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특집 인터뷰 - 남일 교장
보스톤코리아  2008-02-03, 10:58:02 
전통문화와 고유 언어 전수 -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권리


▶현장경험이 15년이 넘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설날을 가르쳐 오셨는데 아이들이 ‘설날’이라는 것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좀더 구체적으로 과연 명절 또는 할러데이라는 개념이 있는지요. 또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그런 설이라는 것을 느끼기가 힘들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설날의 의미처럼 크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아마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설날을 민족의 명절로 지켜 며칠 전부터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설빔도 장만하고 하는 가정의 경우에는 그 의미가 아이들에게 크게 느껴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특히, 미국에서 오래 살고 있는 가정일수록 의미가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국, 우리의 것을 어떻게 지키고 보여주고 전해주는 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아이들이 ‘설날’과 세배, 세뱃돈, 떡국, 까치 그리고 윷놀이, 제기차기 등을 연관시켜서 떠올릴 수 있는가요.
각 한국 학교에서라도 설날의 의미를 가르치고 여러 가지 관련 행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노력이 있어서 다행한 일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부모들이 간직하고 있는 한 민족의 고유한 미풍양속을 자녀들에게 이어주는 것이 한국 학교와 부모가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설날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고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주며 덕담을 들려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기억에 남아 있듯이 우리 자녀들에게도 해 줘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아이들의 조부모님들 찾아뵙거나 또는 전화로라도 인사를 드리며 한 해를 시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것들 중에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설날에 관련된 행사 중에서 아마 가장 재미있어 하는 것은 아무래도 제기차기와 윷놀이, 딱지치기 등 아이들이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성인반 학생들의 경우에는 세배방을 제일 흥미있고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주 진지하다 못해 긴장하다가 손발이 떨리기도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부모가 주는 세뱃돈은 얼마 정도가 적당할까요?
세뱃돈을 금액에 의미를 두는 것 보다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도 어렸을 때 세뱃돈을 많이 받으면 아주 기뻐하기는 했지만 그 돈을 그냥 쓰지 않고 부모님이 주시는 선물로 통장을 만들어 저축하도록 하면 교육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큰 아이들에게는 Savings Bond를 세뱃돈으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는 지난 주 토요일 종강식 및 설날 잔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날잔치를 가르치는 목적이 무엇인지 즉 설날을 아이들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우리의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지요. 한 나라의 언어를 가르치면서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역사를 함께 가르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 학교에서는 단지 ‘한글’ 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의미는 언어란 그 나라의 정신과 혼이 녹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을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이지요.  


▶혹 설날을 가르치시면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아니면 가장 힘들었던 면은 무엇입니까.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준비하시기 때문에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공간적 시간적인 제약으로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앞으로 꼭 설날잔치 행사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노인회나 상록회 어른들을 종종 모셔서 아이들이 직접 세배도 하고 덕담도 듣고 한국 음식도 함께 만들고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태인들은 하누카를 휴일로 지킵니다. 혹시 한인회, 그리고 음력설을 지키는 아시안들과 연대해서 이를 휴일로 만드는 제안을 생각해보신 적은 있나요.
요즘은 다행히 재미 한인사회의 영향력이 높아져 신문이나 각 학교의 알림글에서도 Lunar New Year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Chinese New Year라고 말하고 있고 중국 사람들의 큰 명절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중국 사람들은 매년 설날을 자국의 큰 명절로 준비하고 있고 설날 행사를 언론 매체를 이용하여 대대적인 광고도 하는 ‘우리 것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도 그렇게 이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게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있을 수 있지만 작게는 우리 가정에서부터, 한국학교와 종교 기관 및 각 단체에서부터 시작하면 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수 천년을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언어를 쉽게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인내와 노력은 우리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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