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우리 회장님 어디 계십니까?”
보스톤코리아  2012-10-29, 11:06:48 
한인회장 입후보자 없는 한인사회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보스톤 지역 한인들을 위해 흔쾌히 나서서 의욕적으로 봉사하겠다는 리더가 없다.

38대 뉴잉글랜드한인회장 선거관리 위원회(이하 선관위)의 김영기 위원장은 “22일 월요일에 마감된 38대 뉴잉글랜드 한인회장 입후보자 등록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주에 선관위 전체 회의를 열고 이러한 사안에 대해 토의를 거친 후 이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해산되고 38대 한인회장 선출은 이제 이사회 권한으로 넘어간다. 이사회에서 특정 당사자를 추대하고, 그 당사자가 수락하면 승인 과정을 거친 후 총회에서 의결한다.

현재 37대 유한선 한인회장의 임기가 연말에 마감되므로 한인들이 많이 모이는 한인회 연말파티에서 총회를 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인회는 최근 34대와 36대, 37대 회장 선거 시에도 입후보자가 없는 난항을 겪였다. 34대는 당시 33대를 맡고 있던 조영태 회장이 연임을 수락했고, 36대는 이사회에서 추대한 7명의 후보들 중 유일하게 수락한 유한선 현 회장이 맡았으며, 37대는 유 회장이 연임을 수락해 이어왔다.

이처럼 한인회는 근 몇 년 사이에 네 차례에 걸쳐 입후보자가 없는 상황을 맞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물론 한인회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일이 최근에서야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 김문소 전시민협회장의 말이다.

이에 대해 지역적으로 유학생 및 단기체류자들이 많고 교포들이 적은 곳인데다, 정치적 야망을 가질만한 인물이 없는 곳이라는 구체적 이유를 든 서규택 전한인회장은 “이 지역은 그저 인간 친화적이고 봉사정신이 강한 리더가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늘 적자에 시달려온 한인회의 재정적인 문제는 좋은 리더가 나설 경우 해결 될 수 있다는 뜻도 전했다.

이제 이사회에서는 한인회장 선출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윤희경 봉사회장은 이사회가 삼고초려(三顧草廬)의 겸허한 자세와 적격자를 선별할 수 있는 중지를 모아주길 바랬다.

“추천자의 위상은 바로 피 추천자의 품격”이라고 운을 뗀 윤 회장은 “다소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 명망이 있는 한인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보스톤코리아는 보스톤 지역 한인회 관계 원로, 학자, 종교직 종사자,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유학생에서부터 일반 한인까지 각계 각층 지역 한인들 20여 명에게 ‘한인회장 입후보자가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물었다.

한인회를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눈은 어떤지 알아보고, 한인들이 어떤 점을 문제로 삼는지 공론화 시켜 곪아 있는 환부가 치료되기를 바라는 취지다.

이에 한인회나 한인단체에 몸 담은 적이 있는 한인들은 관심을 갖고 적극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종교직 종사자나 전문직 종사자, 유학생 들은 응답을 안하거나 의견을 내지 못했다. 그 중 한인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관심이 없었다는 짧은 답도 적지 않았다.

한편, 구체적인 한 인물을 한인회장으로 추천하는 공개추천서를 통해, 한인들이 원하는 지도자는 어떤 유형인지 알아 보고자 했으나, 한 건의 추천서도 들어오지 않았다.

<편집자 주>
보스톤코리아는 보스톤 지역의 한인회 관계 원로, 학자, 종교직 종사자,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유학생에서부터 일반 한인까지 각계 각층 지역 한인들 20여 명에게 ‘한인회장 입후보자가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물었다.

한인회를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눈은 어떤지 알아보고, 한인들이 어떤 점을 문제로 삼는지 공론화 시켜 곪아 있는 환부가 치료되기를 바라는 취지다.

릴레이 인터뷰
한인회장 입후보자가 없는 보스톤 한인사회를 바라보며…

김영기(38대 뉴잉글랜드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제 38대 뉴잉글랜드 한인회장 입후보 등록 마감이 지난 22일 월요일이었으나 후보자로 등록한 한인이 아무도 없다.

