강이가 난 이 대리석상의 하반신은 터키에 남아 있었지만 상반신은 어쩌다가 보스톤 박물관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여러해 동안의 협상끝에 보스턴 박물관이 작년에 상반신을 터키로 돌려 보내 주었다.

우리 나라 문화재도 외국으로 많이 유출되어 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도 일본 덴리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안견은 조선왕조의 최대 거장으로 신라의 솔거, 고려의 이령과 함께 삼대 화가로 알려젔거니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 안평 대군이 꿈에서 거닐던 도원을 화폭에 옮겨놓았다. 이 그림 옆에 안평 대군이 몸소 서문을 썼고 정인지, 김종서, 박팽년, 성삼문, 신숙주 등 21명이 차례로 시문을 짓고 써서 그야말로 시, 서, 화 삼절의 경지를 구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높이가 40cm 이고 길이가 20m 인 긴 두루마리이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다섯 번이나 찾아가서야 겨우 빌려와서 1986년에 국내전시를 할 수 있었다. 2009년에 한번 더 잠시 방한했다고 한다.

몇년 전부터 그리스와 영국간에 진지한 협상이 다시 시작되어 많은 진전을 보고 있어서 엘긴 대리석이 머지 않아 그리스로 돌아 오리라고 하는데 몽유도원도도 본국으로 돌아와야 마땅 하겠다.

장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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