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10년 만이다.
보스톤코리아  2023-12-21, 12:21:35 
한국 신문들이다. 일사일언이나 횡설수설 따위의 컬럼들이 있다. 더러 찾아 읽는데, 일사일언이건 일사이언一事二言이건 글들은 짦아서 읽을 만하다. 

몇몇 칼럼들은 제목대로 정녕 횡설수설하는 글도 눈에 띄인다. 추측건대 제이야기가 아닌 남들 말이요, 남의 이야기로 채우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길기는 왜그리 긴지. 읽다가 지쳐서 다 읽지 못한다. 
고두현 시인이다. 초행이 제목이다.  시는  짧아서 좋다. 

처음 아닌 길 어디 있던가당신 만나러 가던그날처럼.
(고두현, 초행 전문)

시인의 다른 시詩이다. 그의 책 서문에 넣었단다. ‘10년 만이다./ 오래 벼렸더니/ 둥글어졌다.// 사는 일/ 사랑하는 일/ 군말 버리니/ 홀가분하다.’ 10년 만이라 했고, 그동안 둥글어 졌으며, 홀가분해 졌단다. 

10여년 되는 듯 싶다. 보스톤코리아에 졸문을 올린 햇수를 말한다. 한담객설인데 오백꼭지 언저리 쯔음 일게다. 이따금 졸문을 찾아 볼적엔 알맹이가 없으니 실없고 싱겁기 짝이 없다. 시인의 말처럼 둥글어 지거나 홀가분해 지기는 커녕, 얼굴만 화끈거리는 거다. 모두 객쩍고 한가한 글들이기 때문이다. 

 ‘일반론 보다는 대통령 본인의 이야기를 내보이고 싶다.’ 한국 전前 대통령이 연설담당 비서관에게 부탁한 말이라 했다.  그럴적에 대통령 연설의 시작은  ‘본인’ 일 수도 있겠다. 

한담객설 역시 내 이야기와 내가 알고 있는것만 고집했다. 그러나 짧게 쓰려 애쓴 건 사실인데, 내 이야기는 많지도 않고 길게 쓸 여력도 없다. 

다른 의문이 생기곤 한다. 왜 썼을까. 답을 찾지 못했는데 혹시  남기기 위해서 일까? 그것도 아니지 싶고  그저 일기쓰듯 글쩍인 건 아닌가. 차라리 공개 일기장이 된건 아닐까 말이다. 따로 챙기는 일기장도 없긴 하다. 

기왕에 공개한 일기장이다만 자위自慰 할수는 있겠다.  누군가 쓰면, 누군가는 읽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보냐. 이 졸문 역시 현대판 패관잡기稗官雜記라 해야겠다. 변함없는 객쩍은 소리란 말일 진저.

가나안 땅에 거한지 십년 후이었더라 (창세기 16:3)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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