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 나아지지 않는다” 체감경기 장기화 우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미국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3%대, 실업률은 6%대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보스톤 지역 한인업소들의 체감 경기는 새해 시작부터 불안하기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세탁소, 식당 등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은 “경기가 좀체 나아지질 않는다”는 푸념을 쏟아냈다.

지난 수년간의 경기침체 영향 가운데 달러화 약세로 한국 물품을 수입하는 한국마켓 등의 물건 값이 알게 모르게 인상되었고, 그에 고유가로 인한 운송비 인상이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상당수 한인 업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용카드 단말기 관리사인 UMS의 이선호 대표에 의하면 뉴잉글랜드 지역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보스톤코리아 업소록에 등재된 업소 40~50 군데 중 반수 가량은 고전중이거나 폐업 위기에 처해 있을 정도다.

이 대표는 “젊은 유학생층이 많이 몰리는 올스톤이나 하버드 스퀘어에 위치한 한인식당들은 그나마 현상유지 되거나 그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비교적 규모가 되는 식당들은 왠만큼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크게 호경기는 아닌 편”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규모만으로 사업의 성패를 가릴 때는 지났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 부동산의 제이슨 전 에이전트는 “한인업체들도 특화된 자기만의 사업 아이템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올스톤에 오픈한 서울설렁탕이나 가주순두부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가주순두부는 2년 간 승승장구한 끝에 지난해 말 하버드 스퀘어에 또하나 분점을 냈을 정도로 보스톤 틈새 시장을 잘 공략했다.

한편, 한인들의 상당수가 종사하고 있는 세탁업소는 가장 경기가 침체돼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주인 관리하에 프레스 기계를 갖춘 대형 세탁소들은 왠만큼 현상유지를 해나가고 있지만, 소규모 드랍 스토어들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비스면에서 대형 세탁소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말이다.

브루클라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하루종일 손님이 한명도 오지 않는 날도 있다”고 털어놨을 정도.

한인마켓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H마트가 벌링턴에 입점한 이후 고군분투해 왔던 캠브리지의 한아름마트는 수개월 전 문을 닫았다. H 마트는 한두 달 내 캠브리지에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직접적 영향권 내에 드는
한인 마트는 고전이 예상된다.

이같은 체감 경기와 관련해 식당업계 한 업주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메뉴개발에 신경을 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하버드 스퀘어 본촌의 정진수 공동대표는 “전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좋은 재료와 정성이 맛을 좌우하는 진리대로 한인식당 모두 정진한다면 성장이 가능하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최근 매사추세츠 주로 몰려들고 있는 네일 살롱은 비교적 체감경기가 한인 식당이나 세탁소처럼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들 업소 역시 규모가 크고 서비스의 질이 우수한 곳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소규모 업소는 전전긍긍하는 수준이라는 게 UMS 이선호 대표의 말이다.

한편, 지난해 속속 보스톤 지역에 입성한 프랜차이즈점들은 발판 굳히기에 열중이다.
임시로 우번에 자리했던 우기아트는 편리하고 위치 좋은 스튜디오 자리를 물색하던 끝에 지난 주 렉싱턴으로 자리잡아 이전했고, 벌링턴에 오픈한 재능교육 JEI Learning Center는 꾸준히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hckim@bostonkorea.com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