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 관객 신기록 VS 다양성도 보장해야
보스톤코리아  2012-10-10, 12:03:17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개봉 70일 만에 누적관객수 1천302만 명.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지난 2일 오후 2시 달성한 기록이다.
이로써 '도둑들'은 2006년 '괴물'이 세운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올라섰다.
이를 계기로 한국영화가 과연 어디까지 흥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6년 전 '괴물'은 106일 만에 1천301만9천740명을 모으며 종영했다.
'도둑들'은 이보다 36일이나 빨리 1천302만 고지를 넘어섰다.

"1천400만 영화도 곧 나올 것" = 2005년 '왕의 남자'로 1천230만 관객을 모은 이준익 감독은 2일 "6년 만의 기록 경신이라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너무나 축하할 일"이라며 "곧 1천400만 관객 영화도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관객의 관람 총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매년 한 번씩 기록이 경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관객의 관람 총수가 늘어나는 데는 증가하는 스크린 수가 큰 영향을 끼친다.

'괴물'과 '도둑들'은 둘 다 쇼박스가 투자배급을 맡은 작품인데 6년 전 '괴물'은 최다 647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반면, '도둑들'은 최다 1천92개 스크린에서 관객을 맞이했다. 스크린 수 차이가 무려 445개에 달한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접근성이 용이해질수록 자연히 흥행 기록 경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도둑들'이 가벼운 팝콘무비로 흥행 대기록을 세운 점은 한국영화 흥행공식에 변화를 가하며 앞으로도 '재미'만 있다면 최고 흥행작이 될 가능성을 던졌다.

쇼박스 홍보팀의 최근하 과장은 "예전에는 사회적 이슈 몰이가 돼야 1천만 관객을 모을 수 있었다면 '도둑들'을 기점으로 오락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다양한 소재로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다면 향후 기록경신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과장은 "인구 5천만의 우리나라 시장에서 관객 1천만도 굉장히 특이한 성과로 볼 수 있다"며 "매번 최고 흥행작이 나올 때마다 '이번이 맥시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또 깨지곤 하는 게 한국 영화 시장이다"고 말했다.

"메이저 배급사의 인위적 기록 만들기" = 그러나 이러한 축하 분위기의 이면에는 어김없이 메이저 배급사의 인위적인 기록 만들기라는 비난이 뒤따른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비롯해 쇼박스가 배급한 '도둑들' 등은 메이저 배급사가 작은 영화들을 밀어내고 대다수 스크린을 장악했기 때문에 흥행을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은 수상 기자회견에 이어 50만 돌파 감사의 편지에서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작은 영화의 극장 교차 상영 문제를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준익 감독은 "상업영화로서 경쟁은 피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작은 영화에 대한 주목이 소홀해지는 것 역시 문제"라며 "다양한 영화에 기회를 주는 것은 곧 관객에 대한 배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성과도 좋지만 그보다는 영화의 성분이 소중히 다뤄지는 세상이 와야 건강한 영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 5편 중 '왕의 남자'(2005)만이 진정한 흥행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왕의 남자'가 200여개 스크린에서 출발해 최다 3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됐으면서도 대기록을 세운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스크린을 벌려서 거둔 성과가 아니라 관객의 힘으로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해석이다.
"한국영화 다양성은 최고기록 이상의 의미" =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최고기록을 달성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올해 한국영화계 특기할만한 것은 최고기록을 경신한 영화가 나왔다는 것과 함께 400만 이상을 모은 영화도 여러 편 등장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업적 성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영화가 이런 성공을 이어가려면 작은 영화, 예술 영화 등 다양성을 키우는 노력이 뒷받침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작은 영화들의 상영 기회 보장과 연결되는 문제다.
"최고 흥행기록을 내는 영화가 나와 한국영화의 상업적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그는 "그러나 그 못지않게 다양성도 중요하다. 독립영화에서 출발해 메이저영화의 스타 감독이 되는 경우가 종종 나오는 것을 보면 다양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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