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박사학위 저소득자들 불안한 삶 "일자리가 없다"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수많은 박사학위자 배출, 미래 불투명
정 교수직은 거의 희박, 학위 취득자의 20% 이하만 정규직
보스톤코리아  2024-05-23, 17:35:34 
저소득 대학교수, 어울리지 않은 단어조합이 보스톤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다. 많은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비상근 교수직으로 학교를 오가며 일하지만 대부분은 저소득이며 제대로 된 건강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대학교수, 어울리지 않은 단어조합이 보스톤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다. 많은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비상근 교수직으로 학교를 오가며 일하지만 대부분은 저소득이며 제대로 된 건강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미국내 최고 고학력자들이 거주하는 매사추세츠에서 수많은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정교수직 등 정규직 일자리를 내다보며 저소득 일자리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스톤 글로브가 보도했다. 

대학원에서 4에서 7년을 공부한 후 취득한 박사학위 소지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으며, 대부분 언제든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비상근직 교수(adjunct professor, 시간강사)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학 정교수로 가는 길은 더욱 험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취업을 돕는회사 비욘드더프로패서리에이트(Beyond the Professoriate)의 설립자인 매런 우드씨는 정규직 교수 자리는 거의 찾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07년에서 2022년까지 철학 전공의 교수직 채용은 50%가량 줄었으며 영어 전공의 경우 60%가 줄었다. 

과거 밀레니얼들 입학 때에는 밀려드는 학생들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들은 급격히 교수를 증원했지만, 대학 등록자들이 급감하며 채용을 동결하는 추세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하버드와 보스톤칼리지에서 이용하고 있는 회사의 CEO 매런 우드는 “채용을 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박사 인력들은 정규 교수직을 찾는 동안 비상근 교수직(시간 강사)으로 알하게 된다.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는 비상근 교수나 정규직 교수가 별차이가 없다. 이들은 박사학위(PhD)를 가졌고 학생들은 이들은 “교수님”이라고 호칭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세상의 끝과 끝처럼 간격이 크다. 비상근 교수직은 건강보험을 제공받지 못하며 한 강의마다 $3,000에서 $7,000을 받으며 한 대학에서 다른 대학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미 교육자연합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약 30%의 비상근 교수들은 1년당 $25,000이하를 연봉을 받는다. 또 다른 30%는 $25,000에서 $50,000 소득을 올린다. 그런 가운데 지난 몇십년간 비상근직은 정교수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교수 채용이 거의 없는 곳은 사회과학, 인문학, 그리고 생물학을 비롯한 일부 자연과학관련 전공이다. 리차드 라슨 MIT 데이터, 시스템, 그리고 사회과 교수는 많은 교수들은 일생에 거쳐 수많은 박사학위 학생들을 배출해 내며 이들 중의 일부는 교수가 된다고 지적했다. 

현실 세계에서는 박사학위 학생들 중에서 20% 미만이 정규교수직을 갖게 된다. 화공과 및 컴퓨터 사이언스는 쉽게 일반 회사에 취직이 되기도 한다. 

텁스대학에서 영문학 PhD 학위를 받은 크리스티나 애이킨스씨는 시간 강사로서 생활을 이어 가보려고 했다. 1년 반동안 4-5개 강의를 3곳의 대학에서 맡고 있으며 이는 매우 힘들지만 아주 일반적인 비상근 교수들의 일상이다. 

에이킨스씨는 특히 인문학계의 박사학위 과정의 학생들은 매우 불안정한 직업을 가져야 하는 실제적인 위협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같은 처참한 상황이 자신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그들이 누구보다 뛰어나다 생각해서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현실에 대한 부정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안정한 직업의 위협은 너무 크다. 매사추세츠주는 가장 대졸자가 많은 주임과 동시에 가장 대학원 졸업자가 많은 주이기도 하다. 많은 고학력자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는 반면, 이보다 훨씬 많은 고학력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 더구나 보스톤 지역의 높은 주택 비용은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교수직이 이처럼 휘박한 상황에서도 각 대학들은 박사학위 학생을 입학시켜 계속 학위를 양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학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대학원생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대학원 생들은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깊게 공부해 왔기 때문에 전공분야의 아주 깊숙한 내용을 사사할 수 있다. 교수들은 자신들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대학원 교육이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 여긴다. 대학은 박사학위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향후 어떤 커리어를 갖게 되는 것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 

또한 대학들은 재정적인 이유로 대학원생을 계속 받아들인다. 대학들은 대학원생들의 싼 노동력을 이용해 운영한다. 최근 BU 대학원생들의 파업은 이들이 상당수 강의를 맡고 있거나, 실험실에서 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때론 실제 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의 사업모델은 많은 저렴한 연구 노동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도, 강의실에도 대학원생들과 비상근 교수 모두에게 나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안 코빈 씨는 지난 15년간 박사학위 학생, 박사후과정, 비상근교수 직을 지내왔다. 최근 하버드 의대 생명과학 윤리센터에서 정규연구원으로 채용되면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치과보험을 갖게 됐다. 

보스톤칼리지에서 철학박사학위 받은 그는 브리감앤위민스 박사후 과정으로 일했었다. 그는 최근까지 1년에 $50,000정도를 벌었다. 자녀가 있는 그는 따라서 밤에는 늘 야간 강의를 맡았으며 가장 빠른시간에 논문을 쓰곤했다. 또한 주어진 일은 무엇이든 했다. 불안정한 삶을 이어간 끝에 마침내 안정적인 삶의 범주에 합류한 것이다. 

에이킨스 씨는 정규직을 잡는 것이 꼭 성공의 지표는 아니라고 말했다. 비록 현재는 저소득으로 일하고 있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졸업식날 친구들과 법대를 지원해야하나 고민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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