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산층, 소비 트렌드 변화
보스톤코리아  2007-10-21, 00:23:37 
주택시장 침체가 미국인들에 미친 영향은?


34살의 컴퓨터 엔지니어 브라이언은 평범한 미국의 중산층이다. 하지만 최근 그의 삶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그는 거의 매일 두잔씩 사먹던 4달러짜리 카페라떼에 들어가는 돈을 줄이기 위해 에스프레소 기계를 구입해 커피에 들이는 돈을 하루 8달러에서 1달러로 줄였다. 아내와 상의 끝에 정원 관리에 들이던 비용도 끊고 자동차(2002년식 포드 레인저)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주 3회 재택근무를 신청했다.
그와 아내의 연소득은 약 20만 달러. 적지 않은 수입이지만 이렇게 소비를 줄이려는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표면적 이유는 지나친 소비를 줄여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보기 위해서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택 시장이 너무 불안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라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The Latte Era Grinds Down)'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중산층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인들은 소비를 미덕으로 생각하고 삶의 기준을 계속 높여왔다.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했던 '쉬운 신용 쌓기(이지 크레디트)'와 '주택 버블'이 동시에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4달러짜리 라떼에서부터 4000달러짜리 핸드백까지 미국인들의 생활 수준은 조금씩 높아져왔다. 홀푸즈(WHOLE FOODS) 같은 유기농 슈퍼가 몇 년새 급성장한 것은 좀 더 고급스러운 식료품을 사고 싶어하는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었다. 미국인들은 유기농 야채 등을 소비함으로써 자신들이 상위 소비 계층이라는 만족감을 누렸다. 작은 것이지만 이런 몇 가지 품목들에서 소비의 고급화는 특히 뚜렷했다.
물론 이런 변화는 고소득층에게는 여전히 남의 얘기다. 보스톤 컨설팅의 마이클 실버스타인 수석 파트너는 "소득 수준 상위 20%는 실질 소득의 감소가 없다. 하지만 최하위 20%는 고통을 겪고 있는 단계며 그 위의 60%도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자동차 구매 패턴에서도 드러난다. 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차량의 연비 보다는 외관이나 퍼포먼스를 중시했지만, 최근 자동차 판매 중 소형차 판매 비율이 3년 전 13.6%에서 올해 17.7%로 높아졌다. 이 기간 자동차 업체들은 오히려 소형차에 대한 인센티브를 55% 줄였다.
웨딩 포토그래퍼인 마크와 에린 리드 아담스 부부는 최근 이베이에서 2005년 출시된 분홍색 스텔라 스쿠터를 2,300달러에 구매했고 결과적으로 출퇴근에 드는 비용을 한달에 250달러나 줄었다. 마크 아담스는 "기름값도 줄일 수 있지만 환경 보호에도 좋다는 점 때문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허리띠 조르기가 비단 소득 하위 계층에서만 일어나는 변화는 아니다. 마케팅 회사 이사로 일하는 47세의 알렉스 야쿨리스는 100만 달러짜리 고급 맨션에서 신혼을 시작하기로 한 계획을 접었다. 집이 너무 마음에 들지만 늘어나는 모기지 페이먼트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주택 가격을 보면서 마음 편하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씽크대와 화강암 타일을 원하지만 보다 작은 집으로 옮겨서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인들은 옷과 장신구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이고 있다. 리서치 기관인 WSL스트레티직리테일이 온라인에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옷과 액세서리, 핸드백에 썼던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백화점인 JC페니의 9월 매출은 전년 보다 4.6% 줄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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