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대선 출마 독촉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저서 발간으로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19일 발간한 저서 ‘안철수의 생각’(김영사)를 통해 “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일을 해나가겠다”고 밝혔고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정치적 현안에 대한 안철수 교수의 입장을 대담 형식으로 담은 이 저서에서 정치권 참여를 고민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평소 화법대로 명시적으로 향후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자신을 야권 인사로 위치시키면서 야권의 4•11 총선 패배로 정치 참여가 불가피해졌음을 강조했다.

안 원장은 `예상치 않게 4ㆍ11 총선이 야권 패배로 귀결되며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다`며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안 원장은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며 자신이 전 세대를 이끌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하는 시대에 (정치권에서의)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오히려 다행 아니냐`며 `정치인으로서 경험은 없지만 긴 기간 동안 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해왔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신했다.

이어 안 원장은 40대에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맡아 60ㆍ70대 이사들과 토론하고 합의한 경험, 청춘콘서트에서 20ㆍ30대와 교감했던 점을 들며 `여러 세대 간, 분야 간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공약집을 연상시킬 정도로 분야별 정책 청사진도 담았다. 최우선 과제로는 정의롭고 공정한 복지 국가와 한반도 평화 정책을 꼽았다. 정책 대안으로는 우선 일자리와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했고, 경제민주화, 재벌 폐해 최소화, 고위공직자 수사처 신설 등을 제시했다.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개성공단 같은 경제협력 모델의 확대도 제안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드러냈다. 정부 여당은 4대강과 친재벌 등 정책에 문제가 많았고, 민주당은 과거 10년의 집권기간 동안 국민에게 실망을 줬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민감한 이슈들을 저서에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그의 발언과 행보는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안 원장은 저서 출간을 시작으로 대외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내 생각을 보다 많은 분들께 구체적으로 들려드리고 많은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계획”이라면서 “책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의 한계가 있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도 많지만 장차 다양한 자리를 통해 채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다음주쯤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을 알리고 이야 기를 들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의 저서’안철수의 생각’은 인터넷 서점에 등록되자마자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 속도대로라면 하루 판매량이 기존 최대치였던 애플 전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 '스티브 잡스'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게 출판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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