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보스톤코리아  2019-06-10, 10:45:36 
이제 몇주 있으면 Father's Day가 다가온다.  Mother's Day와 다른점이 있다면, 그리 요란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해서 아버지도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런데 Father's Day가 Mother's Day 만큼  대두되지 않는 현상을 접하며 아버지라는 존재의 중요성이 점점 약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 두가지 요인을 살펴보도록 한다. '핵가족'의 가족구조 변화와 현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되는 '남성화'의 요인을 말한다. 

대가족의 가족구조에서 태어난 아기는 다양한 '애착형성'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의 기본적인 애착형성을 토대로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등의 다른 식구들로 다양한 애착형성을 경험할 수 있는 혜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하루종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아이와 시간을 많이 안 보내도, 어머니의 무한한 관심과 사랑, 할아버지의 다정한 훈육,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애정, 삼촌, 고모, 이모가 주는 관심들로 건강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애착관계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성(Social Intelligence)을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건강한 애착관계가 형성되면서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해도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강한 아버지, 위엄과 힘을 가진 신과 같은 아버지, 과묵한 아버지의 동일시(Identification)가 '좋은 아버지'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강하고, 위엄있고, 과묵한 아버지의 동일시가 '좋은 아버지'로 형성된 아이는 아버지의 말에 힘을 느끼고, 아버지가 훈육하는 도덕관념, 질서, 올바른 행동을 지키면서 건강한 도덕관념과 행동의 질서를 갖게된다. 아이의 성장과정에 건강한 애착형성만큼 중요한 것,  훈육이 잘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시대가 등장하면서 대가족의 가족형태가 무너지면서 핵가족이 탄생되었다. 시 부모를 안모셔도 된다는 해방감과 함께 젊은 부모들은 핵가족을 절대적으로 선호했다. 핵가족의 구성형태는 아기를 키우는 일이 어머니와 아버지로 국한된다. 그러다보니 핵가족의 아기의 초기 애착형성은 대가족의 형태와 다르게 아버지,어머니 두 사람을 통해 형성되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핵가족의 구조에서는 아버지와의 건강한 애착형성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어지고 있다. 많은 아버지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이 있다. 문제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가부장적인 아버지상을 접했던 현 시대의 아버지는 현 시대가 요구하는 다정하고 친구같은 아버지 상과 자신이 경험한 엄격하고 무서웠던 아버지상 사이에서 혼란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잘못을 해도 훈육을 한다기 보다,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려 잘못을 고쳐주기보다 친구처럼 무마한다거나, 같이 놀아준다고 하면서 아이에게 게임기를 주면서 아버지는 다른 일을 한다거나, 대화를 하자고 해놓고 결국, 너는 왜 이렇게 하냐며 하는 훈육의 대화를 하는 혼란된 아버지 상이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서 어쩔 줄 모르는 아버지상이 아이에게 동일시 되는 부작용이 파생될 수 있다. 한국을 떠나 미국땅에 정착하여 핵 가족의 형태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몇배 더 힘들어 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혼란된 아버지 상은 아이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라피 치료에서 만나는 한국 아버지들은 한결같이 참 열심이다. 오랫동안의 실수를 고치려 참 많은 노력을 한다. 건강한 '친구같은 아버지' 동일시의 형성의 중요성을 이해하려 자신이 억눌러왔던 자신의 아버지와의 아픈 관계를 어렵게 끄집어 낸다.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었지만 좋은 아버지가 되는 법을 배우지 못한것 같다고, 그러다보니 자신이 싫어했던 아버지의 상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었다고 인식한다. 미국 문화에서 갈등하는 아이들을 이해하려 많은 질문을 하고 고치려 애를 쓴다. 테라피 치료에 참여하는 아버지를 아이들의 사춘기 형성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누어 본다. 사춘기를 겪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관계회복의 치료의 수월여부가 있음을 조심스럽게 피력한다. 온정과 훈육을 겸하는 '친구같은 아버지' 상이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과정은 청소년 후의 아이들보다 청소년 전의 아이들이 훨씬 수월하다. 사춘기 전의 아이들은 아버지가 아직 '훈육의 대상자'로 동일시되어 있고, 온정과 훈육을 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다. 사춘기 전의 아이들은  캠핑, 운동, 여행 등을 통해서도 소원했던 소통이 복구될 수 있는데, 사춘기 후의 아버지들은 몇배의 노력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미 고착되어 있는 아버지의 동일시를 변화시키기 위해 아버지나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나 힘든 과정을 몇 번씩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춘기 이후의 아이들은 자신이 싫어했던 혹은 증오했던 아버지의 동일시에 도전을 시작한다. 자신의 아이덴티디를 형성하면서 미워하는 아버지의 아이덴티디에 반항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계속 훈육을 하면 관계는 더 악 순환이 되기 쉽다. 훈육보다는 아이를 자신과 같은 어른으로 대접을 하고 배려의 말과 솔직한 말을 하는 것이 관계회복에 훨씬 도움이 된다. 

크리스가 마리화나를 피우다 학교에서 적발이 되면서 아버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집에 와서 큰 소리를 치며 야단을 치는데 크리스는 아버지에게 반항을 시작했다. 너무 화가 난 아버지는 크리스를 때렸고, 크리스는 아버지를  맞받아서 때렸다. 이것이 큰 화근이었다. 크게 몸 싸움이 나면서 이웃집이 경찰을 부른 것이다.  경찰은 아버지를 체포했고, 가정폭력으로 DCF가 크리스 가족에 관여하게 되었다. 테라피 과정을 통해, 크리스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가 툭 하면 신체 폭력을 했고 그때의 상처로 자신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마음에 지니고 살아왔음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크리스의 할아버지는 크리스 아버지 마음안에 증오의 대상으로 절대 닮고 싶지 않는 '적대자의 동일시'의 상대였다. 적대자의 동일시는 미움의 대상자이기에 잊고 싶어도 잊기 힘든 대상자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닮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크리스의 아버지가 진정으로 크리스에게 사과를 하면서 관계회복은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크리스도 학교에서 일으키는 말썽을 중지하였다. 

끝으로, 두번째 요인인 현 시대가 사회구조로 인해 변화해야 만 하는 '남성화'를 말하면서 칼럼의 마무리 지려한다. 핵가족과 산업화의 사회구조의 변화와 함께 여성의 권리 및 평등을 주장하는 성평등의 '페미니즘'이 부각되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면서 여성의 노동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지면서 더 이상 가족의 생계는 아버지의 몫이 아니게 된것이다.  여성들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되면서 남성중심적 가족 구조에 변화가 시작됐다.  페미니즘은 1960년대 미국에서 개발한 경구 피임약이 상용화 되면서 백인 중산층 여성이 페미니즘의 주축이 되었다. 그 이후 새로운 조류를 타고 페미니즘의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갔다. 이렇게 여권이 신장되면서 '남성화'에 변화가 일기 시작하였다. 남성의 힘과 완력의 '남성화' 보다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다정한 '남성화'를 선호하는 성향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과묵한 아버지, 위엄을 가진 아버지, 힘있는 아버지의 상보다 친구같은 아버지 상이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남성화의 상징이었던 힘과 배짱보다는 다정하고 섬세한 남성화가 대두되기 시작한것이다. 그러면서 현대가 원하는 '좋은 아버지'의 이미지가 변화하면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데 몇 배가 힘이든다. 하지만, 아버지들이 변화해가는 현재의 '아버지상'을 빨리 적응하여  온정과 훈육을 겸영하는 '친한 아버지'가 많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 잊지 밀자! 친한 아버지는 친하고 편안한 애착형성에서 시작됨을...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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