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보스톤코리아  2022-04-11, 11:23:59 
화랑도의 풍월주와 낭정郎政은 3파가 경쟁과 조화를 이루면서 차지하였다. 3파란 진골정통파와 대원신통파와 가야파를 말한다. 신라에는 왕비가 진골정통파와 대원신통파에서만 나올 수 있었고, 그들은 서로 왕비를 배출하기 위해 경쟁하였다. 진골정통파의 시조는 옥모부인인데, 제11대 조분왕의 어머니이자 소문국 왕녀이다. 진골정통파는 옥모를 조祖로 하여 모계로 내려온 인통姻統이다. 아들은 한 대에 한해 어머니의 인통을 물려 받는다. 그래서 부자간에도 인통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대원신통은 고구려 여인 보미를 조祖로 하여 역시 모계로 이어진 인통인데 진골정통에 비해 남겨진 기록이 넉넉하지 못하다.377)  이 또한 아들은 한 대만 어머니의 인통을 따른다. 그리고 가야파는 물론 어머니가 가야인인 풍월주이지만, 김유신이나 김흠순과 같이 조상이 가야인인 경우도 가야파로 분류 되기도 한다. 또한 김염장과 같이 가야파 낭두들의 부인이나 딸들을 다수 후처첩로 두어 가야파 낭두들에게 특혜를 베풀어 그들이 낭정郎政을 장악하고 있을 때의 풍월주도 가야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32명의 풍월주가 화랑도의 수장으로 화랑을 이끌었는데, 그들의 파맥派脈/인맥姻脈을 보면 풍월주의 숫자는 진골정통이 많았지만, 후대로 이어지면서 가야파 낭두들의 득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풍월주들의 파맥을 보면 다음과 같다. 
1세 풍월주 위화랑은 어머니가 벽아부인이기에 파맥이 없다. 500년 경 소지왕이 날이군(현 경북 영주)으로 순시를 나갔을 때 그곳의 지방관인 파로(섬신공인지는 분명하지 않다)의 부인 벽아와 딸 벽화를 데리고 와 후궁으로 삼았다. 위화랑의 부모는 섬신공과 벽아이다.
2세 풍월주 미진부의 어머니는 삼엽궁주인데, 삼엽의 어머니가 벽화이기에 파맥이 없다. 삼엽의 아버지는 법흥왕이다. 
3세 풍월주 모랑은 어머니가 보과공주이다. 보과는 백제 동성왕의 딸이기에 파맥이 없다. 모랑의 아버지는  법흥왕이다.
4세 풍월주 이화랑의 어머니는 준실부인으로 파맥이 없다. 준실의 부모는 이흔과 준명이고, 준명의 부모는 제20대 자비왕과 미사흔의 딸(왕후)이다.
5세 풍월주 사다함의 어머니는 금진낭주로 대원신통파이다. 금진의 부모는 위화랑과 오도이다. 사다함의 아버지는 구리지이며 그의 부모는 비량과 벽화이다.
6세 풍월주 세종은 어머니가 지소태후이기에 진골정통파이다. 세종의 아버지는 태종 이사부이다.
그리고 원화 미실은 묘도의 딸이기에 대원신통파이다. 원화제도가 부활되지는 않았지만, 미실은 당시 왕인 진흥왕의 총애를 받아 후궁(새주, 전주)으로 있으면서 화랑을 이끌었다. 미실의 남편 세종은 변방의 전장에서 많은 공을 세우며 영토를 확장하였다.
7세 풍월주 설원랑의 어머니는 금진이기에 대원신통파에 속한다. 설원랑은 사다함의 이부동복 아우이다. 설원랑의 아버지 설성은 사다함의 아버지인 구리지의 용양신이었는데, 구리지가 554년 관산성 전투에서 전사하자, 설성과 금진이 결혼하여 설원랑을 낳았다.
8세 풍월주 문노는 어머니가 가야에서 온 문화공주이기에 가야파이다. 문화공주는 가야 북국왕 찬실의 딸로, 가야와의 외교에세 큰 공을 세운 호조의 첩으로 신라에 왔다. 그러다가 호조의 아들 비조부와 사통하여 문노를 낳았다.

377) 진골정통파의 종宗은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태후이고, 대원신통파의 종宗은 진흥왕의 정비인 사도왕후이다. 결국 진골정통파인 진흥왕은 대원신통파인 사도를 비로 맞이하여 3남4녀의 자녀들을 낳았는데 그들 모두 대원신통파이다. 아들은 장남 동륜銅輪태자와 차남 금륜金輪(또는 사륜, 제25대 진지왕)과 삼남 구륜仇輪이며, 딸은 월륜月輪공주와 아양阿陽공주와 태양太陽공주와 은륜銀輪공주를 낳았다. 넷 딸의 딸과 외손녀 등 모계로 이어지는 여인들은 모두 대원신통파이다.
한편 대원신통파의 모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한 군데 나온다. 
제21대 소지왕(비처왕)의 왕후는 진골정통파인 선혜이다. 그들 사이에서 보도가 태어났고, 보도는 제23대 법흥왕의 비가 되어 지소를 낳았다. 즉, 선혜와 보도와 지소는 진골정통파이다. 그런데 선혜에게는 또 다른 딸 오도가 있다. 오도의 아버지는 소지왕이 아니고 중僧 묘심이다. 삼국유사(기이 제1 사금갑조)에 그 내용이 자세하게 실려 있다. 다만 왕후와 중이 사통하였기에 둘 모두 처형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중의 이름이 묘심이며, 왕후 선혜는 처형되지 않았다. 
그들 사이에서 딸 오도가 태어났다. 오도는 1세 풍월주인 위화랑과 함께 딸 옥진과 금진을 낳았다. 옥진은 박영실과 결혼하여 딸 묘도(미실의 어머니), 사도(진흥왕의 정비, 제25대 진지왕의 어머니), 흥도를 낳았다. 여기서 진골정통파인 선혜가 묘심과 낳은 딸, 오도의 모계 후손들은 모두 대원신통파이다.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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