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주 시인 시집 <엄마의 연애> 출간
보스톤코리아  2014-11-04, 13:32:11 
08/01/2014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유희주 시인이 시집 <엄마의 연애(푸른사상)>를 출간해 주변의 호평을 받고 있다. 총 4부 60여편의 시가 모아져 있는 이번 시집은 시인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과 이민자로서 느끼는 삶의 감각들’이 주를 이뤄 이민 1세대 한인들의 정서를 어루만져 줄 것으로 보인다. “체험을 통해 터득한 관용의 정신으로 자신과 세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음을 섬세하게 노래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시집이다.

“첫번째 시집은 아직 내 안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우는 딸 시집보낸 기분이어서 우울했다.”는 유 시인은 “그에 반해 이번 시집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아는 작은 딸을 시집 보낸 기분”이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즉 “슬픔의 모든 이유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그것은 끝까지 갖고 가야 할 근원적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상태에서 쓴 것들”이라고.

사십에 과부된 엄마는 /정말 단한번도 바람을 피우지 않았을까/아버지 이후로 정말 한번도 남자에게 마음을 내어 주지 않았을까/ 엄마에게는 애인이 없어야 당연한 것/그런 잔인한 도덕 누가 만들어 냈을까/
슬픈 멜로 드라마를 보다/눈물을 흘리던 엄마의 늦은 겨울 밤/ 코골며 자던 고단한 엄마의 젊은 몸/ 엄마의 캄캄한 몸짓을 사춘기의 나는 불안하게 바라봤다/ 항아리 속의 고인 물도 문 여는 기척에 출렁이는데/ 엄마는 내일 아침 나가야 하는 행상에/ 모르는 척 뒤척이고/ 종일 차가운 바람 몸 안에 가득 채우며/ 모르는 척 뒤척이고/
밤새 눈이 온 날/ 구멍난 털신을 신고 방학동으로 화장품 행상 나가시던 엄마/ 여섯 자식 다 키우시며 삼양동에 집 장만하셨다/ 엄마 몫까지 연애질만 해대는 딸년들을 향해/ 엄마의 모든 것, 생활력 하나만은/ 똑 부러지게 가르치셨다/ 살아 있어야 연애도 하지 (‘엄마의 연애’ 전문)

진솔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유 시인을 두고 이재무 시인은 “그녀는 화석이 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모국어에 매달려 시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의 시편들은 맑은 날의 바다처럼 잔잔하면서도 차분한 언어의 수평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는, 그 속에 언제든 수평을 찢고 분출할 수도 있는 뜨거운 수직의 감정이 들어 있음을 본다”고 시인의 잠재력과 열정을 언급했다.

유 시인은 1963년에 태어나 2002년 ‘시인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 미주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떨어져나간 것들이 나를 살핀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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