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의 동성애자 카우보이로 잘 알려진 호주 출신의 히스 레저(28)가 22일 오후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요절했다.
레저는 22일 오후 3시 30분쯤 뉴욕 맨해탄 소호지역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수면제 알약들이 옆에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날 레저가 미리 한  마사지 예약에 따라 그의 아파트를 찾은 마사지사와 가정부가 얼굴을 침대 끝에 묻은 채 나체로 누워있는 그를 발견하고 회생시키기 위해 애썼지만 이미 늦었다.
경찰은 레저가 자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으며 23일 실시된 부검에서도 정확한 사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0 Things I Hate About You), '몬스터 볼'(Monster's Ball), 멜 깁슨의 '패트리어트-늪속의 여우'(The Patriot), '기사 윌리엄'(A Knight's Tale), 라세 할스트롬의 '카사노바', 테리 길리엄의 '그림 형제' 등에 출연했지만,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제이크 질렌할과 동성애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다.
또한, 그는 '브로크백 마운틴' 촬영 도중 만난 배우 미셸 윌리엄스와 결혼해 2살 난 딸 마틸다를 두고 브루클린에서 함께 살았지만, 레저와 윌리엄스는 결별했다.
광산 엔지니어와 프랑스어 교사 사이에 태어난 레저는 윌리엄스와 결혼하기 전 여배우 헤더 그래햄, 나오미 와츠 등과 사귀었다.
할리우드의 화려한 삶을 싫어했던 레저는 브루클린에서 보헤미안과 같은 삶을 살았고, 상업영화가 아니라 봅 딜런의 인생에 대한 영화 '아임 낫 데어'같은 독립영화에 자주 출연함으로써 그의 연기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레저가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 나이트'에서 연기한 악역 조커는 그가 마지막으로 끝낸 영화로 남을 뿐만 아니라 다양했던 그의 연기력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가을 촬영을 마친 '다크 나이트'는 오는 7월 18일 미 전국에 개봉할 예정이며, 레저의 마지막 유작은 현재 런던에서 촬영 중인 길리엄 감독의 '닥터 파나수스의 이메지너리움'(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이다.
지난 11월 레저가 뉴욕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아임 낫 데어'에 봅 딜런의 분신으로 출연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조커 역을 연기하면서 하루에 2시간만 자면서 불면증으로 고생했다고 털어놓아 최근 그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미이크 김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