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허술한 총기 관리 제도 논란
보스톤코리아  2011-01-14, 19:07:46 
애리조나 총기 난사 현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는 사람들
애리조나 총기 난사 현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는 사람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애리조나 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총기 소유 관리 제도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건 용의자 제러드 러프너가 사건 이전에 수상한 행동을 보였는데도 어떻게 총기 소유가 허용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애리조나 주의 허술한 총기 소유법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

반면 희생자인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조차 예전부터 총기 소유를 지지해 왔고, 잘못된 것은 총기 자체가 아니라 이를 범죄에 악용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총기 소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용의자 러프너는 지난 2007년 마약 소지죄로 체포된 적이 있으며, 연방 정부에 대한 비판,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 대한 자신의 관심 등을 유튜브에 게시함으로써 수년 전부터 경찰의 주목을 받아왔는데도 애리조나 투산에서 구경 9㎜짜리 반자동 권총을 구입할 수 있었다.

최근 애리조나 주는 더 나아가 21세 이상일 경우 특별 허가 없이 총기를 갖고 다닐 수 있게 하는 법을 통과시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연방 정부가 무기 구입 시 구입자 관련 정보를 철저히 살펴보도록 했는데도 애리조나는 자기 주에서 제조 및 보유 되고 있는 무기에는 연방 정부의 규제를 면제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총기 소지가 매우 자유로운 애리조나에서는 그간 총기 소지 규제법 제정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투산 대학교 근처 식당에서 일하는 라이얀 콜린스는 “총기 소지를 적극 지지한다”며 “8세 때 처음으로 내 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모두 4정의 총을 갖고 있다는 그는 주 법을 지지한다면서 “이번 사건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방안이 나오길 바라지만 그것은 그걸 원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애리조나 주민 가운데서도 애리조나의 총기 관리 체계는 지나치게 허술하다며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툼스톤에서 총기상을 운영하는 짐 뉴바우어는 애리조나에서는 면허 없이 무기를 몰래 소지하는 것까지 허가 되는 판국이라면서 “누구나 주머니에 총을 넣고 돌아다닐 수 있다. 이들에게는 관련 법규를 숙지하고 언제 총을 사용해야 하며 언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총기 소유에 우호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도 ‘문제는 총기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애리조나에 지역구를 둔 트렌트 프랭크스 하원의원은 “미국의 총기 소유법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비난의 대상은 총이 아니라 총을 쏜 러프너”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의 자유는 “무기 소지는 국민의 권리로 침해 받을 수 없다”고 명시한 1791년 수정헌법 2조의 원칙 아래 오랜 전통으로 유지돼 왔다.

각 주 정부와 지방 정부는 이 원칙에 따라 총기 소유 연령이나 구입에 필요한 사전 절차 등을 규정한 법을 저마다 제정,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총기 소유율은 세계 1위로, 전국에 퍼져 있는 전체 총기 수는 3억 정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권총이며 1억 정 가까이를 일반 대중이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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