후보자가 나서지 않은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뉴잉글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했던 한 사람으로서 현재 교민사회의 분위기를 볼 때, 한인회가 너무 침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경제 사정이 어두운 상황이지만, 교포 사회의 많은 단체들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맞물려 한인회도 이런저런 크고 작은 문제들이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 어떤 누군가 침체된 교포사회를 활성화 시키고자, 또 동포들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헌신하며 봉사하는 일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하다.

차후 이사회에서 회장을 추천하고 선출하여 총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참신하고 리더십 강하며 침체돼 있는 교포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해 줄 좋은 회장이 선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주위에 좋은 한인회장 감이 있거든 뉴잉글랜드한인회장으로 적극 권면하여 주기를 바란다.

윤희경 (보스턴봉사회 회장)
글의 부탁과 함께 물어 온 질문에 대한 답은 ‘신문광고를 통하여 차기 한인회장 후보자 등록 마감 날짜는 알고 있었다.’ 이다.

올해 후보 등록자가 없다는 점은 전혀 의외가 아니다. 지난 4번의 회장 선거에 3번씩이나 등록자가 없었던 전철의 반복이다. 이를 중대 사안이라고 여기는 한인이 거의 없다는 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현 사태는 한인회와 한인사회의 공동책임이다. 한인회는 한인사회와 지속적으로 긴밀한 대화를 하여야 한다.

책임자는 사적, 혹은 공적으로 신문 등을 통하여 한인회의 운영현황, 문제점을 투명하게 알려, 자문과 협조도 받을 자세가 되어야 한다. 시니어, 저 소득자, 그리고 초기이민자의 손을 잡아 주는 사업에 주력해야 한다.

한인회로 건 상담전화가 봉사회로 돌아오는 일은 항시 있는 일이다. 한인회장직은 희생을 감수하는 봉사정신과 업무능력이 요구된다.

능력 면에서는 적격자인 한인은 다수 있으나, 봉사정신의 결여가 한인사회의 문제점이다. 봉사를 강요할 수는 없다. 봉사로 얻는 실질적 혹은 추상적인 보상이 크다는 것을 한인사회와 한인회가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인사회는 한마음으로 리더를 세우고 , 키워야 한다.

이사회에 바라는 점은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보인 겸허한 자세와 적격자를 선별할 수 있는 중지를 모았으면 하는 것이다. (중국 삼국시대에 촉한의 유비가 산에 기거하던 제갈량을 얻기 위해 몸소 제갈량의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갔던 일화이다.)

가칭 ‘추천위원회’를 조직하여 회장직을 ‘sale’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추천자의 위상은 바로 피 추천자의 품격이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 명망이 있는 한인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내년 봄경에 확정되어도 좋다. 적격자라면 회장직 수락하기 전에 당연히 회장직의 임무사항과, 한인회 현황을 파악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한인회 회칙과 지난 수년간의 사업, 재무회계, 한인회보 관련 문서, 한인회관 관련 문서, 이사회 회의록 등 등 열람하도록 협조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위원회는 지망자가 한인사회를 이끌 이상과 목표, 업무를 수행할 인적 조직과 능력에 대해 적절한 검증을 해야 한다. 자리 메우기는 안된다.

인사 문제이므로 당사자 개인의 입장을 존중하고, 선별과정은 신중하고, 불필요한 노출을 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임 회장이 확정된 후, 현 이사회는 즉시 전원 사퇴하여, 재신임 절차를 거치는 것이 새 회장에 대한 예우이다. 한인회가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서규택 (전 뉴잉글랜드한인회장)
한인회라는 단체는 교민들이 스스로 만든 이민사회의 자생적인 단체이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인정하고 후원하는 단체였다면 문제는 달랐을 것익다. 누구든 서로 나서서 하려고 알력다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스톤 지역의 특성상, 한인회장은 인기가 없는 자리다. 정치적 물결을 탈만큼 한인들이 많은 곳도 아니요, 그만한 재력가나 야망가가 있는 지역도 아니니, ‘장’으로 나서려고 하는 사람은 없게 마련이다.

더구나 이민자들보다 유학생, 단기체류자들이 많은 곳이라 뭔가 이원화된 듯한 분위기가 한인회의 존재감을 더욱 작게 만든다. 심지어 “한인회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어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래저래 한인회의 위상이 이민 초기 길잡이 역할을 할 때보다 더 못한 듯하다. 교민들의 무관심이 점점 증폭되는 것 같다.

