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시위로 정학당한 학생들 기숙사서도 쫓겨나
보스톤코리아  2024-05-14, 21:55:50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하버드와 MIT 등에서 팔레스타인을 위한 노숙 시위를 벌이다 정학당한 학생들이 학교 기숙사에서도 쫓겨나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일부 정학을 당한 학생들은 졸업을 못해 유급되며, 펠로우십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박탈당하면서 소득을 잃게 됐다. 일부는 연구 프로젝트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항의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MIT에서 불법 천막 시위를 벌인 대가로 정학을 당한 댄 지노 씨의 경우 가정 생활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대학원생은 수업만 금지당한 것이 아니라 기숙사에서도 쫓겨났다. 현재 5살 된 딸과 아내가 있는 그는 1주일 안에 거처할 곳을 마련해야 한다.

MIT의 슬론 스쿨에서 경영학 MBA 코스를 밟고 있는 지노(35) 씨는 5살짜리 딸이 다니고 있는 유치원 인근에 집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노 씨는 정학이 가족의 생활을 힘들게 만들었지만, 자신의 시위 참여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후회나 망설임이 없다고 밝혔다. 

MIT 학생들은 시위를 통해 학교가 이스라엘 국방부와 맺고 있는 여러 계약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다. 지노는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현재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어린이들은 군사 전략적으로 굶주리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지난 하마스가 10월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래 미국 내 대학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침공해 1200여 명을 사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이스라엘은 이에 가자지구를 전면 공격해 지금까지 약 34,000명을 사살했으며, 팔레스타인 보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중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대학들은 불법 천막을 단속하고 학생들을 체포해 정학 등 징계를 내렸다. MIT도 6일 대학 내 크레스키 잔디밭에 설치한 천막 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며, 2일 후인 8일 경찰들은 캠프를 철거하고 참가자들을 체포한 후 정학 처분을 내렸다.

MIT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사피야 오군다이프씨는 8일 이메일로 정학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말고사 시험에 참가가 불허됐으며 졸업식 참여도 배제됐다. 기숙사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집에서도 달가워하지 않는데 이해할 수 있다. 졸업을 하지 못한다는 기분은 아주 이상하다. 그러나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14일 천막 농성을 자진 철거한 하버드에서도천막에서 떠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정학을 당한 학생들은 기말시험, 졸업식, 그리고 기타 교내활동에 참여를 금지 당했다 또한 기숙사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고조 아쳄퐁 컴퓨터사이언스 전공자이며 하버드 천막시위 주도자는 이미 정학을 당했다. 

그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집에 연락하면 아마도 부모님들은 정말 힘들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시위를) 조직했던 사람으로 학교의 표적이 되며 그만한 희생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편, 하버드와 MIT 외에도 미국 내 여러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위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며, 대학 측이 이스라엘 국방부에 투자 및 협력 관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학생들의 시위가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여 실제적인 압력을 가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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