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호모 사커스
보스톤코리아  2024-03-11, 11:41:14 
너 자신을 알라(Nosce te ipsum). 소크라테스의 말인 걸로 배웠다. 시작이 반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어릴적 부터 들었던 말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모두 라틴어속담이라 하던가. 

호모 사피엔스. 몇해전 유행했던 책제목이기도 하다. 라틴어 일텐데, 번역한다면 생각하는 인간이라 한다. 책에는 인간이 수다를 즐긴다는 대목도 나온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언어가 가진  특이성이라 했고 말그대로 뒷담화 인게다. 수다는 전설과 신화와 소문을 만들고, 전달하며, 정보를 확산시킨다는 거다. 

정보의 확산. 옛날 같으면 우물가 아낙들 일수 있겠다. 장터 남정네들의 국밥집일 수도 있다.  요즈음이야 카톡일텐데, 소문이 번지는 건 번개처럼 빠르다. 호모 루모스(Homo Rumore)이고, 소문내는 인간인 게다. 수다와 소문과 정보는 구별이 쉬운건 아니다.

인간에겐 협동도 필요하다. 협동이라. 호모 콜라보라투스(Homo Colaboratus/ Homo Cooperativu, 협동/협력하는 인간)이라 할수 있겠다. 협동은 깻잎장아치를 먹을 적에도 절실하다. 깻잎 장아치에는 밥 반찬으론 일품인데 이걸 먹으려면 만만치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깻잎은 겹겹히 뭉쳐 간장에 절여 놨기에, 한장만 떼내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누군가 한장 잡아만 준다면, 한결 쉬워 진다. 협동이 간절하다는 말이다. 

한국 연속극에서도 나온다. 연인들이 밥먹는 장면인데, 깻잎 한장에 땀을 흘리는 거다. 상대방이야 안타까움이 일어날테고,  호모 미저라티오(Homo Miseratio)이다. 장아찌는 간장에 절여놨기에 두장이라면 짜긴 짜다.

한국에선 호모 사커스(Homo Soccers, 축구하는 인간)이란 말이 그럴듯 할 수도 있겠다. 몇주전 한국축구 국가대표 선수들간에 다툼이 있었다 했다. 축구에서야 호모콜라보라투스(협동)가 절실할테지만, 문제가 자못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한국인의 축구사랑은 유난스럽다. 

나한테는 요즈음 호모 나란(Homo Narane) 이다. 이야기 하는 인간이란 뜻이고 입이 근질거려 서리. 이 졸문도 입이 구진해서 주절거렸다. 우물가의 아낙들 처럼 말이다.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히브리서 13: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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