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와 불법 이민자를 구분 못하는 주지사 후보
보스톤코리아  2010-09-20, 16:05:45 
편/집/국/에/서 :

제 코가 석자. 즉 눈 앞에 놓인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말이다. 일의 선후과정에 있어서는 눈 앞에 놓인 일을 가장 빨리 처리해야 하지만 장기적 안목 없이 눈 앞에 일에만 급급하다면 ‘근시안’이라 불릴 수 밖에 없다.
최근 한인사회는 이전에 비해 지역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화요일이 예비선거였지만 화제거리 하나 없이 지났다. 우선 코앞에 닥친 냉혹한 불황을 견뎌내기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분투하기에 바쁜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 이번 선거에 출마한 주지사, 주장관, 재무장관, 감사 후보 이름은 알고 있나 자신에게 물어보라.

아프리카엔 쥐덫에 관한 우화가 있다. 한 농장에 쥐덫이 놓였다. 위기감을 느낀 쥐는 소와 염소, 닭에게 힘을 합쳐 덫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소, 염소 그리고 닭은 즉각 거절했다. 별 상관없는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며칠 후 쥐덫에 독사가 걸렸다. 농부는 독사를 쥐덫에서 빼려다 독사에게 물렸다. 즉시 독을 해독하기 위해 닭을 잡아 그 피를 발랐다. 그러나 주인이 아파 일을 못하게 되자 염소를 잡아 식구들이 끼니를 때웠다. 이후 주인이 사망하자 결국 소를 잡아 장사를 치뤘다. 남의 일이라도 쉽게 등을 돌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파키스탄에 대형 홍수로 2천1백만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파키스탄 국토의 5분의 1이 침수된 이번 홍수는 2004년 인도양 쓰나미, 2005년 인도 캐시미어 지진, 그리고 최근 아이티 지진의 희생자를 합친 숫자보다 많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생애 최악의 참사라며 4억 6천만불의 유엔 지원금을 요청했다. 그러나 약 절반의 지원만 실현됐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은 냉담하기만 한다.

미국인들은 파키스탄에 홍수가 났는지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미국 언론의 보도도 미약하기 그지 없다.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홍수로 면화 농장이 크게 타격을 입어 곧 청바지 등 면으로 된 옷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알려졌다. 멀리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 파급효과가 우리의 지갑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추후 다른 파급효과는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최근 주지사 공화당 후보로 나선 찰리 베이커의 이민자에 대한 발언이 화제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베이커 후보는 자신의 말을 신중히 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시민권자 이외의 사람들은 MA주의 각종 정부혜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30만 MA주 영주권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추후 그의 보좌관은 영주권자도 포함된다고 베이커 후보의 말을 정정했다. 그러나 그는 보수적인 미국인들에게 유세할 때 이민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14일 매사추세츠 주 제 10지역구 미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제프리 D 페리 씨가 당선됐다. 전직 경찰관인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는 것은 그가 연초에 예산안 심의 때 영주권자들의 정부 혜택 접근을 제한하는 개정안을 상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보스톤 글로브 칼럼니스트 이본 아브레함에 따르면 페리 후보는 플리머쓰 플렌테이션에서 열린 예비선거 당선축하 연설에서 이민에 대해서 강경조치를 취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되찾아 오겠다(take our country back)고 밝혔다. 플렌테이션은 미국의 최초 이민자(청교도)들이 미국의 인디언(미국인)들의 도움으로 살다 그들이 배를 타고 가져온 전염병으로 지역의 모든 인디언의 씨를 말린 장소이기도 하다. 누구의 나라를 되찾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페리에 이어 단상에 오른 베이커는 자신이 당선되면 취임 첫날 5가지 주지사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 약속했다. 보스톤 헤럴드에 따르면 찰리 베이커는 이 자리에서‘정부혜택은 반드시 합법적인 시민권자’에게만 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같은 발언을 기자들이 재차 확인하자 대변인은 즉시 이를 수정했다.
매사추세츠 주 난민 및 이민연합(MIRA)의 이바 밀로나 대표는 이본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서류미비자들과 합법적인 이민자들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은 정말 충격”이라고 밝혔다.

베이커는 14일 주지사 선거 라디오 후보토론에서도 누구든지 정부에 의존하려면 ‘매사추세츠 거주자이며 시민권자’여야 한다고 재삼 강조했다. 하지만 대변인은 또 다시 영주권자를 포함한 것이라고 이를 수정했다. 찰리 베이커 후보는 영주권자(Legal Residents)와 시민권자(Legal Citizen) 그리고 불법이민자들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구분하고 싶지 않을 것일까.

베이커 후보는 과거 미트 롬니 주지사가 시행하려 했던 주 경찰의 이민자 단속을 적극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패트릭 현 주지사가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취소시킨 롬니의 행정명령이었다. 물론 이번 5가지 행정명령에는 이민자 단속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그의 취임 후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다.
찰리 베이커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인 시민권자들도 있다. 또는 일에 바빠 투표하지 않은 한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베이커 후보가 당선되면 이중에는 주 경찰의 이민자 단속에 걸려 고초를 치르는 사람도 분명히 생길 수 있다. 지금의 ‘근시안’적 선택을 그 때 후회할 것이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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