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A-로드만 때리는가?
보스톤코리아  2009-02-14, 11:26:08 
2월 10일 미 주요 언론은 A-로드[Alex Rodrigez에이 라드]의 이름을 갈기갈기 찢어놨다. 뉴욕포스트는 A-Hole, 또 뉴욕데일리는 A-roid라고 대문짝만하게 헤드라인을 뽑았다.

불명예전당이 있다면 별 투표없이 입성할 수 있을만큼의 분노였다. 그가 최고 액수를 받는 프로야구선수여서일까? 결점투성이인 A-로드는 최근 연이은 실수와 관리부족으로 원성을 사왔다. 이런 이유일까? 하지만 언론과 팬들은 왜 그에게 이처럼 융단폭격을 하는 것일까. 이번 스테로이드 복용사실 시인은 A-로드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이긴 하지만 말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4명의 제보자를 통해 지난 2003년 스테로이드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104명중의 하나가 A-로드라고 밝혔다. 이후 과연 그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는 상당한 관심사였다. 본즈와 클레멘스 처럼 철저하게 부인할 것인가. 마크 멕과이어처럼 긍정도 부인도 않은체 무언의 암시를 할 것인가.

에이 로드는 발빠르게 자신의 스테로이드 복용사실을 피터 게몬스와의 인터뷰에서 털어 놓으며 스테로이드 복용사실을 시인해 면죄부(?)를 받은 제이슨 지암비와 엔티 페팃의 대열에 합류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금껏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계속 시달려 왔으며 결국 진실이 나를 자유롭게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주요 언론들은 그에게 결코 면죄부를 주고 싶어하지 않고 있다. 비록 A-로드가 약물 복용사실을 시인했지만 결코 진실로 이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단지 내가 걸린 것에 대해서만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일수도 있다. 그가 그 당시 약물복용이 누구나 하던 일반적인 ‘문화’였다고 한 것은 이 같은 그의 입장을 대변한다.

비록 이 같은 점이 있기는 하지만 A-로드가 이번 사건을 처리한 것은 어떤 면에서 훌륭했다. 그는 나머지 103명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을 표명하거나 “왜 나만 지적하는 가”라며 같이 밝히고 가야한다는 물귀신 작전을 쓰지도 않았다. 또한 분명히 이 같은 명단을 비밀로 간직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소송 제기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103명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의 잘못을 밝히고 있는가 한번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법원 명령에 의해 계속 비밀로 부쳐졌지만 어쩌다 언론에서 한 두 명 대표적인 희생양을 찾아 보도하는 것이 전부라면 굳이 ‘자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굳이 나서 자신의 스테로이드 복용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결국 ‘복용사실이 들통난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제이슨 지암비는 자신에 과거에 했던 일에 대해 사죄했지만 결코 ‘스테로이 복용’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003년 최초로 선수들에게 테스트를 실시했고 그 결과는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누구도 처벌하지 않을 것이며 단지 앞으로 스테로이드 검사를 강화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그 결과 무려 104명의 선수가 스테로이드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이 비밀에 부쳐져야할 명단이 그것도 한 선수만 언론에 노출됐다. 분명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언론들이 너무도 A-로드를 믿어왔었기에 심한 배신감에도 오는 반응이라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스테로이드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이미 많은 선수들에게 일정 정도의 의심을 던져 보지 않는 기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A-로드의 스테로이드 복용사실도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스테로이드는 분명 자신과 타인을 속이는 일이다. 더구나 막대한 부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없다. 하지만 한 선수만 매도하는 것은 결코 공정하다 할 수 없다.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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