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주자 국제문제 논의는 섬뜩
보스톤코리아  2008-01-12, 21:47:56 
싱가포르 국립대 마부바니 미 대선의 비민주성 비판


키쇼르 마부바니(Kishore Mahbubani) 싱가포르 국립대 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이 최근 미 대선주자의 국제문제 논의 수준과 미 대선의 비민주적 구조를 비판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마부바니 학장은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1월 14일 호 기고문에서 "세계인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투표할 수 있다면?"이란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우선, 마부바니는 "미 대선은 세계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제도"라고 비판했다. 그 이유인즉, 미 대통령을 뽑는 사람은 미국인 1억 2600만 명이지만 미국의 대외정책은 66억 세계인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중간선거 등을 통해 심판받을 수 있고 의회와 사법부에 의해 권력의 견제를 받는다. 하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나라도 견제할 실질적 방법이 없다.

마부바니 학장은 미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는 "국제 문제에 대한 후보자의 논의는 그야말로 소름 끼칠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는 어느 때보다 미국의 지도력이 필요하지만 대선 주자들은 전혀 희망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사망했을 때 대선 주자들은 미 유권자들에 입맛에 맞는 발언을 했을 뿐, 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거나 국제 문제를 이끌어갈 만한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마부바니 학장은 특정 공화당 후보의 국제 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의 마이크 허커비 후보에 대해 "정치적 견해가 불분명하다”라며 “세계는 미 남부 출신의 목사를 대통령으로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루디 줄리아니 후보에 대해서는 "9·11 테러에 너무 집착하고 그가 주장하는 세계의 위기도 그다지 호소력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마부바니 학장은 전 세계가 이번 미국 대선에 참여할 경우를 가정해 나름의 선거결과를 예측하기도 했다. 우선 아프리카에서는 케냐인 아버지를 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간 이름이 '후세인'인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2억 이슬람교도에게 가한 상처도 다소 치유할 수 있고, 전 세계의 반미 감정도 절반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오바마 후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경험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유럽이나 여성 대통령들을 배출한 중남미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호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제발전을 국가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는 중국과 인도는 자유무역을 선호하는 공화당을 선호할 것이라고 마부바니 학장은 전망했다.
마부바니 학장은 싱가폴 UN 대사와 외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100명' 중 한 명으로 꼽은 세계적 정치 사상가이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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