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경선은 종교전쟁, 몰몬교 vs 침례교
보스톤코리아  2007-12-20, 16:36:58 
▲ 허커비(좌)와 미트 롬니(우)

종교 논쟁은 미 대선 캠페인의 단골 주제


미 공화당의 대선 예비선거가 각 후보 간의 종교적 신념이 격돌하는 종교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몰몬교 배경을 가진 미트 롬니 전 메사츄세츠 주지사와 남부 침례교 목사 출신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 후보 간의 경쟁이 곧 두 후보의 종교적 신념의 갈등으로까지 그려지고 있다.

아이오와 전당대회를 3주 앞둔 현 시점에서 허커비 후보는 복음주의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공화당 내 지지율 1위 자리를 아무에게도 양보하지 않았던 줄리아니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맥케인 후보, 톰슨 후보의 견제를 뿌리치고 지지율 2위에 올랐던 롬니 후보는 몰몬교 신자라는 이유로 지지세가 주춤하고 있다.
공화당의 주요 지지 세력인 복음주의 진영은 아이오와 주에서부터 목사 출신인 허커비 후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이오와에서 선두를 달리던 롬니 후보가 몰몬교도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후 복음주의 진영의 허커비 후보 지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허커비 후보는 줄리아니 후보와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침례교 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부터 92년까지 목사로 일했던 허커비 후보는 선거 유세를 통해 동성애와 낙태에 대한 반대 의사를 확실히 밝힐 뿐만 아니라 자신의 종교적 신념도 설파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허커비 후보를 단순히 '복음주의의 지지를 받는 보수주의자'라고 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허커비 후보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부터는 유머를, 조지 W 부시로부터는 기독교 가치를, 빌 클린턴으로부터는 실용 정책을 배웠다”라고 평가했다. 즉, 허커비 후보의 인기 비결에는 낙태나 동성 결혼 반대 등 미국 기독교 보수주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증세와 복지 확대 정책 등을 통해 중하류 근로계층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하이브리드' 형 선거전략이 깔린 셈이다.
반면, 몰몬교 신자라는 이유로 대선후보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는 롬니 후보는 자신의 신앙관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 그는 종교적 관용을 존중해 온 미국의 전통을 강조하는 한편, 몰몬교에 대한 유권자의 거부감을 없애는데 노력 하고 있다.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롬니 후보는 "나는 교회 최고 지도자가 아니라 대통령에 입후보한 것"이라고 밝히는 등, 그는 자신의 종교관이 자신의 대통령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몰몬교에 대한 선입견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보수 기독교인이 몰몬교가 일부다처제를 허용한다고 잘못 생각하여 롬니 후보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다. 퓨리서치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몰몬교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화당 경선 구도가 종교전쟁으로 변해가고 있음에도, 뉴스위크지는 이러한 현상이 2008 대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1800년 대선에는 '애덤스를 선택하면 하나님과 함께하고 제퍼슨을 선택하면 하나님과 함께할 수 없다'는 선거광고가 있었고, 1908년 선거에서는 복음주의 기독교 출신인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후보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후보를 배교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책대결이 되어야 할 각 후보 간의 경쟁이 종교전쟁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작 공화당 측 인사들은 공화당 내에서 불거진 종교신념의 문제가 민주당으로 쏠려있던 일반의 관심을 공화당에 돌려주었다며 내심 싫어하지 않는 눈치이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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