이러한 이유는 한인회에 그 원인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한인회는 지난 30여년 간 그 명분을 유지해 옴에 있어 신선한 변화를 도모하지 못했다.

매해 같은 행사만을 되풀이해 왔을 뿐 한인들을 불러 모을만한 창의적인 행사를 도모하지 못했다. 한인들을 위한 봉사도 마찬가지다. 한인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인회에 참여하는 한인이 적어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한인회 활동이 저조해고, 한인회장은 더욱 힘들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한인회 재정 상황이 늘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누가 선뜻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하겠는가?

그러다 보니 한인들 간에는 “돈 많고 시간 많고 할 일 없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소리가 나올만큼 한인회장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어느 학자는 말하기를 인간의 유형에는 개미같은 사람과 거미같은 사람이 있다 했다. 자신을 위해서만 일하는 개미형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남을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사는 거미형의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인회장은 많이 배운 게 필요 없다. 사람들과 거미줄처럼 엮이어 인간 친화적이고 봉사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리더십을 갖고 나와 줘야 한다. 여자 회장이면 또 어떤가?
한인회장 입후보자가 나서질 않는 것은 교민들의 수준이 드러나는 일이다.

한문수 (경제학 교수, Lasell College & NSCC)
뉴잉글랜드 한인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한인회의 필요성은 무엇이며 한인회장이란 자리는 어떤 자리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민족들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루어 살아가는 미국에서 소수 민족인 한인들이 단결하여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유대인들의 경우를 보더라도 소수 민족인 유대인들이 미국 사회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단결된 모습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살고 있는 교민이나 공부하러 온 학생, 혹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뭉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한인들의 권익향상에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것이니, 한인회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더 언급할 나위가 없다.

한인사회의 리더인 한인회장이란 어떤 자리인가? 부와 명예와는 거리가 먼, 봉사하는 자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힘들게 봉사하는 자리에 누가 나서서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인회장의 자격에 대하여 논하기 보다는 우리 각자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우리 각자는 얼마나 열심히 한인회 모임에 참석하고 한인들의 단결과 권익을 위해 무슨 노력을 하였는가?

물론 하루 하루 생활이 바쁘니까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인회장님을 포함하여 역대 회장님들은 하루 하루의 삶이 바쁘지 않았겠는가?

그 바쁜 일상의 삶속에서도 한인들이 결속과 발전을 위해 더 바쁘게 생활하며 봉사하여 오신 것이다.

이제까지 한인회을 이끌어 오신 회장님과 고문님들 또한 한인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여 주신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는 마음으로 앞으로는 한인회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참석을 통하여 한인회가 더욱 발전 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큰 맘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시겠다는 새로운 한인회장님이 선출 되신다면 우리 모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많이 도와 드려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이지훈(회사원)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모임이 필요하고 이런 모임들이 여러 사람들의 권익을 대표하기도 하고 보호하기도 한다.

이런 모임중 하나인 뉴잉글랜드 한인회의 회장 지원자가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왜 그런가 개인적인 의견을 내어 본다면 무관심과, 무참여 및 역사의 아픔이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무관심. 한국 대기업의 구인 박람회나 김제동의 강연 같은 곳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물론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와서도 참가를 한 것이다. 한인회는 이런 관심이 거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인회가 한인들의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해 주지 못하고, 활동으로 인한 즐거움도 주지못하는 것 같다.

두번째는 무참여. 주변에 취미활동 동호회나 종교단체를 보면 사람들이 직접 찾아가고, 자발적으로 회비도 내고 참여도가 높다. 하지만 한인회는 이런 참여도가 아주 낮다. 사람들은 무슨일이든지 자기들이 좋아하는 일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안타깝게도 한인회가 한인들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세번째는 역사의 아픔일 것 같다. 조선시대 말부터 대한제국까지 개인의 삶을 희생해서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의 결말은 대부분이 개인 및 그 가족들의 희생으로 끝나고, 사회나 국가는 거의 돌봐 주지 않았다. 한인회도 여러사람들을 위해 일하지만 회원들의 일방적인 헌신이 많이 요구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뉴잉글랜드 한인회에 그 누군가가 회장으로 나서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닐 것이며 한인회 회장 지원자가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현실일 수도 있다.

hc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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